소개팅도 '아파트' 인증…사는 곳이 스펙이 된 시대
![[서울=뉴시스] 이수안 인턴기자=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2026.05.20.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22/NISI20260522_0002143042_web.jpg?rnd=20260522143154)
[서울=뉴시스] 이수안 인턴기자=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2026.05.20. *재판매 및 DB 금지
4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2030세대 아파트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이 등장했다.
앱 가입을 위해서는 정부24와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을 통한 주민등록등본 확인 절차를 거쳐 실제 아파트 거주 사실을 인증해야 한다. 단순히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거주지 자체를 매칭 조건으로 활용하는 것이 이 앱의 특징이다.
인증을 마친 가입자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를 기준으로 인근 단지에 사는 이성을 추천받을 수 있다. 강남·서초 등 관심 지역을 설정하면 해당 지역 아파트 거주자와도 매칭이 가능하다. 이처럼 주거 형태나 주거 지역이 연애 시장에서 상대를 선택하는 중요한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서울의 초고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1~2년 전부터 이른바 '아파트 계급론'을 반영한 만남 문화가 확산 조짐을 보여왔다. 비슷한 자산 수준과 생활환경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교류하고 배우자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다. 이 단지는 한강변에 자리한 초고가 아파트 단지로 전용면적 84㎡ 가격이 60억원을 넘어섰다. 2024년에는 입주민들이 미혼 자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원결회'가 출범했고, 이후 참여자가 늘면서 '원베일리 노빌리티'라는 결혼정보회사 형태로 확대됐다. 실제 결혼 커플이 나오기도 했다.
반포 일대 초고가 아파트 단지 간 교류도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와 래미안 원베일리에서는 입주민 스포츠 교류 행사가 열렸다. 스크린골프와 농구, 탁구 등을 함께 즐기는 행사였지만, 한강변 초고가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이 교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온라인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서울=뉴시스] 아파트 거주 인증 소개팅 앱 '아파팅'의 소개 이미지. (사진= 아파팅 홈페이지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25/NISI20260625_0002170357_web.jpg?rnd=20260625161715)
[서울=뉴시스] 아파트 거주 인증 소개팅 앱 '아파팅'의 소개 이미지. (사진= 아파팅 홈페이지 캡처)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과거에는 학력이나 직업이 계층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거주하는 아파트와 지역이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의 집값이 일반적인 소득 수준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오르면서,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사실 자체가 비슷한 자산과 생활방식을 의미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파트를 기준으로 한 소개팅 앱이나 결혼 모임의 등장은 신자유주의 속에서 심화된 불평등이 만들어낸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아파트가 계층을 재생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평균적인 소득으로는 구매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오르면서 특히 강남권 아파트는 일반인이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자산이 됐다"며 "결국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고 사람들을 구별하는 가장 직관적인 상징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세 정책 등을 통해 자산과 소득 격차를 완화하고 부를 재분배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계층 고착화 현상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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