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만난 복요리, 으뜸은 임진강 황복이라

이처럼 위험천만한 음식이지만 ‘복요리’하면 입에 침이 가득 고인다. 그런 복 가운데서도 최고의 맛을 친다면 황복(黃鰒)이다. 이름처럼 누런 색을 띠는 복이다. 이 중에서도 4월 말에서 6월 말까지 산란기를 맞아 멀리 황해에서 경기 파주 임진강까지 거슬러 올라왔다가 잡혀 식탁에 오르는 황복은 ‘임진강 황복’이라고 따로 부른다. 거친 물살을 헤치고 올라 오는 동안 지방은 사라지고 단백질만 남아 육질이 더욱 쫄깃쫄깃하면서 담백해진 황복은 봄의 여신이 특별히 허락한 식도락이다.
중국 송나라때 시인 소동파는 황복을 두고 ‘죽음과도 바꿀 수 있는 맛’이라고 격찬했다지만, 나는 해마다 이때쯤이면 일본과 중국의 식도락가들이 우리나라로 날아온다는 말이 더 실감난다.
서울 한복판에서 임진강 황복을 더욱 맛있게, 그리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서울 청담동 지하철 7호선 청담역 8번출구 우리들병원 신관 인근 미플란트 치과 건물 1층에 자리한 일식집 ‘신전’(02-511-2297)이다.
10년 넘게 이 자리에서 성업 중이며 매년 5월 전후로는 ‘황복집’으로 바뀐다. 주인의 고향이 파주 임진강변이라 그 어느 곳보다 질 좋은 황복을 저렴하게 가져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손님들이 황복이 잡히기도 전인 4월초부터 예약을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황복도 양식이 나오므로 자연산 회만 고수하는 이 집이 더욱 믿음직스럽다는 것이 단골들의 전언이다.
황복 회를 시켜 봤다. 큼직한 접시에 종잇장처럼 얇게 저민 투명한 살과 가늘게 자른 날 껍질 그리고 삶은 껍질이 풍성하게 나온다. 1인 12만원선이다. 서울 강남 일대 일식집의 황복 요리가 대부분 1인 20만원대인 것에 비하면 싸다. 주인의 고향 인맥이 큰 도움이 되는 듯하다.
회 한 점을 집어 소스에 살짝 찍어 입에 넣어 봤다. 사르르 녹아드는 것이 역시 황복이다. 빛깔이 황색이어서 황복이 아니라 복어 중의 복어인 ‘황(皇)’ 복인 것만 같다. 함께 나오는 미나리는 혹시 아주 약하게나마 살에 스며들어 있을 지 모르는 독을 중화하는 것이 본업이다. 그러나 얇은 회로 미나리를 돌돌 말아 먹으면 그 오묘함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황복 맑은탕도 좋다. 양념 덕에 누가 끓여도 맛 차이를 그다지 느끼기 힘든 매운탕과 달리 맑은탕은 그야말로 조리사의 실력이 낱낱이 드러나는 요리다. 다시마, 무, 마늘 몇 쪽만으로 간을 낸 맑은 국물에 잘 익은 황복살과 미나리 그리고 노리끼리한 황복 껍질을 넣어 끓여낸 탕에는 복맛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5월 들어 황복요리에 가려지긴 했지만 회 정식(1인 3만5000원)도 놓칠 수 없는 메뉴다. 황돔, 광어, 전복 등 펄펄 뛰고 설설 기는 싱싱한 자연산 활어를 산지에서 가져온다. 성게알도 함께 나오는데 부드럽게 퍼지는 맛이 환상적이다. 회를 푸짐하게 먹은 뒤 곁들여지는 새우튀김, 생선구이, 초밥, 알밥, 매운탕도 하나하나 단품으로 먹어도 좋을만큼 맛깔스럽다,
좌석은 70석이다. 6인실, 8인실, 10인실, 30인실도 갖췄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 반까지 문 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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