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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혜원의 쓰레기 사진, 김광렬의 커밍아웃 그림

등록 2011.03.18 08:27:00수정 2016.12.27 21: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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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금혜원(32)은 도시의 쓰레기 처리시설과 재개발 현장을 사진에 담는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를 그림에 담기가 벅차 사진기를 들었다"는 작가다.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금혜원(32)은 도시의 쓰레기 처리시설과 재개발 현장을 사진에 담는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를 그림에 담기가 벅차 사진기를 들었다"는 작가다.

 "집 앞의 재건축 현장을 접하면서 익숙하고, 내가 살고 있던 것들이 사라지는 것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부터" 사진작업을 하게 됐다.

 도시 공간의 표면적인 모습과 이면을 기록한다. 쓰레기 매립장이나 재개발에 주목하는 이유는 특별하지 않다. "주변에서 주제를 찾는다. 살던 곳의 재건축 현장이나 난지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로 활동하면서 접했던 풍경 등…."

 지하 쓰레기 처리시설을 카메라에 담기란 쉽지 않았다. "관계자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허가를 받아 들어가도 쫓겨나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설득해 현장을 끄집어 냈다.

 "고발이나 다큐멘터리의 시선이 아니라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도는 작품을 통해 그대로 드러난다.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가 배경인 '그린 커튼', 재개발 현장을 담은 '블루 테리토리', 지하 쓰레기 처리시설을 포착한 '어번 뎁스(Urban Depth)' 시리즈 등이다.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금혜원(32)은 도시의 쓰레기 처리시설과 재개발 현장을 사진에 담는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를 그림에 담기가 벅차 사진기를 들었다"는 작가다.

 금혜원의 작품은 18일부터 서울 세종로 일민미술관 2층에 걸린다.

 미술관 1층은 '커밍아웃' 한 김광렬(48)의 작품으로 채운다. 자신의 성정체성을 풀어낸 작품들이다. "전체적으로 자화상을 그리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그동안 나 자신에 대해 숨기고 살아야 했기 때문에 방안이나 실내 공간, 벽 속에 갇혀 있는 이미지가 많다"며 "그런 장애물을 뛰어넘고 싶은 욕망이 작업 속에서 표현된 것 같다"고 소개했다.

 작가는 대학에서 미술을 배우지 않았다.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지만 작업발표 기회가 거의 없어 알려지지도 않았다. 졸업 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작업해 온 탓도 있다.

 "한국에서는 내 자신을 숨기고 살아야 했기 때문에 두려움도 많았다. 특히 내 자신이 가면을 쓰고 사는 것처럼 불편했다"며 "정직하게 살고 싶어 미국을 택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미술관 1층은 '커밍아웃' 한 김광렬(48)의 작품으로 채운다. 자신의 성정체성을 풀어낸 작품들이다.

 이전 작업에서 인간적인 감정과 슬픔, 분노, 두려움, 희망 등을 형상화하려고 했다면 최근 분홍색 작업에서는 순수한 미적인 발견에 주목했다.

 전시장에는 초기의 판화작업과 붉은 공간 안의 유기체로서 갇혀진 생명체의 표현, 오렌지, 죽은 나방,꽃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 설치됐다. 자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자화상들이다.

 "그림을 통해 (마음의 상처가) 치유가 된다"는 작가는 "이번 전시는 약간의 모험 같기도 했다. 집에서 쫓겨나느냐 마느냐. 개인적으로는 큰 변화를 맞는 계기가 됐다"고 웃었다.

 두 사람의 작품은 5월8일까지 전시된다. 02-2020-206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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