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379, 사람 1299…기록문화 꽃 의궤 구경하세요

외규장각 의궤 71점과 관련 유물 등 165점을 소개한다.
1부에서는 조선 기록문화의 꽃인 의궤의 개념과 구성을 설명한다. 의궤는 조선의 의식·행사와 관련한 준비, 실행, 마무리 과정을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한 책이다. 정조대에 강화도 행궁에 왕실 도서관이자 출판 등을 담당한 외규장각을 완공해 어람용 의궤 등 왕실의 중요 자료를 안전하게 보관토록 했다. 어람용과 분상용의 의궤를 나란히 전시해 표지, 본문, 도설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2부의 주제는 '왕권과 통치'다. 조선 통치 이념의 면모를 살펴보기 위해 종묘제례, 친경, 영건, 녹훈 관련 의궤를 전시한다. 유일본인 '보사녹훈도감의궤'(1680·숙종 6)는 한글 문장이 적힌 희귀한 사례로 꼽힌다. 허견 등의 역모를 저지한 공신에 대한 녹훈 과정을 기록한 의궤다. 숙종은 공신의 훈호를 '분충효의병기협모보사공신'으로 정하고 총 6명의 공신을 1~3등급으로 나눠 녹훈했다. 이 중 3등 공신 정원로는 역모의 공모자로 몰려 공신에서 삭제되고 죽음을 당했는데 이 사건과 관련한 기사에 한글로 자세하게 주석을 달았다.
3부는 '나라의 경사'를 주제로 왕실의 혼례, 책봉, 존호 등에 관한 의식을 기록한 의궤를 다룬다. 의식과 행사를 집행하기 위해 임시기구인 도감을 설치해 삼정승 책임자인 도제조(국무총리 격)가 도감을 운영하고 의궤 의식을 진행토록 했다. 그 뒤 의궤청을 설치해 의식 진행 때 사용된 문서 기록을 모아 5~9부 가량의 의궤(1부 어람용)를 작성했다.

왕세자, 왕세손, 왕비와 세자빈을 임명하는 의식인 책봉은 책례라고도 한다. 조선 국왕의 즉위는 대부분 선왕이 사망해 장례가 진행되는 도중에 행해져 별도의 즉위식이나 책봉의식이 없었다. 왕이 승하하면 대개 6일째 빈전이 있는 궁궐의 정전 정문에서 즉위식을 거행하고 세자는 왕의 지위에 오른다. 왕실에서 제작한 어보, 어책, 교명 등 왕실의 권위를 드러내는 상징물은 나중에 신위와 함께 종묘에 모셔 보관됐다. '영조왕세제책례도감의궤'(1721년·경종 1 ), '정성왕후책례도감의궤'(1726년·영조 2) 등을 선보인다.
4부의 주제는 '왕실의 장례'다. 왕실 의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죽음과 관련된 의식이었다. 특히 왕과 왕비의 장례는 국장으로 임종과 장례 준비, 무덤의 조성, 장례 행렬, 3년상 동안의 제사 등이 모두 엄숙하고 성대하게 치러졌다. '국장도감', '빈전도감', '산릉도감' 의궤가 전시된다.
왕과 왕비의 장례는 국장, 세자와 세자빈의 장례는 예장이라고 했다. 왕이 임종한 후 초혼 의식을 행한 후 5일간은 왕의 혼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장례를 준비했다. 승하 6일째 왕세자가 성복을 한 후 애도 속에서 즉위식이 이뤄졌다.

5부의 주제는 '추모와 기억'이다. 3년상을 마친 후 혼전의 신주를 종묘로 모시는 부묘, 세상을 떠난 왕과 왕비에게 일생을 함축한 이름을 올리는 시호, 왕의 초상을 그리는 영정 제작 등을 통해 선왕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고 추모하는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6부에서는 1866년 병인양요부터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 과정을 짚는다. 병인양요 때 참전한 프랑스 해군 쥐베르의 기록 등 관련 서양서들이 다수 소개된다.
'숙종의 일생과 의궤' 테마코너에서는 외규장각 의궤 중 숙종의 일생과 관련된 것들을 전시하고, 의궤 하이라이트 코너에서는 외규장각 의궤 중 8점을 선별해 시기적인 변화 양상과 특징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스크린을 설치해 시각효과를 살렸다. 관람객들은 의궤의 구성과 목차, '가례도감의궤'나 '국장도감의궤'에 그려진 장대한 행렬과 의식에 사용한 물품의 도설을 영상을 통해 다각도로 접할 수 있다.

조선왕조 의궤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돼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예를 중시하는 유교문화권의 특징을 잘 보여줄 뿐 아니라 조선시대의 통치 철학과 운영체계, 기록정신과 예술적 품격 등을 엿볼 수 있다. 외규장각 의궤 대부분이 국왕의 열람을 위해 제작한 어람용이라는 점과 국내외에 한 점밖에 없는 유일본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