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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교수 성학, 쾌감신경 자극하면…

등록 2011.09.14 07:11:00수정 2016.12.27 22: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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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세영 교수(경희대 한의대 신계내과학) '성학'<29>  ‘박막(薄膜)의 뇌’라 일컫는 피부가 느끼는 감각을 알아보자. 피부로 느끼는 감각에는 알다시피 네 가지가 있다. 즉 온각(溫覺), 냉각(冷覺), 촉각(觸覺), 통각(痛覺)이다. 이런 느낌이 두 가지 이상 동시에 뒤섞이면 성감으로 여겨지는 간지럽다든지, 근질근질하다든지 등의 소위 복합감각이 일어난다. 이들 감각은 피부에 분포된 감각 수용기에 의해 전해지고, 감각 수용기의 흥분은 다시 뇌의 감각령으로 전달돼 궁극적인 느낌이 인지된다.

【서울=뉴시스】안세영 교수(경희대 한의대 신계내과학) '성학'<29>

 ‘박막(薄膜)의 뇌’라 일컫는 피부가 느끼는 감각을 알아보자. 피부로 느끼는 감각에는 알다시피 네 가지가 있다. 즉 온각(溫覺), 냉각(冷覺), 촉각(觸覺), 통각(痛覺)이다. 이런 느낌이 두 가지 이상 동시에 뒤섞이면 성감으로 여겨지는 간지럽다든지, 근질근질하다든지 등의 소위 복합감각이 일어난다. 이들 감각은 피부에 분포된 감각 수용기에 의해 전해지고, 감각 수용기의 흥분은 다시 뇌의 감각령으로 전달돼 궁극적인 느낌이 인지된다.

 온각 수용기, 즉 따뜻함을 느끼는 온점(溫点)은 1㎠의 피부면에 1~2개 밖에 없는데 체온의 분배를 담당하는 혈관망 근처의 약간 깊은 곳에 자리한다. 이에 반해 추울 때는 체표면에서 몸이 식어 가기 때문에 냉점은 체표면 가까이에 위치한다. 1㎠의 피부면에 13~15개 정도 있다. 이렇게 합리적으로 분포된 냉점과 온점은 현재의 피부온에 따라 반응한다. 가령 악수할 때 자신의 손이 상대방보다 조금이라도 차가우면 상대의 손이 따뜻하게 느껴지고, 반대로 자신의 손이 상대방보다 조금이라도 따뜻하면 상대의 손이 차갑게 느껴진다.

 무언가 닿는 느낌을 인지하는 촉점은 1㎠당 6~28개 정도 있는데, 손가락 끝과 혀끝에 특히 많다. 여성이 머리칼의 사랑스런 애무에 감응하는 것도 모두 이 촉점에 따른 것이다. 현재까지는 여러 피부감각 중 이 촉각이, 아울러 촉각이 약간 변질된 것을 성감으로 여겨진다. 아픔을 느끼는 통각 수용기는 새디스트(sadist)나 매저키스트(masochist)가 아니라면 알 필요도 없지만, 통각 수용기는 다른 감각 수용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분포한다. 아마도 아픔을 효과적으로 빨리 전달함으로써 자기보존이라는 동물적 본능을 달성하기 위함이 아닌가 여겨진다.

 과거에는 이들 피부감각의 수용기가 냉각 수용기는 크라우제 소체(Krause’s corpuscle), 온각 수용기는 루피니 소체(Ruffini’s corpuscle), 촉각 수용기는 파치니 소체(層板小體층판소체: Vater-Pacini corpuscle), 통각 수용기는 따로 존재하지 않고 여러 가지 종류의 감각 수용기가 과도하게 자극될 때 통각을 감지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촉각이나 촉각이 변질된 것이 성감이다. 성감을 수용하는 수용기는 파치니 소체이거나 파치니 소체가 그 기능을 겸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최근에는 통각을 제외한 온각, 냉각, 촉각 모두가 그 수용기는, 신경말단이 특수한 모양을 갖추지 않고 여러 개의 가지로 나뉘어 조직세포들 사이에 뻗어 있는 소위 자유신경말단(free nerve ending)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의학에서도 피부감각에 중점을 둔 감각생리학은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확실한 것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감각수용기의 이름이 맞든 틀리든, 인간은 피부와 피부의 접촉을 통해 서로 자극을 주고받는 동시에 자극을 수용하고 융합한다. 제 속으로 낳은 자식의 볼에 입맞춤하거나 비비는 것도, 사랑하는 남녀 간에 살을 섞는 것도 모두 피부와 피부의 접촉을 통해 애정을 쌓아 가는 방법인 것이다. 그래서 포유동물의 애정행위에는 피부간의 접촉, 이른바 스킨쉽(skinship)이 큰 역할을 한다고들 말한다. 더구나 이성(異性)이 아닌 동성(同性) 간에도 긴밀한 ‘스킨쉽(skinship)’으로 ‘릴레이션쉽(relationship)’을 쌓으면 끈끈한 ‘프렌드쉽(friendship)’이 형성된다는 우스갯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스킨쉽은 어머니가 젖먹이를 안거나 어르는 피부육아법만을 의미한다. 젖빨이 시절이 한참 지난 성인 남녀들에겐 적합하지 않은 용어이니 한마디로 콩글리시이다.

 성감은 딱히 한 마디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확실히 인간이 느끼는 감각이므로, 성감을 감지하는 성감중추의 존재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성감중추는 아직껏 발견되지 않고, 다만 약간 다른 쾌감중추라는 게 50여년 전에야 발견됐다. 그러면 성감의 사촌격인 쾌감을 관장하는 소위 쾌감중추를 알아보자.

 쾌감중추라는 개념은 1950년대에 캐나다의 심리학자가 도입했다. 학자들은 실험동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쥐를 대상으로 삼았다. 뇌를 전기로 자극했을 때 피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원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자극부위를 쾌감중추라 명명했다. 보통의 상식으로는 뇌에 직접 전기자극을 주면 도망쳐 다니는데, 자극을 받은 쥐가 이를 기꺼이 받아들임은 물론 오히려 적극적으로 원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쥐에서는 이 부분이 자극되면 쾌감을 일으킨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무튼 이런 실험으로 발견한 쥐의 쾌감중추는 뇌 중에서도 해마(海馬: hippocampus), 시상(視床: thalamus), 시상하부(視床下部: hypothalamus) 등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비난의 화살이 빗발칠 인체실험도 있었다. ‘발작수면(發作睡眠: narcolepsy)’이라는 묘한 병에 걸린 환자를 대상으로 했는데 발작수면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로 활동하는 대낮에 수면 욕구를 억제하기 힘들어 낮에는 줄곧 잠을 자고 밤에는 전혀 자지 못하는 질병이다. 이 희한한 병을 앓는 환자들에게 뇌의 여러 부위를 전기로 자극한 결과, 이상하게도 대뇌변연계 부근에 이르면 환자들이 자극받기를 더욱 원했다. 자극의 느낌을 묻자 남성은 사정 직전의 묘한 쾌감을, 여성은 포근한 남성 품에 안긴 느낌을 받았노라 대답했다. 또 ‘파킨슨 병(Parkinson’s disease)’ 환자를 대상으로 삼은 실험도 있었다. 파킨슨병은 ‘무하마드 알리’가 앓았다고 해서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병이다. 근육의 경직으로 인한 운동감소가 주된 특징이다.

 이런 파킨슨병 환자에게 전기 자극을 가한 결과 시상하부 내측부위의 자극을 각별히 좋아하며, 몇몇은 성적 흥분까지 체험했노라 대답했다. 이후 계속적인 실험에 의해 인간에게 이처럼 좋은 느낌, 소위 쾌감을 일으키는 곳은 중뇌(中腦: midbrain)의 흑질(黑質: substantia nigra)부위, 대뇌기저핵(大腦基底核: basal ganglia)의 미상핵(尾狀核: caudate nucleus)부위 등으로 밝혀졌다. 또 이들 부위는 전기 자극으로 쾌감을 얻는 확률이 80% 이상으로 드러났다.

 이들 기분 좋은 느낌의 중추에는 기분 좋은 자극이 어떻게 도달할까? 모든 다른 감각의 전달과 마찬가지로 기분 좋은 느낌, 쾌감은 소위 쾌감신경에 의해 이뤄진다. 1964년 조직형광법(組織螢光法)이라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뇌간(腦幹: brainstem)에 분포된 신경들이 발견돼 뇌 속의 신경경로에 대한 수수께끼가 차츰 해명되기 시작했다. 이들 신경은 뇌간에 말끔하게 4열로 늘어서 있다. 바깥쪽의 2열은 뇌를 각성시켜 쾌감을 일으키는 A계 신경이고, 안쪽의 2열은 A계 신경의 활동을 억제시키는 B계 신경으로 알려졌다.

 A계 신경 중 특히 그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쾌감과 각성을 일으키는 쾌감신경으로 주목받은 것은 ‘A10 신경’이다. 이 A10 신경은 뇌간의 중뇌에서 발단되며 원시적 ‘욕구의 뇌’인 시상하부를 통해 오랜 기원을 가진 ‘동물의 뇌’인 대뇌변연계로 뻗어 있다. 또 인간에 이르러 극도로 발달한 대뇌피질로 들어가며, 대뇌피질 중에서도 측두엽의 안쪽으로 들어간다. 측두엽 안쪽은 인간에게 최고의 쾌감을 일으키는 곳이다. 평소 얌전하던 여성도 이 부분을 전기 자극하면 돌연 색정적으로 변한다는 실험 보고까지 나왔다. A10 신경은 학자들이 뜨거운 시선을 집중하는 인간의 쾌감신경으로 지금도 연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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