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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엽 팬택 부회장 사의 표명…왜?

등록 2011.12.06 23:45:37수정 2016.12.27 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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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6일 오후 서울 상암동 팬택 본사에서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의 표명을 한 박병엽 부회장이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 5년여의 시간동안 많은 스트레스로 사의를 표명하며 스톡옵션에 대한 권리는 포기한다고 말했다.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6일 오후 서울 상암동 팬택 본사에서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의 표명을 한 박병엽 부회장이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 5년여의 시간동안 많은 스트레스로 사의를 표명하며 스톡옵션에 대한 권리는 포기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심민관 기자 = 승부사로 통하는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이번에는 대표 사임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박 부회장은 오는 31일을 마지막으로 팬택을 떠난다고 밝혔다.

 그간 팬택은 여러 위기상황을 거쳤지만 박 부회장의 강력한 오너십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이를 극복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박 부회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은 채권단은 물론 내부 직원들에게까지 충격으로 다가서고 있다.

 박 부회장은 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5년간 너무 지쳤다. 잠시 쉬고 싶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사퇴배경에 대해 채권단 압박을 위한 노림수, 제 2의 팬택 설립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 박 부회장 "쉬면서 재충전 하고 싶다"

 팬택은 지난 2007년 급변하는 휴대전화 시장에 대응하지 못해 워크아웃이라는 위기를 겪었다. 현재 팬택에 남은 부채는 4500원 규모이며 이 중 채권단이 2200억원, 그 외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협약 채권은 2300억원 수준이다.

 워크아웃 당시 박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팬택에 대한 애정과 믿고 따라준 직원들을 돌보기 위해 회사에 남아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회사에 누구보다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박 부회장이 돌연 사퇴를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부회장은 그간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해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박 부회장은 워크아웃 이후로 매주 일요일마다 임원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해왔으며, 지난해부터 확산된 스마트폰 열풍에 동참하기 위해 새벽마다 임원들을 소집해 대응 전략을 세우는 등 힘든 나날을 보내왔다.

 박 부회장은 6일 상암동 팬택 R&D센터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워크아웃 이후 5년 6개월 동안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일해 개인적으로 많이 지쳤다"며 "많이 힘들었고 왜 이렇게 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휴일에는 쉬면서 재충전도 하고 술도 한잔 하고 싶은 생각이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박 부회장은 또 자신의 사퇴로 경영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부회장은 "지금까지 경영자가 없는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훈련을 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경영 능력을 키워온 임원진도 있고 내년 사업계획도 다 준비돼 있기 때문에 경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채권단 압박 수단 가능성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쉬기위해서"라는 박 부회장의 사퇴 이유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박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팬택은 워크아웃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체질개선에 성공하며 지난 3분기까지 17분기 연속 흑자라는 눈부신 성장을 거뒀기 때문이다.

 특히 3월 말까지 근무해야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 10%를 포기하면서까지 사임한다고 밝혀 이는 채권단의 의사 결정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다가설 전망이다.

 현재 팬택의 대주주는 산업은행, 새마을금고 등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이다. 팬택 채권단은 최근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비협약채권 2300억원을 투자하면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팬택이 워크아웃을 졸업하려면 비협약채권 23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일부 채권단 역시 비협약채권 지원을 거부하고 있어 이대로라면 워크아웃을 졸업하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될 수 있다.

 따라서 박 부회장의 사퇴 표명은 팬택의 원활한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채권단의 결단을 촉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박 부회장은 "채권단이 그동안 많이 도움을 줘서 회사가 전환점의 기회를 만들었는데 시간을 끌며 결정을 미루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대로 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부회장이 스톱옵션은 포기했지만 우선매수청구권에 대해서는 "쉬면서 생각해보겠다"고 밝혀 팬택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암시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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