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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년전 고종, 이탈리아 왕에게 비밀친서…내용은?

등록 2012.04.25 11:49:34수정 2016.12.28 00: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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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러·일 전쟁 직전 이탈리아 국왕에게 전달된 고종 황제의 비밀 친서가 공개됐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이 26일부터 7월1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 국제교류전 '로쎄티의 서울' 특별전에 고종황제의 비밀 친서가 나온다.  러일전쟁 직전인 1903년 11월 고종이 이탈리아 국왕에게 비밀리에 보낸 것으로 이탈리아 외교문서 아카이브에서 발굴했다. 러일전쟁이 시작되면 대한제국은 중립을 지킬 것이고 이를 도와줄 것을 이탈리아에 요청하는 내용이다. 고종황제가 지밀에 두고 찍던 황제어새와 친필 서명도 들어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기존에 알려진 바와 같이 대한제국의 전시중립 선언은 러일전쟁 개전 직전인 1904년 1월21일 전 세계에 타전됐으나 이를 위한 준비와 노력은 1903년 여름 이후부터 진행됐다"며 "이번에 발견된 친서는 이를 입증할 새로운 실물자료"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종황제가 러일전쟁, 을사늑약, 헤이그 특사 파견을 전후해 전달한 기존에 알려진 다른 친서와는 달리 황제가 주한 외교사절을 직접 불러 내린 친서라는 점과 이탈리아 외교부에 전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공식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학·외교사학적 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또 중립국화를 분명하게 세계에 알린 대한제국에 일본이 러일전쟁 개전과 동시에 불법적으로 일본군을 상륙시키고 서울 장안까지 진주한 것은 엄연한 국제법 위반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료라고 덧붙였다.  당시 친서와 함께 전달된 이탈리아 공사의 보고서에는 "한국의 황제님께서 저를 비밀리에 불러 아무도 이 편지에 대해 알지 않았으면 좋겠고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하셨을 때 긍정적인 대답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쓰여 있어 풍전등화 같던 나라의 운명 앞에서 고종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를 보여준다.  한편, '로쎄티의 서울'은 110년 전 서울에 주재한 제3대 이탈리아 영사 카를로 로세티가 바라본 서울과 서울 사람들에 대한 흔적을 조명하는 전시다. 이탈리아 지리학회 회원이기도 한 26세 청년 로세티가 200일 동안 한국에 머물며 기록한 자료가 소개된다. 이탈리아지리학회(회장 프랑코 살바토리)가 보관해 온 로세티의 사진 원본과 그가 사용한 카메라, 대한제국 관련 논문 등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로세티가 1904년 출간한 '꼬레아 에 꼬레아니(Corea e coreani; 한국 그리고 한국사람들)'도 있다. 학교, 시장, 산업현장 등 서울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한 사진 430여장이 들어있다.  한국해연구소 등에 소장된 한국 관련 이탈리아 서지도 전시된다.  개막 첫날에는 살바토리 회장 등 3명의 교수가 오후 2시부처 특별강연회를 연다.  ◇고종황제 친서  삼가 짐의 좋은 벗에게 말씀드립니다.  의국(이탈리아의 당시 호칭)  군주폐하 짐이 생각컨대 귀국과 우리나라 양국이 약속하고 서로 잘 지낸지 이미 여러 해이고 친밀한 교분이 특별했습니다. 근래에 극동의 만주에서 일본과 러시아가 전쟁한다는 소문과 나라 간에 시끄러운 기미가 있으니 이는 실로 동양의 형세가 불온한 것입니다. 저의 나라는 이 문제와 관계가 없으나 영역이 일본과 러시아 두 나라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 경내에서 전쟁이 시작되고, 또 다른 나라가 우리의 경계를 간섭한다면 결단코 위협을 받지만은 않고 마땅히 항거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국력이 떨치지 못해 혹여 예방하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이에 특별히 친서를 받들어 짐의 뜻을 전합니다. 만일 만주의 문제가 혹 결렬된다면, 원하건대 우리나라는 국외의 문제에 대해서 중립을 보전할 것입니다. 힘써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짐의 충심을 헤아려 실력으로 서로 돕고 간절한 뜻에 부합되기를 깊이 바라며 아울러 기원합니다.  귀 군주 폐하께옵서 끝없이 복을 누리소서.  광무 7년 11월 23일 경운궁에서  폐하의 좋은 벗  경 [皇帝御璽]  swryu@newsis.com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러·일 전쟁 직전 이탈리아 국왕에게 전달된 고종 황제의 비밀 친서가 공개됐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이 26일부터 7월1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 국제교류전 '로쎄티의 서울' 특별전에 고종황제의 비밀 친서가 나온다.

 러일전쟁 직전인 1903년 11월 고종이 이탈리아 국왕에게 비밀리에 보낸 것으로 이탈리아 외교문서 아카이브에서 발굴했다. 러일전쟁이 시작되면 대한제국은 중립을 지킬 것이고 이를 도와줄 것을 이탈리아에 요청하는 내용이다. 고종황제가 지밀에 두고 찍던 황제어새와 친필 서명도 들어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기존에 알려진 바와 같이 대한제국의 전시중립 선언은 러일전쟁 개전 직전인 1904년 1월21일 전 세계에 타전됐으나 이를 위한 준비와 노력은 1903년 여름 이후부터 진행됐다"며 "이번에 발견된 친서는 이를 입증할 새로운 실물자료"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종황제가 러일전쟁, 을사늑약, 헤이그 특사 파견을 전후해 전달한 기존에 알려진 다른 친서와는 달리 황제가 주한 외교사절을 직접 불러 내린 친서라는 점과 이탈리아 외교부에 전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공식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학·외교사학적 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러·일 전쟁 직전 이탈리아 국왕에게 전달된 고종 황제의 비밀 친서가 공개됐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이 26일부터 7월1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 국제교류전 '로쎄티의 서울' 특별전에 고종황제의 비밀 친서가 나온다.  러일전쟁 직전인 1903년 11월 고종이 이탈리아 국왕에게 비밀리에 보낸 것으로 이탈리아 외교문서 아카이브에서 발굴했다. 러일전쟁이 시작되면 대한제국은 중립을 지킬 것이고 이를 도와줄 것을 이탈리아에 요청하는 내용이다. 고종황제가 지밀에 두고 찍던 황제어새와 친필 서명도 들어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기존에 알려진 바와 같이 대한제국의 전시중립 선언은 러일전쟁 개전 직전인 1904년 1월21일 전 세계에 타전됐으나 이를 위한 준비와 노력은 1903년 여름 이후부터 진행됐다"며 "이번에 발견된 친서는 이를 입증할 새로운 실물자료"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종황제가 러일전쟁, 을사늑약, 헤이그 특사 파견을 전후해 전달한 기존에 알려진 다른 친서와는 달리 황제가 주한 외교사절을 직접 불러 내린 친서라는 점과 이탈리아 외교부에 전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공식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학·외교사학적 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또 중립국화를 분명하게 세계에 알린 대한제국에 일본이 러일전쟁 개전과 동시에 불법적으로 일본군을 상륙시키고 서울 장안까지 진주한 것은 엄연한 국제법 위반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료라고 덧붙였다.  당시 친서와 함께 전달된 이탈리아 공사의 보고서에는 "한국의 황제님께서 저를 비밀리에 불러 아무도 이 편지에 대해 알지 않았으면 좋겠고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하셨을 때 긍정적인 대답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쓰여 있어 풍전등화 같던 나라의 운명 앞에서 고종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를 보여준다.  한편, '로쎄티의 서울'은 110년 전 서울에 주재한 제3대 이탈리아 영사 카를로 로세티가 바라본 서울과 서울 사람들에 대한 흔적을 조명하는 전시다. 이탈리아 지리학회 회원이기도 한 26세 청년 로세티가 200일 동안 한국에 머물며 기록한 자료가 소개된다. 이탈리아지리학회(회장 프랑코 살바토리)가 보관해 온 로세티의 사진 원본과 그가 사용한 카메라, 대한제국 관련 논문 등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로세티가 1904년 출간한 '꼬레아 에 꼬레아니(Corea e coreani; 한국 그리고 한국사람들)'도 있다. 학교, 시장, 산업현장 등 서울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한 사진 430여장이 들어있다.  한국해연구소 등에 소장된 한국 관련 이탈리아 서지도 전시된다.  개막 첫날에는 살바토리 회장 등 3명의 교수가 오후 2시부처 특별강연회를 연다.  ◇고종황제 친서  삼가 짐의 좋은 벗에게 말씀드립니다.  의국(이탈리아의 당시 호칭)  군주폐하 짐이 생각컨대 귀국과 우리나라 양국이 약속하고 서로 잘 지낸지 이미 여러 해이고 친밀한 교분이 특별했습니다. 근래에 극동의 만주에서 일본과 러시아가 전쟁한다는 소문과 나라 간에 시끄러운 기미가 있으니 이는 실로 동양의 형세가 불온한 것입니다. 저의 나라는 이 문제와 관계가 없으나 영역이 일본과 러시아 두 나라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 경내에서 전쟁이 시작되고, 또 다른 나라가 우리의 경계를 간섭한다면 결단코 위협을 받지만은 않고 마땅히 항거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국력이 떨치지 못해 혹여 예방하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이에 특별히 친서를 받들어 짐의 뜻을 전합니다. 만일 만주의 문제가 혹 결렬된다면, 원하건대 우리나라는 국외의 문제에 대해서 중립을 보전할 것입니다. 힘써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짐의 충심을 헤아려 실력으로 서로 돕고 간절한 뜻에 부합되기를 깊이 바라며 아울러 기원합니다.  귀 군주 폐하께옵서 끝없이 복을 누리소서.  광무 7년 11월 23일 경운궁에서  폐하의 좋은 벗  경 [皇帝御璽]  swryu@newsis.com

 또 중립국화를 분명하게 세계에 알린 대한제국에 일본이 러일전쟁 개전과 동시에 불법적으로 일본군을 상륙시키고 서울 장안까지 진주한 것은 엄연한 국제법 위반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료라고 덧붙였다.

 당시 친서와 함께 전달된 이탈리아 공사의 보고서에는 "한국의 황제님께서 저를 비밀리에 불러 아무도 이 편지에 대해 알지 않았으면 좋겠고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하셨을 때 긍정적인 대답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쓰여 있어 풍전등화 같던 나라의 운명 앞에서 고종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를 보여준다.

 한편, '로쎄티의 서울'은 110년 전 서울에 주재한 제3대 이탈리아 영사 카를로 로세티가 바라본 서울과 서울 사람들에 대한 흔적을 조명하는 전시다. 이탈리아 지리학회 회원이기도 한 26세 청년 로세티가 200일 동안 한국에 머물며 기록한 자료가 소개된다. 이탈리아지리학회(회장 프랑코 살바토리)가 보관해 온 로세티의 사진 원본과 그가 사용한 카메라, 대한제국 관련 논문 등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로세티가 1904년 출간한 '꼬레아 에 꼬레아니(Corea e coreani; 한국 그리고 한국사람들)'도 있다. 학교, 시장, 산업현장 등 서울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한 사진 430여장이 들어있다.

 한국해연구소 등에 소장된 한국 관련 이탈리아 서지도 전시된다.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러·일 전쟁 직전 이탈리아 국왕에게 전달된 고종 황제의 비밀 친서가 공개됐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이 26일부터 7월1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 국제교류전 '로쎄티의 서울' 특별전에 고종황제의 비밀 친서가 나온다.  러일전쟁 직전인 1903년 11월 고종이 이탈리아 국왕에게 비밀리에 보낸 것으로 이탈리아 외교문서 아카이브에서 발굴했다. 러일전쟁이 시작되면 대한제국은 중립을 지킬 것이고 이를 도와줄 것을 이탈리아에 요청하는 내용이다. 고종황제가 지밀에 두고 찍던 황제어새와 친필 서명도 들어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기존에 알려진 바와 같이 대한제국의 전시중립 선언은 러일전쟁 개전 직전인 1904년 1월21일 전 세계에 타전됐으나 이를 위한 준비와 노력은 1903년 여름 이후부터 진행됐다"며 "이번에 발견된 친서는 이를 입증할 새로운 실물자료"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종황제가 러일전쟁, 을사늑약, 헤이그 특사 파견을 전후해 전달한 기존에 알려진 다른 친서와는 달리 황제가 주한 외교사절을 직접 불러 내린 친서라는 점과 이탈리아 외교부에 전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공식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학·외교사학적 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또 중립국화를 분명하게 세계에 알린 대한제국에 일본이 러일전쟁 개전과 동시에 불법적으로 일본군을 상륙시키고 서울 장안까지 진주한 것은 엄연한 국제법 위반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료라고 덧붙였다.  당시 친서와 함께 전달된 이탈리아 공사의 보고서에는 "한국의 황제님께서 저를 비밀리에 불러 아무도 이 편지에 대해 알지 않았으면 좋겠고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하셨을 때 긍정적인 대답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쓰여 있어 풍전등화 같던 나라의 운명 앞에서 고종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를 보여준다.  한편, '로쎄티의 서울'은 110년 전 서울에 주재한 제3대 이탈리아 영사 카를로 로세티가 바라본 서울과 서울 사람들에 대한 흔적을 조명하는 전시다. 이탈리아 지리학회 회원이기도 한 26세 청년 로세티가 200일 동안 한국에 머물며 기록한 자료가 소개된다. 이탈리아지리학회(회장 프랑코 살바토리)가 보관해 온 로세티의 사진 원본과 그가 사용한 카메라, 대한제국 관련 논문 등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로세티가 1904년 출간한 '꼬레아 에 꼬레아니(Corea e coreani; 한국 그리고 한국사람들)'도 있다. 학교, 시장, 산업현장 등 서울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한 사진 430여장이 들어있다.  한국해연구소 등에 소장된 한국 관련 이탈리아 서지도 전시된다.  개막 첫날에는 살바토리 회장 등 3명의 교수가 오후 2시부처 특별강연회를 연다.  ◇고종황제 친서  삼가 짐의 좋은 벗에게 말씀드립니다.  의국(이탈리아의 당시 호칭)  군주폐하 짐이 생각컨대 귀국과 우리나라 양국이 약속하고 서로 잘 지낸지 이미 여러 해이고 친밀한 교분이 특별했습니다. 근래에 극동의 만주에서 일본과 러시아가 전쟁한다는 소문과 나라 간에 시끄러운 기미가 있으니 이는 실로 동양의 형세가 불온한 것입니다. 저의 나라는 이 문제와 관계가 없으나 영역이 일본과 러시아 두 나라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 경내에서 전쟁이 시작되고, 또 다른 나라가 우리의 경계를 간섭한다면 결단코 위협을 받지만은 않고 마땅히 항거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국력이 떨치지 못해 혹여 예방하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이에 특별히 친서를 받들어 짐의 뜻을 전합니다. 만일 만주의 문제가 혹 결렬된다면, 원하건대 우리나라는 국외의 문제에 대해서 중립을 보전할 것입니다. 힘써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짐의 충심을 헤아려 실력으로 서로 돕고 간절한 뜻에 부합되기를 깊이 바라며 아울러 기원합니다.  귀 군주 폐하께옵서 끝없이 복을 누리소서.  광무 7년 11월 23일 경운궁에서  폐하의 좋은 벗  경 [皇帝御璽]  swryu@newsis.com

 개막 첫날에는 살바토리 회장 등 3명의 교수가 오후 2시부처 특별강연회를 연다.

 ◇고종황제 친서

 삼가 짐의 좋은 벗에게 말씀드립니다.

 의국(이탈리아의 당시 호칭)

 군주폐하 짐이 생각컨대 귀국과 우리나라 양국이 약속하고 서로 잘 지낸지 이미 여러 해이고 친밀한 교분이 특별했습니다. 근래에 극동의 만주에서 일본과 러시아가 전쟁한다는 소문과 나라 간에 시끄러운 기미가 있으니 이는 실로 동양의 형세가 불온한 것입니다. 저의 나라는 이 문제와 관계가 없으나 영역이 일본과 러시아 두 나라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 경내에서 전쟁이 시작되고, 또 다른 나라가 우리의 경계를 간섭한다면 결단코 위협을 받지만은 않고 마땅히 항거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국력이 떨치지 못해 혹여 예방하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이에 특별히 친서를 받들어 짐의 뜻을 전합니다. 만일 만주의 문제가 혹 결렬된다면, 원하건대 우리나라는 국외의 문제에 대해서 중립을 보전할 것입니다. 힘써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짐의 충심을 헤아려 실력으로 서로 돕고 간절한 뜻에 부합되기를 깊이 바라며 아울러 기원합니다.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러·일 전쟁 직전 이탈리아 국왕에게 전달된 고종 황제의 비밀 친서가 공개됐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이 26일부터 7월1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 국제교류전 '로쎄티의 서울' 특별전에 고종황제의 비밀 친서가 나온다.  러일전쟁 직전인 1903년 11월 고종이 이탈리아 국왕에게 비밀리에 보낸 것으로 이탈리아 외교문서 아카이브에서 발굴했다. 러일전쟁이 시작되면 대한제국은 중립을 지킬 것이고 이를 도와줄 것을 이탈리아에 요청하는 내용이다. 고종황제가 지밀에 두고 찍던 황제어새와 친필 서명도 들어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기존에 알려진 바와 같이 대한제국의 전시중립 선언은 러일전쟁 개전 직전인 1904년 1월21일 전 세계에 타전됐으나 이를 위한 준비와 노력은 1903년 여름 이후부터 진행됐다"며 "이번에 발견된 친서는 이를 입증할 새로운 실물자료"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종황제가 러일전쟁, 을사늑약, 헤이그 특사 파견을 전후해 전달한 기존에 알려진 다른 친서와는 달리 황제가 주한 외교사절을 직접 불러 내린 친서라는 점과 이탈리아 외교부에 전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공식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학·외교사학적 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또 중립국화를 분명하게 세계에 알린 대한제국에 일본이 러일전쟁 개전과 동시에 불법적으로 일본군을 상륙시키고 서울 장안까지 진주한 것은 엄연한 국제법 위반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료라고 덧붙였다.  당시 친서와 함께 전달된 이탈리아 공사의 보고서에는 "한국의 황제님께서 저를 비밀리에 불러 아무도 이 편지에 대해 알지 않았으면 좋겠고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하셨을 때 긍정적인 대답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쓰여 있어 풍전등화 같던 나라의 운명 앞에서 고종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를 보여준다.  한편, '로쎄티의 서울'은 110년 전 서울에 주재한 제3대 이탈리아 영사 카를로 로세티가 바라본 서울과 서울 사람들에 대한 흔적을 조명하는 전시다. 이탈리아 지리학회 회원이기도 한 26세 청년 로세티가 200일 동안 한국에 머물며 기록한 자료가 소개된다. 이탈리아지리학회(회장 프랑코 살바토리)가 보관해 온 로세티의 사진 원본과 그가 사용한 카메라, 대한제국 관련 논문 등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로세티가 1904년 출간한 '꼬레아 에 꼬레아니(Corea e coreani; 한국 그리고 한국사람들)'도 있다. 학교, 시장, 산업현장 등 서울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한 사진 430여장이 들어있다.  한국해연구소 등에 소장된 한국 관련 이탈리아 서지도 전시된다.  개막 첫날에는 살바토리 회장 등 3명의 교수가 오후 2시부처 특별강연회를 연다.  ◇고종황제 친서  삼가 짐의 좋은 벗에게 말씀드립니다.  의국(이탈리아의 당시 호칭)  군주폐하 짐이 생각컨대 귀국과 우리나라 양국이 약속하고 서로 잘 지낸지 이미 여러 해이고 친밀한 교분이 특별했습니다. 근래에 극동의 만주에서 일본과 러시아가 전쟁한다는 소문과 나라 간에 시끄러운 기미가 있으니 이는 실로 동양의 형세가 불온한 것입니다. 저의 나라는 이 문제와 관계가 없으나 영역이 일본과 러시아 두 나라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 경내에서 전쟁이 시작되고, 또 다른 나라가 우리의 경계를 간섭한다면 결단코 위협을 받지만은 않고 마땅히 항거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국력이 떨치지 못해 혹여 예방하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이에 특별히 친서를 받들어 짐의 뜻을 전합니다. 만일 만주의 문제가 혹 결렬된다면, 원하건대 우리나라는 국외의 문제에 대해서 중립을 보전할 것입니다. 힘써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짐의 충심을 헤아려 실력으로 서로 돕고 간절한 뜻에 부합되기를 깊이 바라며 아울러 기원합니다.  귀 군주 폐하께옵서 끝없이 복을 누리소서.  광무 7년 11월 23일 경운궁에서  폐하의 좋은 벗  경 [皇帝御璽]  swryu@newsis.com

 귀 군주 폐하께옵서 끝없이 복을 누리소서.

 광무 7년 11월 23일 경운궁에서

 폐하의 좋은 벗

 경 [皇帝御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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