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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일본의 닌자…최후의 닌자 2명, "후계자 지정 않겠다" 밝혀

등록 2012.11.23 17:16:07수정 2016.12.28 01: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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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일본 닌자가 머지 않아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사진은 닌자들이 사용하는 도구들. <사진 출처 : 英 BBC 웹사이트>

【서울=뉴시스】일본 닌자가 머지 않아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사진은 닌자들이 사용하는 도구들. <사진 출처 : 英 BBC 웹사이트>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일본 미에(三重)현 이가(伊賀)에 있는 닌자(忍者)박물관은 세계 많은 관람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보여주는 약 한 시간 가량의 닌자 공연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닌주츠(忍術)을 익힌 아슈라(阿修羅)들이 펼치는 이 닌자 공연은 그러나 실제 닌자들이 펼치는 것들과는 사뭇 다르다.

 닌자는 남몰래 잠입해 정보를 빼내거나 암살을 하는 것을 주업으로 한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도록 은밀하게 행동하고 최대한 소리를 죽여야 한다. 하지만 닌자박물관의 닌자 공연은 관객들의 흥을 돋구기 위해 요란하고 화려한 액션을 취한다. 보는 사람들은 즐거울지 모르지만 닌자의 실제 세계와는 전혀 동떨어져 있다.

 이 같은 닌자박물관의 닌자 공연은 점점 사라져가는 일본 닌자 세계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일본을 통일한 에도 시대에 처음으로 공문에 나타난 닌자는 당시 사무라이들을 위해 일하던 일종의 비밀 무사집단이다. 이들은 두 눈을 제외한 전신을 검은 천으로 휘감아 어둠 속에서는 쉽게 찾아내기 힘들다. 게다가 어릴 때부터 수련한 극도의 훈련을 통해 은신술에도 뛰어나다. 소리내지 않고 성벽을 기어올라가 적을 암살하거나 귀중한 정보를 빼내는 것이 이들의 주요 임무였다.

 때문에 닌자들은 영화나 소설, 만화 등의 주요 소재로 즐겨 사용돼 왔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닌자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미사일이 발사되고 인터넷 등을 통해 무한한 정보를 빼낼 수 있는 현대전에서 닌자의 중요성은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닌자의 세계는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구전을 통해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힘겹게 이어온 일본 닌자의 세계도 이제 명맥이 끊길 날이 멀지 않았다고 영국 BBC가 23일 보도했다. 물론 아직도 일본 사회에는 닌자의 인술을 익힌 사람들이 존재한다. 현재 일본 닌자 세계의 양대 거두로 인정받고 있는 가와카미 진이치와 하츠미 마사아키는 닌자계의 전설로 여전히 추앙받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양대 닌자 가문인 반 패밀리의 수장 가와카미와 도가쿠레 가문의 대표 하츠미 모두 자신들의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인술을 익힌 제자들은 많지만 가문을 이끌만큼 인술을 마스터한 자는 찾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가와카미는 6살 때부터 인술을 배우기 시작해 12년만인 18살 때 인술의 기초를 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소리내지 않고 걷는 방법이나 몰래 집 안에 숨어드는 방법 등을 배우면서 사부인 이시다 마사조가 자신을 도둑으로 키우려는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 인술을 배우는 사람들은 인술을 동양 무술을 한 부류 정도로 생각하는 듯 하다는 게 가와카미나 하츠미의 불만이다. 이 같은 불만 외에 실제 인술이 쓰일 일이 거의 없다는 것 역시 이들이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기로 한 또다른 이유이다.

 수백년을 이어온 일본 닌자의 멸종이 머지 않은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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