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기자수첩]펑리위안, 차이나 퍼스트레이디 신드롬 몰고올까?

등록 2013.03.25 13:40:05수정 2016.12.28 07:11:5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문예성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남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함께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한 중국의 새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의 모습은 50대 중년 여성으로는 여간해서 소화하기 어려운 허리선이 드러나는 짙은 남색의 롱 코드 차림이었다.

 미 CNN은 이러한 펑리위안의 모습에 "중국에도 마침내 세계에 내놓을 만한 우아한 퍼스트레이디가 등장했다"고 전했다. 그녀의 등장은 소프트파워가 필요한 시진핑 시대에 필연적일 수 있다.

 펑리위안이 '차이나 퍼스트레이디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그녀가 ‘은둔형으로 불렸던’ 중국의 역대 퍼스트레이디들에 대한 거부감을 깨고 사랑받는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다.

 펑리위안까지 7명에 이르는 국가주석 부인 가운데 펑리위안과 장칭(江靑)은 출신, 인기, 혼인 경력 등 부분에서 놀라울 정도로 공통점이 많아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오저뚱(毛澤東의) 부인이자 중국을 혼란에 빠뜨린 문화대혁명의 책임자이기도 한 장칭은 마오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였지만 문화대혁명 실패로 중국을 혼란에 몰아넣었다는 비난을 받은 끝에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녀는 종신형으로 감형됐지만 결국 1991년 자살했다.

 중국 내 혼란을 일으킨 장칭의 어두운 그림자로 이후 중국에서는 퍼스트레이디가 공식 행사에 나오지 않고 내조에만 몰두하는 '은둔형 퍼스트레이디'가 관행처럼 이어졌다.

 장칭과는 달리 우아함과 세련함을 드러내다가 비극적 운명을 맞은 퍼스트레이디도 있다. 바로 류사오치의 부인 왕광메이(王光美). 그녀는 1963년 동남아 4개국 순방 시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 차림으로 우아하고 세련된 모습을 선보여 ‘치파오 외교’란 찬사를 받았다. 미모와 재능을 겸비했던 왕광메이는 그러나 장칭의 강한 시샘을 받아 1967년부터 12년 간 정치범수용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는 등 수모를 당했다.

 펑리위안은 어둡고, 질투심으로 가득 찬 장칭에 비해 스캔들 한번 내지 않은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의 소유자이다. 그녀가 중국을 혼란에 빠뜨려 제2의 장칭이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펑리위안은 왕광메이처럼 미모와 재능이 겸비됐고, 장칭처럼 인기를 얻고 관리하는 법을 알고, 첫 신고식도 괜찮다는 평판을 받았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수 있다. 서방국가 퍼스트레이디와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보다 그를 활달한 성격의 가수 펑리위안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