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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檢, '4대강 입찰담합' 11개 건설사 임원 22명 일괄 기소

등록 2013.09.24 19:02:05수정 2016.12.28 0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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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찬수 인턴기자 =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 하루만에 김윤상 대검찰청 감찰1과장이 법무부의 검사 감찰에 관해 유감을 표하며 동반 사의 의사를 밝히는 등 검사 내부가 술렁이는 가운데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정에 세워긴 검찰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13.09.15.  redchacha1@newsis.com

들러리 입찰·가격조작 등 조직적 담합 시민단체 "봐주기식 수사결과" 비판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3조8000억원 상당의 국가 예산이 투입된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입찰담합을 주도한 건설사 및 고위 임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여환섭)는 24일 4대강 사업 공사입찰에서 경쟁입찰을 저해하고 투찰가를 담합한 혐의(입찰방해 및 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11개 건설사의 전·현직 임원 22명을 기소했다.

 업체별로는 현대건설 4명, 삼성물산 3명, 대우건설·대림산업·GS건설·SK건설·포스코건설·현대산업개발 각 2명, 삼성중공업·금호산업·쌍용건설 각 1명씩 임원 22명과 건설사 11곳 법인이 기소됐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 설모(62) 전 토목환경사업본부장과 손모(61) 전 토목환경사업본부 전무, 삼성물산 천모(58) 국내토목사업부장과 한모(57) 전 개발사업본부 임원, GS건설 박모(58·전 토목사업본부장) 부사장, SK건설 이모(55·전 토목영업본부장) 토목인프라 및 국내영업 부문장 등 6명이 구속 기소됐다.

 반면, 김중겸(63) 전 현대건설 사장과 서종욱(61) 전 대우건설 사장 등 나머지 16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SK건설 등 상위 6개 대형건설사는 2008년 12월 정부가 사업계획을 발표한 직후 지속적인 모임을 통해 2009년 1월~9월 14개 보(洑) 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6개 건설사는 또 2009년 7월부터 2010년 2월까지 낙동강 하구둑 배수문 증설, 영주다목적댐 및 보현산다목적댐 공사에서도 입찰 담합을 실현한 혐의를 사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 6개 건설사는 보(洑) 공사에서 도급순위 등 일정한 기준에 따라 지분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다른 건설사까지 끌어들여 19개 건설사로 구성된 협의체를 결성, 조직적으로 입찰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사간 입찰경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16개 보(洑) 공사에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6개 건설사가 각각 2개씩,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1개씩 수주하는 등  8개 건설사가 14개 공구에서 '나눠먹기' 식으로 낙찰받았다.

 이 과정에서 건설사들은 이른바 '들러리 입찰'과 '가격조작'을 통해 담합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건설사들은 각자 배분받은 공구에서 경쟁없이 낙찰받기 위해 서로 입찰 들러리를 서주거나 중견 건설사를 들러리로 내세웠다.

 예컨대 보(洑) 공사 입찰에 들러리로 응찰한 건설사들은 설계점수와 가격점수를 합산해 낙찰자를 결정하는 턴키방식 입찰에서 고의로 낮은 설계점수를 받기 위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설계도를 제출하거나, 낙찰이 예정된 건설사의 요구대로 투찰가격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담합했다.  

 특히 사전에 약속한 대로 발주처가 입찰에서 탈락한 건설사들에게 지급해 주는 설계보상비에 맞춰 이른바 설계 수준이 낮은 'B설계'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런 식으로 담합 혐의가 확인된 14개 보(洑) 공사에서 지급된 설계보상비의 총액이 293억원에 달한다.

 건설사들은 보(洑) 뿐만 아니라 둑이나 댐 등 다른 4대강 공사에서도 투찰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됐다. 응찰가격의 차이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넘지 않도록 서로 투찰가격을 조율함으로써 입찰에서 경쟁없이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박상훈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박정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4대강 입찰담합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3.09.24.  hyalinee@newsis.com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1998년 서해안고속도로 입찰담합 사건 이후 15년 만에 대형 건설사 임원들을 담합 혐의로 줄줄이 구속하며 관련자들을 모두 재판에 넘겼다.

 다만 최고 결정권자인 경영진에 대해서는 현대건설 김중겸 전 사장과 대우건설 서종욱 전 사장을 기소하는데 그쳤다. 김 전 사장의 경우 담합에 관여한 정도가 크지 않아 전체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고, 서 전 사장은 건강상태 악화로 와병중인 점을 고려해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다른 건설사 대표들은 입찰 담합을 직접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증거나 정황이 부족해 사법처리되지 않았다.  또 설계업체들도 건설사에 용역만 제공한 점을 고려해 가담 정도가 입건할 수준이 아니어서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검찰은 전반적인 입찰 담합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일단락 짓는 대신, 비자금 조성이나 정관계 로비 등 다른 의혹에 대한 보강 수사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미 검찰은 입찰 담합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4대강 설계업체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한반도대운하 TF팀장 출신인 장효석(66)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구속했고, 염모(55) 전 한국수자원공사 4대강사업본부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회삿돈을 횡령해 23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서울시 턴키공사 심의위원 3명에게 뇌물을 제공한 대우건설 옥모(58) 전 토목사업본부장과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 수립에 참여하면서 400억원대 회사자금 횡령 및 회계 분식 혐의가 드러난 김영윤(69) 도화엔지니어링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다른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공사 수주나 편의와 관련된 청탁성 뇌물이 전달된 정황이 포착될 경우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담합 혐의가 확정되는 건설사들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설계보상비 환수 조치를 검토하도록 지방국토관리청이나 수자원공사 등 해당 발주처에 통보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미리 지분율을 정해 놓고 정부의 공사계획이 발표되기 전 계획을 입수하고 담합 의심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면서 입찰 담합 과정을 조직적으로 주도했다"며 "4대강 사업 입찰 담합은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구조화된 담합 관행이 대형 국책사업에 그대로 적용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입찰 담합으로 인한 국가적인 사업 손실이나 피해 규모는 구체적으로 산정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전체적인 담합으로 인한 손해는 추정이 어렵다"며 "담합을 통해 높은 가격에 낙찰됐기 때문에 아마 정상적인 경쟁을 했다면 그 차액이 상당하겠지만 정확히 얼마라고 손실규모를 특정하긴 어렵다"고 했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봐주기식 수사결과'라며 비판했다.

 4대강조사위원회·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사업 비리의 전모를 밝히고 향후 대형국책사업에서의 부패와 비리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기업의 입찰담합 비리가 가능했던 구조와 상황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 확대가 필요하다"며 "특히 정부기관의 책임자와 고위층까지 성역 없이 수사하고 비자금 수사와 관련자 처벌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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