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킨스·모리스·윌슨에 대한 반박, 책 '센스 앤 넌센스'

이를테면 1990년대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밈 이론이 왜 학자들 사이에서는 외면을 받았으며 이후 어떻게 급격히 쇠퇴했는지 설명한다. 또 '현대인은 후기 산업사회를 사는 석기시대인'에 불과하다는 진화심리학자들의 주장은 가장 근본적인 의문, 즉 '현대인은 석기시대의 환경과 조상들의 삶을 알 수 없다'라는 반론에 왜 취약한지 설득력 있게 지적한다.
그렇다고 '센스 앤 넌센스'가 도킨스와 윌슨, 데이비드 버스 같은 학자들의 학문적 성과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연구와 작업이 진화생물학에 숱한 기여를 하고 대중들에게 진화생물학을 전파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들이 인간행동을 진화론적으로 이해하려는 학문적 노력을 대표하는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저돌적으로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상당히 당파적인 경우가 많아 다양한 진화이론에 배타적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런 학문적 배타주의와 학문제국주의가 진화론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다양한 진화이론들, 예를 들면 인간행동생태학, 문화진화론, 유전자-문화 공진화론 등의 학문적 성과에 대해서도 공정하게 다룸으로써 진화생물학자들뿐만 아니라 인류학자, 사회학자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간의 본성과 인간행동을 설명하는 생물학적 노력은 진화론과 함께 20세기에 꽃을 피웠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온갖 오해와 악용 그리고 인문·사회과학과의 극단적 대립을 낳기도 했다. '센스 앤 넌센스'는 바로 이런 오해와 대립을 건설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다.
진화론에 대한 올바른 평가, 그리고 사회과학과 생물학의 극단적 견해 사이에서 중도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이 책은 인간의 본성을 진화론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리가 이기적 유전자에 종속한 생존 기계에 불과하다는 선정적 주장(리처드 도킨스)이나 사회과학은 결국 생물학으로 환원하고 말 것이라는 단정적 예언(에드워드 윌슨)을 넘어 진정 의미있는 방식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양병찬 옮김, 488쪽, 1만9000원,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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