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주 피살 택시기사 차량 이동시간·거리 확인

【전주·익산=뉴시스】김성수 기자 = 의문의 피살을 당한 60대 택시기사의 차량에 설치된 차량운행기록계에서 운행 동선과 일부 시간이 확인된 것을 뉴시스가 단독 취재했다.
애초 경찰은 초기 수사에서 피살된 박모(62)씨가 "일요일이면 택시 영업을 하지 않고 꼭 교회를 나가기 때문에 이날 일반 승객은 태우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라는 가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면식범에 무게를 뒀지만, 박씨는 이날 최소 2명의 승객을 태운 것으로 차량운행기록계에서 나타났다.
차량운행기록계는 택시 안에 요금미터기와 연결된 위성항법장치(GPS) 등을 통해 차량의 이동시간과 거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다.
박씨의 소나타 택시에 설치돼 있던 차량운행기록장치를 수사당국에 확인해 준 관련업체와 통화한 결과, 박씨의 차량은 사건 당일이었던 지난 2일 오전 5시30분께 시동이 걸린 것으로 기록장치에 표시됐다.
시동을 걸고 운행에 나선 박씨의 택시는 출발 9분 뒤인 오전 5시39분 첫 손님을 태우고 미터기를 작동시켰다. 첫 손님은 4.1㎞를 이동해 정확히 10분 뒤인 오전 5시49분에 하차했다.
박씨의 택시는 첫 손님을 내려준 직후 1분뒤인 오전 5시50분에 두번째 손님을 태우고 미터기를 작동시켰다.

그러나 차량운행기록계를 확인해 준 장착업체 기술자에 따르면 6시8분 이후 박씨의 택시의 이동기록이 나타나지 않았음을 밝혔다. 택시의 이동기록이 없다는 것은 차량의 움직임이 없었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자는 "만약 GPS의 고장 및 오작동 등으로 6시8분 이후 기록이 없을 수도 있지만, 운행기록이 없다는 것은 차량이 전혀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이 당초 밝힌 사건 당일 오전 6시30분께 전북 완주군 봉동읍 제네리에서 왕궁 방면으로 오는 길목에서 촬영된 방범용 CCTV에서 박씨의 택시가 촬영된 점에 비춰 GPS가 오작동을 일으켰거나 누군가에 의해 고의적으로 훼손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수사당국은 이에 따라 현재 서울에 있는 차량운행기록계 제조업체에 이를 보내 이동시간과 거리 등을 복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박씨의 택시 차량운행기록계 기록에 근거한다면 박씨는 이날 오전 평소 해오던 새벽운동을 하지 않고 영업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두번째 택시에 탑승한 손님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예상된다. 즉, 박씨는 택시강도에 의해 살해됐을 경우가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대목이다.
한편 박씨는 지난 2일 오전 11시40분께 익산시 왕궁면 동용리 왕궁저수지(함벽정) 앞 수로 입구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한 채 발견됐으며, 박씨의 택시는 같은 날 오후 4시30분께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의 한 고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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