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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뇌와 마음 고치기, 하지현 '정신의학의 탄생'

등록 2016.01.28 11:33:22수정 2016.12.28 16: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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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릴 때 엄마가 배를 쓸어주면 서서히 복통이 가라앉았던 경험을 한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도 배를 쓸어주었을 때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고, 그런 경험이 없던 사람에 비해 더 빨리 좋아질 것이다. 한 번이라도 좋아졌던 경험이 있었다면 이 기억은 오래 지속되어 그와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비슷한 효과가 학습되는 것이다. 약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좋아질지, 언제부터 어떤 식으로 좋아질 것인지 설명을 듣는 것, 즉 일종의 맥락과 의미를 이해하면 플라시보 효과는 더 커진다."(191쪽)  "무엇이 피니어스 게이지의 성격을 바꾸었을까? 성격은 도대체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가?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혈액형에 따른 성격 구분이나 사주·골상에 따른 성격 해석은 타고난 기질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반면 과거의 경험, 특히 어린 시절의 기억이 성인기의 성격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은 양육과 환경의 영향을 강조하는 태도로, 발달이론이나 정신분석이론에서 지지한다. 기질과 양육 논쟁은 지금도 주도권을 주고받으며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게이지의 사례는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바로 전두엽의 역할이다. 전두엽의 손상이 한 사람의 성격을 바꿀 수 있다는 것, 즉 뇌의 변화가 사람의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적 기반이라는 것이다."(16~17쪽)  하지현(49)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정신의학의 탄생'을 냈다. 누적 조회수 440만 회, 댓글 4000건을 돌파하는 등 호응을 받은 네이버캐스트 '정신의학의 결정적 순간'을 엮은 책이다. 연재 내용을 바탕으로 200년 정신의학의 역사적 사실과 과학적 진실을 알기 쉽게 풀어냈다.  정신의학은 인간의 뇌와 마음의 고장을 치료하기 위한 노력에서 비롯됐다. 정신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는 과정에서 제기된 논쟁을 중심으로 6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정신의학의 영역은 어디까지인가'에서는 정신질환부터 심리 검사, 수면, 성 문제 등 현대 정신의학이 포괄하고 있는 영역들을 살펴봤다.  2장 '새로운 질환인가, 문화의 산물인가'에서는 거식증, 사회공포증 등 사회가 급변하면서 부각되는 현상이 과연 치료의 대상인지 변화의 부산물일 뿐인지 논의한다. 3장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조작할 수 있는가'에서는 인간이 타인에 의해 조종당할 수 있는지를 최면, 행동주의 이론, 성 정체성 등의 관점에서 살펴보며, 4장 '저주받은 것인가, 고장 난 것인가'에서는 사회에서 격리시켰던 정신질환자들을 의학의 영역에서 치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의사 크레펠린, 피넬, 프로이트 등의 시도를 분석했다.  5장 '정신분석은 여전히 유효한가'에서는 무의식의 발견을 통해 정신 치료의 새 장을 열었던 정신분석학과 전기충격이나 약물 치료를 통해 뇌의 기능 이상으로 접근한 생물학적 치료와의 대립, 6장 '인간의 정신 능력은 성장하는가'에서는 과학의 발전과 인권 의식의 성장 등이 정신의학에 미친 지대한 공헌을 돌아본다.  수많은 오해와 편견에 투쟁한 의학자들의 치열한 연구들이 담겨있다. 15년 동안 환자들의 뇌 조직 슬라이드를 정리해 치매의 존재를 밝힌 알츠하이머, 어린 앨버트 실험으로 양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왓슨, 프로이트에게 반기를 든 제자 아들러와 융의 연구로 확장된 정신분석학, 남성을 인위적으로 여성으로 키우고자 했던 급진적인 시도, 정신분석에서 증명하기 어려웠던 무의식을 최신의 과학기술로 증명하려는 노력 등 역동적으로 발전해온 정신의학의 흥미로운 이면을 그려냈다.  "왜 식이장애가 현대사회에 만연하게 된 것일까? 1940년대 이후 서구사회의 '날씬함에 대한 추구'가 폭식증과 거식증이 정신질환으로 자리 잡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날씬함은 독립성, 자율성, 절제의 상징처럼 인식되었고, 미디어에서 보이는 모델이나 스타는 비정상적인 날씬함을 유지하면서 청소년과 젊은 여성은 그들을 따라 하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된다. 완벽한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위해 지난하게 투쟁하며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왜곡하고, 살찌는 것에 대한 병적인 공포심이 생긴다. 그래서 항상 먹는 것을 생각하는 과민한 상태에서 지나치게 굶고 억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억제를 감당하지 못하고 폭식의 방아쇠가 당겨진다. 그 폭식을 감당하지 못하기에 먹은 음식을 게워내고 그에 대한 죄의식이 악순환을 이루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다."(83쪽)  "심리적 치료나 휴식 이외에는 검증된 치료법이 없었던 정신의학계는 1960년이 되어서야 항정신병 약물, 항조증 치료제(기분안정제), 항우울제라는 세 가지 무기를 갖게 되었다. 또한 과거에는 정신질환 증상에 만병통치약처럼 오직 한 가지 약만 시도했지만, 이 때부터 특정한 증상이나 진단에는 특정한 약이 맞는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기 시작했다. 뇌에서 증상을 만들어내는 기전이 다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변화를 주는 물질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324쪽)  저자는 "'병리를 보면 생리를 더 잘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어디가 문제인지를 보면 어떤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인지 비로소 깨닫게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신의학이란 기본적으로 마음의 병을 고치는 학문이다. 마음의 병리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로 섭렵하고 역사적 흐름을 관찰하고 나면, 이제 어떤 마음이 평온하고 건강한 것인지, 어떤 세상이 안전하고 이상적인 사회인지 나름의 그려질 것이라 믿는다. 이 책에 소개된 정신의학의 결정적 순간들이 삶과 앎이란 보편적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하고 생각할 거리를 준다는 점에서, 정신의학에 관련된 사람뿐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사회에 관심을 갖는 모든 사람에게 역사를 통한 통찰의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428쪽, 1만9800원, 해냄  snow@newsis.com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릴 때 엄마가 배를 쓸어주면 서서히 복통이 가라앉았던 경험을 한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도 배를 쓸어주었을 때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고, 그런 경험이 없던 사람에 비해 더 빨리 좋아질 것이다. 한 번이라도 좋아졌던 경험이 있었다면 이 기억은 오래 지속되어 그와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비슷한 효과가 학습되는 것이다. 약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좋아질지, 언제부터 어떤 식으로 좋아질 것인지 설명을 듣는 것, 즉 일종의 맥락과 의미를 이해하면 플라시보 효과는 더 커진다."(191쪽)  

 "무엇이 피니어스 게이지의 성격을 바꾸었을까? 성격은 도대체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가?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혈액형에 따른 성격 구분이나 사주·골상에 따른 성격 해석은 타고난 기질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반면 과거의 경험, 특히 어린 시절의 기억이 성인기의 성격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은 양육과 환경의 영향을 강조하는 태도로, 발달이론이나 정신분석이론에서 지지한다. 기질과 양육 논쟁은 지금도 주도권을 주고받으며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게이지의 사례는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바로 전두엽의 역할이다. 전두엽의 손상이 한 사람의 성격을 바꿀 수 있다는 것, 즉 뇌의 변화가 사람의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적 기반이라는 것이다."(16~17쪽)

 하지현(49)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정신의학의 탄생'을 냈다. 누적 조회수 440만 회, 댓글 4000건을 돌파하는 등 호응을 받은 네이버캐스트 '정신의학의 결정적 순간'을 엮은 책이다. 연재 내용을 바탕으로 200년 정신의학의 역사적 사실과 과학적 진실을 알기 쉽게 풀어냈다.

 정신의학은 인간의 뇌와 마음의 고장을 치료하기 위한 노력에서 비롯됐다. 정신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는 과정에서 제기된 논쟁을 중심으로 6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정신의학의 영역은 어디까지인가'에서는 정신질환부터 심리 검사, 수면, 성 문제 등 현대 정신의학이 포괄하고 있는 영역들을 살펴봤다.

 2장 '새로운 질환인가, 문화의 산물인가'에서는 거식증, 사회공포증 등 사회가 급변하면서 부각되는 현상이 과연 치료의 대상인지 변화의 부산물일 뿐인지 논의한다. 3장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조작할 수 있는가'에서는 인간이 타인에 의해 조종당할 수 있는지를 최면, 행동주의 이론, 성 정체성 등의 관점에서 살펴보며, 4장 '저주받은 것인가, 고장 난 것인가'에서는 사회에서 격리시켰던 정신질환자들을 의학의 영역에서 치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의사 크레펠린, 피넬, 프로이트 등의 시도를 분석했다.

 5장 '정신분석은 여전히 유효한가'에서는 무의식의 발견을 통해 정신 치료의 새 장을 열었던 정신분석학과 전기충격이나 약물 치료를 통해 뇌의 기능 이상으로 접근한 생물학적 치료와의 대립, 6장 '인간의 정신 능력은 성장하는가'에서는 과학의 발전과 인권 의식의 성장 등이 정신의학에 미친 지대한 공헌을 돌아본다.

 수많은 오해와 편견에 투쟁한 의학자들의 치열한 연구들이 담겨있다. 15년 동안 환자들의 뇌 조직 슬라이드를 정리해 치매의 존재를 밝힌 알츠하이머, 어린 앨버트 실험으로 양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왓슨, 프로이트에게 반기를 든 제자 아들러와 융의 연구로 확장된 정신분석학, 남성을 인위적으로 여성으로 키우고자 했던 급진적인 시도, 정신분석에서 증명하기 어려웠던 무의식을 최신의 과학기술로 증명하려는 노력 등 역동적으로 발전해온 정신의학의 흥미로운 이면을 그려냈다.

 "왜 식이장애가 현대사회에 만연하게 된 것일까? 1940년대 이후 서구사회의 '날씬함에 대한 추구'가 폭식증과 거식증이 정신질환으로 자리 잡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날씬함은 독립성, 자율성, 절제의 상징처럼 인식되었고, 미디어에서 보이는 모델이나 스타는 비정상적인 날씬함을 유지하면서 청소년과 젊은 여성은 그들을 따라 하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된다. 완벽한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위해 지난하게 투쟁하며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왜곡하고, 살찌는 것에 대한 병적인 공포심이 생긴다. 그래서 항상 먹는 것을 생각하는 과민한 상태에서 지나치게 굶고 억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억제를 감당하지 못하고 폭식의 방아쇠가 당겨진다. 그 폭식을 감당하지 못하기에 먹은 음식을 게워내고 그에 대한 죄의식이 악순환을 이루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다."(83쪽)

 "심리적 치료나 휴식 이외에는 검증된 치료법이 없었던 정신의학계는 1960년이 되어서야 항정신병 약물, 항조증 치료제(기분안정제), 항우울제라는 세 가지 무기를 갖게 되었다. 또한 과거에는 정신질환 증상에 만병통치약처럼 오직 한 가지 약만 시도했지만, 이 때부터 특정한 증상이나 진단에는 특정한 약이 맞는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기 시작했다. 뇌에서 증상을 만들어내는 기전이 다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변화를 주는 물질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324쪽)

 저자는 "'병리를 보면 생리를 더 잘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어디가 문제인지를 보면 어떤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인지 비로소 깨닫게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신의학이란 기본적으로 마음의 병을 고치는 학문이다. 마음의 병리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로 섭렵하고 역사적 흐름을 관찰하고 나면, 이제 어떤 마음이 평온하고 건강한 것인지, 어떤 세상이 안전하고 이상적인 사회인지 나름의 그려질 것이라 믿는다. 이 책에 소개된 정신의학의 결정적 순간들이 삶과 앎이란 보편적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하고 생각할 거리를 준다는 점에서, 정신의학에 관련된 사람뿐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사회에 관심을 갖는 모든 사람에게 역사를 통한 통찰의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428쪽, 1만9800원,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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