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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정의 포토에세이]예술과 노동의 공존, 서울 문래동 철강거리 이야기

등록 2016.10.10 06:50:00수정 2016.12.28 17: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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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서울 문래동 철강거리 철공소. 초상권 주의 안내판이 붙어 있다. 2016.10.0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서울 문래동 철강거리 철공소. 초상권 주의 안내판이 붙어 있다. 2016.10.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검은 바탕에 색색의 색종이를 붙인 듯 동그라미, 네모, 세모들이 자태를 뽐냅니다. 엄마·아빠 동그라미는 아기 동그라미를 품고 있습니다.

 철재상들이 판매하려고 진열해둔 다양한 색깔의 파이프들과 특수강(환봉) 입니다.

 바로 옆에는 재미있는 금속 창작물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콤프레샤로 만든 기린, 빨간 산타 모자를 쓴 고철 로봇, 시계 부속품으로 만든 중절모 신사, 거대한 망치 조형물….

 낡은 건물 외벽의 벽화는 거리를 갤러리로 만듭니다.

 이곳은 문래동 예술창작촌을 품고 있는 문래동 철강거리입니다. 미국 뉴욕에 소호, 중국 베이징에 다산쯔 798예술구가 있다면 한국 서울에는 문래동 예술창작촌이 있습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서울 문래동 철강거리의 작품들. 2016.10.0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서울 문래동 철강거리의 작품들.  2016.10.07.  [email protected]

 문래동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방적 공장이 들어서며 '유실동(실이 있는 동네)' '사옥정(실을 뽑는 마을)' 등으로 불리다 1946년 '사옥동'이 됐습니다. 이후 방적기계 '물레'의 발음을 살려 1952년 '문래동'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문래동 일대는 60년대 말, 건설업 붐으로 철재 수요가 늘며 철강단지로 조성됐습니다.     

 70~80년대 전성기를 누리던 철강산업은 90년대 이후 IMF 등으로 인해 쇠퇴합니다. 많은 철강공장이 수도권으로 옮겨갔죠.

 철재상들이 있는 문래동 54번지, 금속 가공 소공장들이 자리한 58번지 등에서 유통 사무실 등으로 이용되던 철재상가 2, 3층이 점차 비어갔는데요 2002년 전후로 이 빈 공간에 예술인들이 하나둘씩 입주합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서울 문래동 철강거리의 벽화(위), 안경공방의 간판(가운데 왼쪽), 예술이 녹아든 표지판(가운데 오른쪽), 철공소 거리(맨 아래). 2016.10.0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서울 문래동 철강거리의 벽화(위), 안경공방의 간판(가운데 왼쪽), 예술이 녹아든 표지판(가운데 오른쪽), 철공소 거리(맨 아래). 2016.10.07.  [email protected]

 현재는 철공소과 공방이 함께 있는 문래 예술촌이 되었습니다.

 철공소 직원들과 예술인들은 공존을 위해 특별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함께 술잔을 기울이기도 하고요 협업 전시를 하기도 합니다.

 철강거리가 예술촌으로 조성되면서 입소문을 타고 이곳을 사진으로 담으려는 사진가와 관광객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 중 일부가 철공소까지 사진으로 담아 일하시는 분들에게 불편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얼굴이 노출돼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들 때문입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서울 문래동 철강거리 벽화(위 왼쪽), 망치모양의 간판(왼쪽 아래), 철재상의 특수강(오른쪽 위), 파이프(아래). 2016.10.0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서울 문래동 철강거리 벽화(위 왼쪽),  망치모양의 간판(왼쪽 아래), 철재상의 특수강(오른쪽 위), 파이프(아래). 2016.10.07.  [email protected]

 그래서 철공소 벽면에는 일하시는 분들의 초상권을 주의해 달라는 문구까지 나붙었습니다. 예술촌을 찾아 사진을 찍거나 관광하는 것은 주말을 이용해줬으면 한다는 부탁도 하십니다.

 그런 과정에서 예술인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예술과 노동이 공존하기 위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합니다.  2016.10.0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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