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현행 병적증명서의 정신병력 노출은 차별"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입사원서 등에 쓰이는 현행 병적증명서에 정신병력 등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기재되는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13일 병무청장에게 일률적인 전부증명방식의 현행 병적증명서 발급제도를 선택적인 일부증명방식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강모씨와 최모씨는 정신질환을 사유로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아 교육훈련 소집이 면제된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해 군번, 병과, 계급이 없다.
대한민국 내 모든 기업의 채용과정에서 군번, 병과, 계급 등 병역사항을 채용서류에 기재하고 관련 증빙서류(주민등록초본, 병적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고도 군번, 병과, 계급이 없어 입사원서 제출만으로 의도치 않게 본인들의 과거 정신질환의 유무를 밝히게 된다"며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신 질환의 개선·완치여부와 무관하게 병력이 회사 측에 밝혀지게 돼 병력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병무청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자가 교육소집 제외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질병 귀가자와 기타 사유의 교육소집제외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교육소집 제외자가 정신질환을 사유로 제외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병역법은 병역의무 이행과 관련해 '임용·채용 및 승진'의 과정에서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인터넷으로 입사지원서 제출시 군번 등을 입력하게 해 교육소집 제외자가 입사원서를 제출할 수 없는 일부 현실에 대해서는 인력채용정책을 주관하는 기관에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최근 3년간 전체 교육소집 면제자 중,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으로 교육소집 면제된 사람이 평균 80%에 이른다"며 "국가기관이 발급하는 제증명상의 정보가 법률 등 다른 정보와 결합해서 과거 병력 유무를 추측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개인정보의 유출에 대한 가능성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채용과정에서 지원자들의 직무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세부적인 병역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관행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과도한 정보수집"이라며 "특히 현재 채용 관행상 병적증명서를 필수적으로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정신과적 질환에 대한 국내인식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병력을 이유로 한 차별의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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