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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억대 뒷돈' 김수천 부장판사, 항소심 징역 5년

등록 2017.07.06 10:58:00수정 2017.07.06 11: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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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억대 뒷돈' 김수천 부장판사, 항소심 징역 5년

법원, 뇌물죄 아닌 알선수재죄만 인정
"사법 사상 유례가 없는 범행" 꾸짖어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정운호(52·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수천(58·사법연수원 17기) 부장판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일부 혐의를 무죄로 보면서도 "수많은 법관의 긍지와 자존심, 명예를 깨 버렸다"라며 김 부장판사를 꾸짖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는 6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등 혐의로 기소된 김 부장판사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2600여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김 부장판사의 혐의 중 알선수재 혐의가 뇌물죄로도 인정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여자의 진술이 믿기 어려운 점, 향후 일어날 일에 대해 미리 뇌물을 공여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점 등이 근거가 됐다.

 다만 재판부는 "알선수재 혐의로만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 위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중대하다"라며 "김 부장판사에게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엄하게 묻지 않을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법관이 재판과 관련해 금품을 받는다는 것은 다른 법관의 재판이든, 본인의 재판이든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라며 "보통의 법관이라면 감히 상상조차 못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렴, 공정은 법관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이자, 제일 소중한 가치"라며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마음이 흐리고, 처신이 깨끗하지 못하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초대 대법관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이 '부정을 범하는 것보다 굶어 죽는 것이 더 영광이다'라고 말한 것을 거론하며 "법관이 소중히 지켜온 가치를 김 부장판사가 깨버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법 사상 유례가 없는 김 부장판사의 범행은 알선수재죄에서 정한 법정형 중 최고형을 선택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2014년부터 2015년 사이 정 전 대표로부터 재판 청탁 명목 등으로 1억60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수사 과정에서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로부터 네이처리퍼블릭의 '수딩 젤' 가짜 화장품 제조·유통 사범을 엄중히 처벌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0만원 상당의 SUV 차량 레인지로버 등을 무상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5년 10~12월 정 전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 재판부에 대한 청탁 등 명목으로 정 전 대표 측근인 성형외과 의사 이모(53)씨로부터 1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1심은 "법관으로서의 사명에 따라 공정하고 청렴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직분을 망각하고 범행을 저질렀고 동료 법관들과 법원 조직 전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며 징역 7년에 벌금 2억원, 추징금 1억3100여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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