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20년 GDP 2.4배 늘었지만 고용률은 제자리

전윤구 교수 "노동법 재구조화 작업 검토해야…보호수준 다층화 필요"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발생한지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경제는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노동시장은 양극화가 확대되고 청년·취약층 일자리문제가 심화되는 등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한국노동경제학회와 한국노동법학회,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는 최근 공동으로 '외환위기 이후 20년, 노동의 현실과 평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우리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마련을 모색했다.
1일 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716조원에서 2017년에는 1730조원으로 2.42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이 기간 고용 증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997년 60.9%였던 고용률(생산활동 가능 인구 중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여년이 지난 2017년에도 60.8%로 겨우 외환위기 직전의 수준을 회복하는데 그쳤다.
고용률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 도달하지 못함에 따라 취업자 규모도 2017년 2672만5000명으로 1997년 2121만4000명에 비해 26%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청년실업자(43만5000명)와 실업률(9.8%)의 경우 최근에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을 찍었다. 비정규직 근로자 숫자는 650만명을 넘어섰다.
중위임금의 3분의2도 받지 못하는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23.5%에 달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미국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한 한국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국가중 멕시코의 뒤를 이어 두번째로 근로시간이 길다.
이원덕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외환위기 이후 20년이 지나 경제 규모는 성장했지만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노동시장이 양극화되고 빈곤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사회 통합과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족쇄 역할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년간 우리사회가 파생시킨 각종 시스템 실패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외환위기 이후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노동과 분배의 가치보다는 성장을 우선시 한 결과 양극화 확대, 청년일자리 문제 심화 등 노동시장은 경제대국인 우리나라에 걸맞지 않은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이런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청년 일자리 대책,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장 단축,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다만 우리는 또 다른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4차산업혁명과 저출산·고령화 같은 미래 변화에 대한 대응도 시급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학교(코리아텍) 교수는 우리 노동시장 환경이 20년 동안 나아지지 못한데 대해 기득권의 이기주의, 사회적 대화와 협력의 실종, 불균형 성장, 정책프레임의 한계,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수출과 제조업,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장이 이뤄졌다. 문제는 생산기지의 해외이전과 글로벌 아웃소싱, 자본집약적 자동화로 인해 성장이 내수확대와 고용창출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고용정책이 정부재정을 통한 사업에 집중돼 있었다는 점이다. 단기적인 정책에 정책역량이 집중됨에 따라 정책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금 교수는 "경직적 노동시장의 해소하기 위해 정규직의 고용보호를 완화하고 비정규직의 근로조건을 개선을 통해 근로자간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며 "다만 노동시장의 유연화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노동시장의 공정성이 전제되고 사회보험과 같은 안전망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적으로 단기적 정책은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적어도 3~5년 동안은 꾸준하게 구조개혁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해야만 작은 결실이라도 거둘수 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다양한 형태의 근로자가 생겨난 만큼 일률적인 노동보호법 대신 근로자를 다층적으로 나눠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윤구 경기대 교수는 "4차산업혁명시대 도래로 더 다양화되고 있는 고용형태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라며 "특히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확대는 노동공급의 역사적 발전과 변화에 따른 피할 수 없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환경 변화에 따라 노동법의 재구조화 작업이 장기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며 "일하는 권리를 누려야 할 모든 노동대중을 포괄하는 노동보호체계를 갖추되 내부의 사회경제적 처지에 따라 보호수준을 다층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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