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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구속 기각 사유 혼선…검찰 "실제 영장 기재와 달라"

등록 2018.07.05 17: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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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검찰과 기자단에 각기 다른 기각 사유 전달

"법률가, 단어 하나 표현 아주 조심하는데…실수?"

허경호 부장판사 주요 영장 기각 이력에 의구심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강원랜드 채용 부정청탁으로 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와 관련해 구속영장이 기각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위치한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07.0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강원랜드 채용 부정청탁으로 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와 관련해 구속영장이 기각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위치한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07.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강원랜드에 지인 등의 채용을 청탁한 혐의를 받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5일 기각됐다. 이를 둘러싸고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검찰과 기자단 측에 미묘하게 다르게 해석되는 기각 사유를 전달해 검찰이 기각사유가 적힌 원본을 공개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권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0시20분께 공보관을 통해 기자들에게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법리상 의문점이 있고,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주거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후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의 황의수 부단장(부산지검 서부지청장)은 "실제 영장 표지엔 '피의자와 관련자들의 지위, 각 진술 내용 및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에 비춰 볼 때 업무방해죄 등의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라고 기재됐다"며 "영장 표지에 기재된 기각 사유를 그대로 표현해서 보도해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검찰이 공개한 권성동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영장 기각 사유.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도장이 찍혀있다.

【서울=뉴시스】검찰이 공개한 권성동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영장 기각 사유.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도장이 찍혀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허 부장판사의 도장이 찍힌 영장 표지 사진을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검찰이 영장 원본 표지를 공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이 이처럼 사실상의 반발에 나선 것은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적인 구속 사유는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다. 이에 따라 언론이 보도하는 주요 사건의 영장 기각 사유는 대개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로 공개된다.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법리상 의문이 있다'는 표현은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고 사실상 무죄에 가깝다는 취지로 읽힐 수 있다.

 황 부단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검찰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니만큼 면밀하게 기록을 다시 검토하겠다"며 "영장에 기재된 대로 정확하게 보도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일선 검사는 "법률가들은 통상적으로 단어 하나의 표현에도 굉장히 조심한다. '법리상 의문'과 '다툼의 여지'는 전혀 다른 표현"이라며 "(과연) 실수인가 (싶다)"고 지적했다.

 여론의 관심이 쏠린 주요 범죄 혐의 인사들 영장을 잇따라 기각해온 허 부장판사에 대한 의구심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허 부장판사가 최근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인물은 한진 일가의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안태근(사법연수원 20기) 전 검사장,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김 전 장관의 영장 기각 당시 검찰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중앙지법은 허 부장판사가 기각 사유를 공보관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표현을 축약하면서 생긴 해프닝이라는 입장이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에 따르면 권 의원은 지난 2013년 11월 자신의 옛 인턴 비서를 포함해 10여명을 강원랜드에 취업시키기 위해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에게 인사 청탁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권 의원이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토록 인사에 개입한 시점은 2012년 11∼12월과 2013년 3∼4월 무렵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사 청탁 대상으로는 의원실 직원과 지인, 지지자 자녀 등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권 의원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이 출범하자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지역구 사무실 압수수색 당시 서류를 파쇄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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