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국민연금의 기업경영 개입 중요…연금 사회주의 비판은 이율배반"
전경련 '기업과 혁신생태계' 특별대담서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 방안 공유
장하준 "투기성 외국자본 유입되며 韓 설비투자 급감하고 경제성장률 후퇴"
보유기간 길수록 의결권 더 주고, 최첨단산업은 정책적 보호해야

진보 성향 경제학자인 그는 우리 경제의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대기업 경영에서 단기주주의 입김을 줄이는 장치 마련과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을 거론했다.
장 교수는 이날 전경련이 주최한 '기업과 혁신생태계' 특별대담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인 혁신성장을 위한 생태계 조성 방안을 공유했다.
그는 우리 경제를 '유망산업은 선진국의 장벽을 뚫지 못하고, 주력 산업은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진단했다.
장 교수는 "선진국들이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제약, 기계, 부품, 소재 산업 등에는 우리 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며 "반도체 생산은 세계 1위이나 반도체를 만드는 기계는 아직도 일본, 독일에서 수입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조선, 철강 등은 이미 중국에게 크게 잠식당했고 반도체 역시 중국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어 한국의 우위가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제성장률 후퇴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장 교수는 "한국은 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1인당 국민소득 기준 경제성장률이 6%가 넘었으나 외환위기 이후 2∼3%대로 떨어졌다"며 "주된 이유는 외환위기 이전 14∼16% 수준이던 국민소득 대비 설비투자의 비율이 7∼8% 수준으로 '반토막' 났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설비투자 급감의 배경을 외환위기 이후 대거 유입된 외국자본, 특히 외국인 주주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이 개방되면서 단기이익을 추구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입김이 세어졌고, 이들이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하면서 대기업의 장기투자가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또 "기업구조 개선 정책이 영미식 주주자본주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니 복잡한 소유구조를 가진 한국 대기업들은 단기 주주들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대기업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고 외국 투기자본 등 단기주주의 입김을 막기 위해서는 장기주주에게 가중의결권을 주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1년 이하 보유주식 1주에는 1표, 2년 보유는 1주에 2표, 3년 이하는 5표, 5년 이하는 10표 등 보유기간에 따라 의결권에 차등을 두자는 주장이다.
이에 더해 자본 이득세를 크게 감면해주는 제도 등을 도입해 장기주식 보유를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투자 촉진 차원에서 국민연금의 기업경영 개입, 기업 이사회 내 노동자·지역사회 대표 등의 참여도 필요하다고 힘주었다.
장 교수는 "국민연금 등 공공성을 가진 대규모 투자자들이 국민경제적 입장에서 주요기업의 경영에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연금 사회주의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율배반적"이라며 "똑 같이 돈을 가지고 주주권 행사하는데 노동자가 하면 사회주의고 자본가가 하면 자본주의인가"라고 반문했다.
산업정책 분야에서는 "대부분의 선진국은 안하는 척 하면서 연구개발 지원, 장기금융 지원 등과 같은 산업육성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유치산업'인 최첨단 산업은 관세, 보조금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도 1980년대까지 대규모 국방연구 지원을 실시했고 이에 기반한 컴퓨터, 인터넷, 반도체, 위성항법시스템(GPS) 등과 같은 기술들이 없었으면 실리콘밸리의 등장은 불가능했을 것이란 진단이다.
재계에서 도입을 주장하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장치인 포이즌필(적대적 M&A가 발생했을 때 기존 주주들에게 회사 신주를 싸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과 황금주(소수 지분으로 회사 주요 결정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주식) 등에 대해서는 "결국 영미식 주주자본주의 논리에 기반해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방어 장치가 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