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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과징금 세지나…용역보고서 "재량권 강화" 주장

등록 2019.04.26 14: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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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용역 발주로 만들어진 한국법제연 보고서

"재량권 줄이면서 과징금 산정에 소극적…가중·감경기준 늘리고 제재성격 강화해야"

"기업 입장서 충분히 예측가능해 문제…법어겨 얻는 이익 더 크면 계속 위반"

공정위 과징금 세지나…용역보고서 "재량권 강화" 주장


【세종=뉴시스】위용성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에 물리는 과징금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공정위의 재량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등의 지적으로 재량권이 축소되면서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게 됐고 결과적으론 '타당한 수준'의 과징금을 물리기가 어려워졌다는 논리다.

해당 주장을 담은 보고서는 공정위가 발주한 연구용역으로 이뤄졌다. 때문에 공정위가 향후 이와 유사한 방향으로 실제 제도개선을 추진할거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정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한국법제연구원은 최근 '경쟁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과징금 제도의 비교법적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공정위 과징금 고시는 국회, 감사원 등의 잇따른 지적으로 점차 재량권이 축소되는 방향으로 개정돼 왔다"며 "마지막 부과과징금 결정 단계에서 재무상태 등을 이유로 기업에 대해 대폭적인 감경을 해주는 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게 돼 큰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적혀있다. 또 "향후 공정거래법상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과징금의 제재적 성격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도 돼 있다.

현행 공정위 과징금은 법에서 규정한 위반행위 유형별 부과기준에 따라 산정된다. 위반행위를 저질렀다면 해당 위반행위가 발생한 기간에 낸 매출액에 일정 비율을 곱해 산출하는 방식이다. 부당하게 낸 매출액을 정확하기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정액과징금을 매긴다.

이렇게 산정된 과징금에 위반행위의 기간이나 횟수, 기타 다양한 사유를 반영해 액수를 깎거나 보탠다. 하지만 대부분 깎는 게 일반적인 경우다. 이렇게 해도 실제 법원 행정소송에선 과징금의 산정 과정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패소하는 사례도 적잖다.

보고서는 그 원인으로 현행 과징금 고시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과징금 가중·감경 사유가 계속 축소돼 온 탓에 기업 입장에선 과징금 수준을 충분히 계산할 수 있게 됐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위반행위를 억제하는 유인이 크지 않다고도 주장한다. 위반행위를 하면서 얻는 수익이 적발돼 부과되는 과징금보다 크다면 계속해서 위반행위를 할 수 있다는 논리다.

보고서는 공정위 재량권을 높여 가중·감경 사유를 늘리거나 가중·감경 사유별 비중을 명시하지 않는 방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보고서는 "경쟁당국의 재량권을 높임으로써 기업들에게는 예측가능성을 낮추고 이로 인해 기업들로 하여금 위반행위의 비용과 편익을 계산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위반행위의 억제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재량권이 없는 경쟁당국의 사례로 일본을 들면서 "오히려 과소규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밝혔다. 반면 유럽연합(EU), 미국, 영국, 독일 등을 경쟁당국의 재량권이 확보된 사례로 들면서 "세계적인 추세"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재량권 남용을 막기 위해 과징금의 부과방법 자체를 경직화시키는 것은 개별사건의 구체적 특성을 무시하는 과징금의 산정을 초래하거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정상적 과징금의 감액이라는 왜곡된 결과를 초래하게 돼 바람직하지 않다"고 썼다.

또 보고서는 과징금의 제재적 성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제재적 성격을 강화한다면 공정위 과징금이 단순히 법 위반을 통해 얻은 이득을 환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커질 수 있다. '벌을 준다'는 의미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한편 기업 규모에 따라 과징금 부과기준율도 달리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번 보고서에 담겼다. 같은 법 위반을 해도 대기업은 많이 매기고 중소기업은 그보단 적게 매기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향후 용역 보고서 내용에 대해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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