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사고·불법이민 680명 체포…"美의 끔찍한 한 주"
총기 난사와 이민자 가족 분리 비난
"사람들이 폭력 사태에 안절부절"
【엘패소=AP/뉴시스】엘패소 총격 사건으로 자매를 잃은 레타 잠로우스키가 4일(현지시간) 엘패소 대학병원에서 언론과 인터뷰하는 아버지 옆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2019.08.09.
이날 CNN은 '미국에 얼마나 끔찍한 한 주인가'(What a horrible week for America)란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미국은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 31명이 사망한 충격으로 시카고에서 발생한 극단적인 폭력 사태에는 제대로 신경도 쓰지 못했다. 총기 규제와 인총차별에 대해 생산적이지 않은 대화를 나누며 정부는 불법 이민자를 불시 단속했다. 개학 첫날을 맞은 이민자의 자녀들은 주차장에서 울었다"고 운을 뗐다.
3일 패트릭 크루시어스(21)가 엘패소 소재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22명을 살해한 데 이어 4일 새벽에는 코너 베츠가 데이턴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9명을 죽였다. 시카고에서도 총격 사건으로 총 7명이 숨졌지만 앞선 2건의 총기 사건에 묻혀 제대로 언론의 주목을 받지도 못했다.
총기 난사 사건의 충격으로 미국인들은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다. 6일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자 많은 시민이 이를 총격 소리로 오해하고 대피해 혼란이 일었다.
CNN은 "사람들이 폭력 사태에 안절부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턴=AP/뉴시스】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4일 총기 참사가 발생한 미 오하이오주 데이턴에 도착해 라이트 패터슨 공군기지에 내리고 있다. 2019.08.09.
엘패소 총격 용의자 크루시어스는 범행 전 온라인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이번 범행은) 히스패닉의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며 "히스패닉이 내가 사랑하는 텍사스 지역과 주정부를 장악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엘패소는 주민의 80%가 히스패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와 다름없이 심기를 거스른 정적들을 트위터로 비난했다. 그는 7일 데이턴에 들렀다가 엘패소로 가기 전 "졸린 조 바이든이 연설하는 걸 본다. 너무 지루하다'고 비꼬았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같은 날 아이오와주 벌링턴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극우·백인 우월주의자의 테러 위협을 부추겼다고 비판하자 반격한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20년 대선 유력 주자로 꼽힌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벌인 미시시피주 모튼 내 식품공장 급습 작전으로 이민 노동자 680명이 체포된 데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CNN에 따르면 이번 단속으로 가족과 헤어지게 된 한 어린아이는 방과 후 어둠 속에서 몇 시간을 보내면서 "아빠가 필요하다. 아빠는 범죄자가 아니다"라며 울먹였다.
CNN은 "몇 달 동안 이 체포 작전을 계획한 당국은 이게 그들의 성과라고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부터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본인 소유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여름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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