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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언니들 통쾌한 댄스 배틀…'스트릿 우먼 파이터' 들썩

등록 2021.08.26 0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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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스트릿 우먼 파이터'. 2021.08.26. (사진 = 엠넷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스트릿 우먼 파이터'. 2021.08.26. (사진 = 엠넷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진짜 죽이는 거에서, 더 죽이는 거 해야죠!"(코카N버터 제트썬)

여성 아티스트들이 이렇게 자신의 예술적 욕망과 끼를 거침 없이 드러낸 TV 프로그램은 얼마만인가.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가 지난 24일 첫 방송부터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트와이스·있지(ITZY) 등 핫한 걸그룹 안무가 리정이 속한 'YGX', 청하의 안무팀 가비가 속한 '라치카', 카이의 댄서이자 화려한 외모로 팬덤을 보유한 노제가 리더로 있는 '웨이비', 박재범 안무가로 알려진 허니제이가 이끄는 '홀리뱅', 미국 댄스 경연 프로그램 '월드 오브 댄스(World Of Dance)' 시즌3에서 제니퍼 로페즈의 극찬을 아이키의 '훅', 구독자 242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원밀리언 댄서 효진초이의 '원트', 걸스 힙합 댄서의 자존심인 리헤이의 '코카N버터', 댄서들의 춤선생님 모니카와 레전드 왁커 립제이의 '프라우드먼'….

방송 전부터 47명 참가자의 화려한 면면으로 주목 받았던 이 프로그램은 포장을 벗은 뒤 그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대결장 이름부터 '파이트 클럽'이다. 한팀 씩 대결장으로 입장할 때, 다른 팀들이 그 팀을 평가한 영상이 상영됐다. "똑같은 걸 반복할 거 같다" "영(Young)하지 못하다" 등 적나라한 평가가 이어진다. 박한 평가를 받은 일부 참가자들의 입에선 욕이 쏟아져나오고 그 입은 모자이크 처리된다.

[서울=뉴시스] '스트릿 우먼 파이터'. 2021.08.26. (사진 = 엠넷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스트릿 우먼 파이터'. 2021.08.26. (사진 = 엠넷 제공) [email protected]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서 101' 출신 워너원의 강다니엘이 MC를 맡았는데, 그가 '사자우리에 들어왔다'는 수식이 붙을 정도로 경연장 내 분위기가 살벌하다. 

이날 첫 번째 대결 타이틀은 '노 리스펙트(NO RESPECT)'. 경의가 없으니, 즉 약자 지목 배틀이다. 한 참가자가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약자를 지목, 대결을 벌이는 포맷이다.

하지만 이런 형식이 '존중 없음'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라치카의 피넛은 프라우드먼의 '왁킹 여제' 립제이를 지목한다. 그녀는 앞서 립제이와 여러 번 대결했으나,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결국 이날도 재대결 끝에 패배했다. 하지만 같은 무대에서 마치 합을 맞춘 듯한 동작으로 대결을 한 순간 만큼은 두 사람이 동등했다. 쌓인 애증은 지고, 연대의 장은 꽃 피운다.

라치카의 가비가 훅의 아이키를 지목한 것도 '리벤지 무대'였다. 두 팀은 MBC TV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 '환불원정대'로 엮인 악연이 있다. 제작진이 두 팀에게 환불원정대 안무를 동시에 맡겼는데 훅의 안무가 선정된 뒤 가비는 이를 갈았다.

실제 싸움을 방불케 하는 '불꽃 튀는' 대결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대 도중 의상을 벗으려다가 옷이 신발에 걸린 가비를 아이키가 도와주는 등 여기서도 연대는 이어진다.

코카N버터의 제트썬이 프라우드먼의 모니카를 지명한 순간도 이날 하이라이트였다. 여성 스트리트 댄서의 전설로 통하는 모니카는 후배들이 감히 이름조차 거명하기 힘든 상대.

[서울=뉴시스] '스트릿 우먼 파이터'. 2021.08.26. (사진 = 엠넷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스트릿 우먼 파이터'. 2021.08.26. (사진 = 엠넷 제공) [email protected]

하지만 제트썬은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수식에 너무 골몰해 '겸손'과 '도전정신 없음'을 헷갈려하는 이 판에 폭풍을 몰고 왔다. '춤 선생의 선생'이라는 수식을 갖고 있는 모니카는 그러나 만만치 않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에 맞춰 무심하듯 보이지만 광포하고, 부드러워보이지만 위협스런 동작들을 선보일 때 무릇 춤 추는 자의 동작이 어떠해야 하는지 극적으로 펼쳐냈다.

이날 또 회자된 무대는 제트썬과 한국 B-걸(girl)을 대표하는 화려한 수상 경력의 YGX 예리 대결이었다. 노련미와 젊은 기운의 전쟁. 재대결 무대에서 플로어 중앙을 차지한 예리의 승리로 기운 듯했다. 하지만 충돌 뒤 넘어짐을 오히려 춤 동작으로 승화시킨, 제트썬의 능란함이 결국 승리를 불렀다.

무엇보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여성 댄서'가 아닌 그냥 '댄서'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여성 댄서의 신체를 관음증적 시선으로 훑는 게 아닌, 그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췄다.

이와 함께 스트리트 댄스의 한 종류인 브레이킹이 '2024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과 맞물려 당분간 화제몰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AGB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분당 최고 시청률은 최고 1.4%. 심야 케이블 방송의 프로그램치고는 낮지 않는데, 젊은 층이 주로 몰려 있는 온라인 반응이 더 폭발적이다.

[서울=뉴시스] '스트릿 우먼 파이터'. 2021.08.26. (사진 = 엠넷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스트릿 우먼 파이터'. 2021.08.26. (사진 = 엠넷 제공) [email protected]

다만 이날 아쉬웠던 점은 한일 프로젝트 아이돌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이채연을 대한 방식이다. 물론 프로 댄서보다 전문 영역에서는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가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처음부터 편집 방향을 부정적으로 잡은 것에 대해서는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연자들을 평가하는 '파이트 저지'에 아이돌 그룹 'NCT' 멤버 태용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비판을 받은 부분이다.

또 다른 파이트 저지로 한류를 대표하는 보아와 그룹 '블랙비트' 출신 황상훈이 나섰는데, 이들의 구체적인 판단 이유는 설득력을 가졌다.

엠넷 특유의 자극적인 '악마의 편집'도 이 프로그램에서 극대화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무용수들의 저마다 매력으로 무마된다. 이들의 센 기운을 접한 뒤 소셜 미디어에 '마라맛에 중독된 듯하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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