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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숨통 트이지만…'인플레·금리 상승' 부작용 우려[추경 증액 갈등③]

등록 2022.02.06 18:00:00수정 2022.02.06 18: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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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앞다퉈 추경 증액 목소리

홍남기 "추경 증액은 물가 올려"

최근 물가 고공 행진…1월 3.6%

국채 발행 시 시장 금리도 상승

"물가·시장 금리 상승 서민 옥좨"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0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이번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인해 물가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14조원까지는 감당할 수 있는데, 그 이상으로 증액하면 물가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추경 편성으로 인해 어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느냐"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이렇게 답했다. 14조원으로 편성한 정부의 추경안 규모를 더 키워야 한다는 기재위 위원들의 요구에 대한 기재부 차원의 입장이다.

실제로 여야는 앞다퉈 추경을 증액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최소 35조원'을 내세웠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는 기재부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차기 정부 재원으로 이 돈을 마련해 지급하겠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적어도 50조원은 돼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3.6% 오르며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수는 104.69(2020=100)로 1년 전보다 3.6% 상승했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 마트를 찾은 고객이 장을 보는 모습. 2022.02.04.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3.6% 오르며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수는 104.69(2020=100)로 1년 전보다 3.6% 상승했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 마트를 찾은 고객이 장을 보는 모습. 2022.02.04. [email protected]


문제는 정부가 이처럼 수십조원의 돈을 풀면 지금도 고공 행진 중인 소비자 물가가 더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는 1년 전 대비 3.6%나 급등했다. 물가는 통상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데, 지난해 10월(3.2%) 9년8개월 만에 3%대 상승한 데 이어 11월(3.8%), 12월(3.7%) 등 4개월째 고물가 흐름이다.

특히 '밥상 물가'로 꼽히는 농·축·수산물이 6.3%나 껑충 뛰어 가계 경제에 부담을 키웠다. 가공식품(4.2%) 가격도 많이 올랐다. 전기료(5.0%), 상수도료(4.3%), 도시가스(0.1%) 등이 모두 올랐고 석유류는 무려 16.4%의 상승률을 보였다. 휘발유 12.8%, 경유 16.5%, 자동차용 액화 석유 가스(LPG) 34.5% 등의 상승률도 높았다.

소비자 물가 안정 목표치를 2%로 정해두고 있는 한국은행은 이런 추경 증액 움직임에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은이 3일 공개한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한 위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당 규모의 확장 재정이 예정된 만큼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폐점한 상가에서 철거업체 관계자가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2022.01.2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폐점한 상가에서 철거업체 관계자가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2022.01.20. [email protected]


정부의 '돈 풀기'가 소비자 물가 상승세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해당 위원은 이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자산이 많은 고소득층보다 근로 소득에 의존하는 저소득층에게 가중된다는 점에서 정부 이전 지출(방역 지원금 등)의 소득 불균형 보전 효과가 인플레이션에 의해 일정 부분 상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시장 금리 상승이다. 이번 추경의 재원은 기재부가 적자 국채를 발행해 마련하는데, 이는 금리 상승을 유발한다. 실제로 정부가 추경 편성 및 적자 국채 발행 계획을 밝힌 지난달 14일 서울 채권 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9%포인트(p) 올랐다. 21일에는 2.132%까지 0.179%p 급상승했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미국 행정부의 테이퍼링(유동성 공급 축소) 본격화 시점이 다가오는 점도 국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기재부의 적자 국채 발행도 상당 부분 일조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연 1.25% 인상으로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 은행이 이번 주 들어 모두 예·적금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사진은 20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시중 은행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 2022.01.2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연 1.25% 인상으로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 은행이 이번 주 들어 모두 예·적금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사진은 20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시중 은행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 2022.01.20. [email protected]


국채 금리는 은행 등 금융사의 대출 금리 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금리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 금리가 따라 오르고, 결국 돈을 빌린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민간 전문가는 추경 증액 및 한은의 기준 금리 인상 움직임이 서민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플레이션과 시장 금리 상승 모두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줄여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 경제를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때 지원 대상을 콕 집어 도와줄 수 있는 정부가 나서면 일부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높은 소비자 물가가 이어지고 시장 금리가 오르는 등 최근 흘러가는 상황이 서민을 옥죄고 있다"면서 "지출 구조 조정을 해 나랏빚 부담을 더 키우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저소득층 대상 정부 지원금을 늘리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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