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측근이자 '첼시 구단주' 아브라모비치가 미국에 투자한 방법
유령회사 등 통해 미국 시장 투자
아브라모비치, 전면에 나서지 않아
미 월가도 투자금 출처 파악 못해
![[런던=AP/뉴시스]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2015.12.19.](https://img1.newsis.com/2022/02/27/NISI20220227_0018533202_web.jpg?rnd=20220227143615)
[런던=AP/뉴시스]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2015.12.19.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아브라모비치가 그 동안 어떤 방식을 통해 미국 시장에 투자해 자산을 불려왔는지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미국 투자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약 20년 동안 러시아 올리가르히는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나 사모펀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 위해 일련의 유령회사 배치, 오스트리아의 작은 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 월스트리트의 주요 기업과 연계 등의 방법으로 순환 투자를 해왔다고 한다.
중요한 점은 이 과정에 관련된 변호사·기업 이사·헤지펀드 매니저·투자 조언자들이 직접 아브라모비치를 위해 일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심지어 그들은 누구의 돈을 관리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아브라모비치처럼 부유한 외국 투자자들은 규제가 느슨한 투자 산업에 투자하고, 돈의 출처를 묻는 월스트리트를 피해 오랫동안 비밀스럽고 우회적인 방식으로 미국 펀드에 돈을 옮겨 왔다고 NYT는 보도했다.
그러면서 NYT는 과거 한 유령회사의 송금 사례를 언급했다.
2012년 7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된 한 유령회사는 미국 대형 헤지펀드 회사가 관리하는 케이맨제도 투자 차량에 2000만 달러를 송금했다. NYT는 이 송금이 미국·유럽의 조력자 등에 의한 오랜 작업의 결과물이고, 아브라모비치의 자금 출처를 감추기 위한 은밀한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아브라모비치의 재산은 130억 달러(약 16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그가 러시아 정부 소유 석유회사를 시의적절하게 매입해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국가에 되팔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유럽과 캐나다 당국은 그에게 제재를 가했고 런던의 첼시 축구클럽을 포함한 그의 자산을 동결했다. 미국은 그에게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이에 지난주 미 국세청은 법무부의 새로운 '도둑정치 태스크포스(TF)'와 함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러시아 제재 프로그램에 대한 도움을 위해 의회에 더 많은 자원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회 의원들은 투자 자문가들이 고객을 식별하고, 보다 상세히 조사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의 미국 투자 중 상당수는 마이클 매틀린이라는 인물이 이끄는 소규모 회사 콩코드 매니지먼트에 의해 이뤄졌다. 매틀린은 콩코드에 대해 투자를 조언하는 컨설팅 회사라는 점만 성명을 통해 언급했다고 한다.
1999년에 설립된 콩코드는 아브라모비치의 돈을 직접 관리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카리브해 조세 피난처에 있는 유령 회사 이사들에게 미국 주요 투자 회사에 대한 투자를 권고하는 등 투자 고문처럼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대형 월가 은행들은 콩코드 경영진들을 헤지펀드에 소개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의 한 회사가 작성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콩코드는 여러 해 동안 아브라모비치를 위해 100개 이상의 다양한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를 주선했다.
콩코드는 웹사이트도 없고, 미국 규제 당국에 등록돼 있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콩코드의 이런 비밀스런 모습 때문에 월스트리트 사람들 일부는 경계심을 보여왔다고 한다.
2015년과 2016년, 금융 서비스 회사인 State Street의 조사관들은 콩코드가 아브라모비치의 유령 회사 중 일부를 개입시켜 진행한 거래와 관련해 미국 정부에 경고하는 '수상한 활동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금융기관들은 미국 정부가 돈 세탁 등 금융범죄를 단속하는 것을 돕기 위해 이런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보고서에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미국 금융가들은 콩코드가 지시한 돈의 출처에 대해 전혀 눈치채지 못하거나, 신원 조회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이를 찾는 데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 외에도 콩코드는 두 개의 유령회사를 통해 텍사스의 헤지펀드인 하이랜드 캐피탈에 수천 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한다. 하이랜드는 JP모건의 사업부를 고용, 회사가 합법적으로 돈 세탁 방지 규정을 준수토록 했다.
그럼에도 법원 기록 상 하이랜드는 돈의 출처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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