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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인력난]①반도체 만성…삼성·SK 등 기업들 인재 쟁탈전

등록 2022.04.23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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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시설 투자 늘어나는 데, 시설 운영 인력 태부족

반도체 인재 쟁탈전…계약학과 등 자급책 마련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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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국내 반도체 업계의 전문인력 수급난이 만성화되자 업체 간 인재 영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며 설비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늘어난 시설을 운영할 인력이 부족해지고 있는 것이다. '쩐의 전쟁'이 이제 인재 확보 경쟁으로 확전 양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5년 미만 경력자를 채용하는 프로그램인 '주니어탤런트' 전형의 신청을 지난달 받아 인성 검사를 진행했고, 면접을 진행 중이다.

주니어탤런트 전형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처음 도입한 채용이다. 경력을 인정받기 어려웠던 2~5년차가 이직할 기회로 여겨지며 동종 업계 저년차 직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신입 전형의 채용도 함께 진행 중이다. 채용 규모는 올해 1000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DS(반도체·부품) 부문이 내달 12일까지 경력 2년 이상의 사원을 뽑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1월에 경력직 채용을 진행했다. 현재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를 진행중이지만 인력을 추가로 충원 중이다.

그동안 업계에서 삼성전자는 경력직 인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미국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 출범, 이천 M16 팹 본격 가동 등으로 SK하이닉스가 인력 채용에 더 적극적이다. 사내 복지 제도 확대도 적극적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3만여 명에 달하는 임직원의 의자를 한 개당 250만원인 초고가 제품으로 교체하기로 해 동종 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또 2주 동안 80시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매월 셋쨰 주마다 4일 근무를 적용하는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도 도입했다.

보상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노사는 대졸 기술사무직의 초임 연봉을 5040만원으로 합의해, 같은 해 삼성전자 대졸 초임 4800만원을 제쳤다. 삼성전자의 노사협의회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SK하이닉스 노사는 조만간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임금 교섭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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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만성적인 반도체 인력난이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는 가장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21년 산업기술인력 수급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반도체 연구개발과 기술, 생산 등 필수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산업기술인력은 9만9285명이다. 필요 대비 1621명 부족하다.

업체들이 직접 인력 양성에도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한양대학교와 차세대 반도체 인재육성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반도체공학과 신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선발된 학생은 학비전액과 학업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졸업 후 SK하이닉스에 취업한다. SK하이닉스는 앞서 고려대, 서강대와도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학과 개설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도 현재 성균관대·연세대·카이스트·포스텍과 반도체학과 협력을 맺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본다. 우리나라와 치열한 반도체 산업 경쟁을 지속 중인 중국과 대만의 경우 해마다 각각 20만명과 1만명 수준의 반도체 인력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한해 반도체학과 졸업생은 650여명에 불과하다. 수도권 내 대학 정원을 자유롭게 늘릴 수 없게 제한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부딪혀 대학 내 정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시스템 반도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수도권 대학 정원 확대를 주내용으로하는 '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한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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