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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100주년] 오늘은 내 생애 가장 건강한 날

등록 2022.05.05 07:00:00수정 2022.05.05 10: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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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사진부 기획팀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아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어린이날 100주년 공동 기획기사를 네차례에 걸쳐 보도합니다.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집에서 카메라를 보고 웃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집에서 카메라를 보고 웃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동현 류현주 기자 = “네가 해야 하는 거야. 참고 이겨내!”

연하 치료(삼킴 기능 회복을 위해 하는 치료)를 받으며 힘들어하는 가영이(가명·여)를 향해 엄마는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그리곤 이내 “우리 딸 오랜만에 엄마! 한번 불러보자. 못 들은 지 반년도 넘었다.”라며 타이르기를 반복했다. 힘들지만 익숙한 일이었기에 이제는 힘든 일인지도 모른다는 가영이 엄마. 그녀의 유일한 목표는 치료 약이 개발될 때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치료 중단 없이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집에 복용약이 수북이 쌓여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집에 복용약이 수북이 쌓여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어머니가 집에서 가영이가 복용하는 약을 보여주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어머니가 집에서 가영이가 복용하는 약을 보여주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어머니가 집에서 메모해놓은 주의사항을 보여주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어머니가 집에서 메모해놓은 주의사항을 보여주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미소가 예쁜 17살 가영이는 이름조차 생소한 척수소뇌성 운동실조증을 앓고 있다. 운동신경을 좌우하는 소뇌가 작아져 걷지 못하다가 전신마비에 이르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현재 가영이의 유일한 치료법은 재활 치료와 약물 복용을 통해 증상을 늦추는 것 뿐이다. 진행성 질환이다 보니 뇌 병변 장애 외 지적 장애까지 생겨났고, 안구가 고정되지 않고 떨리면서 초점을 자의로 조절할 수 없는 안구진탕과 보행실조, 떨림 및 기억 장애, 배변 장애와 섭식 장애에 이어 최근 몇 년 전부터 강직이 시작되었다. 하루 24시간 중 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에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집에서 위루관을 통해 식사를 하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집에서 위루관을 통해 식사를 하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위루관을 통해 식사를 하면 시간이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려요. 식사를 마치고 나면 소화하는데 또 2시간 30분 휠체어에 앉아있어야 해요. 일반인보다는 소화하는데 시간이 더 걸려서 일찍 내려오면 토 하더라고.” 한 끼 식사하고 소화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4시간. 삼시 세끼를 모두 위루관을 통해 식사를 하는 가영이는 하루에 밥 먹는 데만 12시간을 휠체어에 앉아있어야만 한다.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집에서 식도 세척을 하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집에서 식도 세척을 하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집에서 네블라이저 치료를 받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집에서 네블라이저 치료를 받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처음에는 삼킴 장애로 인해서 위루관 수술을 했는데, 작년 10월에 상장간막 동맥증후군 판정을 받았어요. 그때 살이 10kg 정도 빠졌었거든요. 이게(상장간막 동맥증후군) 생기는 원인이 위장에서 소장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대동맥과 상장간막동맥이 있는데 상장간막동맥이 그걸 눌러서 역류하는 거예요. 근데 이걸 눌러도 괜찮은 이유가 완충 역할을 하려면 지방이 있어야 하는데 말라서 지방이 없으니까 그 부분이 눌리는 거죠. 일반인들은 장기나 혈관이 부드러운데, 가영이는 좀 빳빳해서 이걸 치료하는 방법은 살을 찌워야 된다 해서 위루관 수술해서 강제로 위너프(지방산 보급 의약품)를 먹었죠. 10kg를 쪄서 나왔어요.”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 가영이 엄마는 의학 전문가처럼 막힘없이 술술 설명했다. “하루 세 번 네블라이저랑 안마도 집에서 해요. 안마를 하는 이유는 어긋난 자세 때문이에요. 무릎도 흰지가 다르게 어긋나있어서 자세 때문에 폐가 접히면 가래가 흡입됐을 때 도로 안 나오잖아요. 그러면 또 폐렴으로 번지니까... 폐 안에 들어간 가래를 안마를 해줘서 중간으로 모으고, 석션(Suction)해서 밖으로 빼주는 거죠.”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어머니가 집에서 지갑에 넣어둔 어린 시절 가영이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어머니가 집에서 지갑에 넣어둔 어린 시절 가영이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어머니가 집에서 어린 시절 가영이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어머니가 집에서 어린 시절 가영이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가영이가 처음부터 아팠던 건 아니다. 9살 전까지는 여느 아이와 다름없었고, 발병 이후에도 11살까지는 계단 안전바를 잡고 오르내리는 등의 보행이 가능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퇴행으로 독립보행이 불가능해졌고, 치료와 회복에 필사적으로 매진한지 벌써 8년이 지났다. 장애인활동보조인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중증 장애아동 케어는 부담이 있어 근로를 중단하는 상황이 잦았다고 한다. 지금은 평일 3명, 주말 2명의 활동보조인이 가영이를 도와주고 있지만, 그들이 있다고 엄마가 편하게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들이 계시지만 엄마만 할 수 있는 것들이 꼭 있고, 항상 신경이 가영이한테 가 있으니까,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저는 친구도 하나 없어요. (웃음)”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집에서 카메라를 보고 웃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집에서 카메라를 보고 웃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집에서 마사지를 받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집에서 마사지를 받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엄마와 인터뷰하는 내내 가영이는 휠체어에 앉아 우리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면 웃는 미소가 너무 예뻤다. “가영이 오늘 기분 엄청 좋은가 보네?” 다행히 오늘은 상태가 매우 좋다고 이야기한 엄마는 가영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얘가 하루 종일 집에 있잖아요. 그래서 바깥 사람을 보면 너무 좋아해요. 사람을 너무 좋아해. (웃음)”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어머니가 집에서 외출 전 위루관 수술 부위를 소독하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어머니가 집에서 외출 전 위루관 수술 부위를 소독하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를 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를 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를 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한 채 카메라를 보고 밝게 웃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를 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한 채 카메라를 보고 밝게 웃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치료센터로 이동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내려가 가영이 엄마 차량을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활동보조인과 함께 치료센터로 이동할 때는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지만, 엄마는 가영이를 직접 데리고 가기 위해 차량을 개조했다고 한다.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어머니가 치료센터로 가던 중 차에서 내려 가영이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 어머니가 치료센터로 가던 중 차에서 내려 가영이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치료센터로 이동하던 중 고속도로 톨게이트 앞에서 차량이 정차했다. 차에서 내린 가영이 엄마는 뒷자리로 가서 가영이 머리를 다시 세워 고정시켜준다. 이동 중에 졸면서 고개를 떨군 가영이가 스스로 목을 들어 올리지 못해 엄마가 직접 다시 일으켜준다고 한다. 이 과정은 치료센터로 도착하는 내내 두 번 더 이어졌다.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에서 연하치료를 받고 있다. 2022.05.05. livertrent@newsis.com

[대구=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4월 28일 가영이(가명·여)가 치료센터에서 연하치료를 받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센터에서는 총 두 가지 치료를 받는다. 40분 동안 스트레칭 재활 치료, 또 40분은 연하치료를 받는다. 고통스럽지만 잘 견뎌내는 가영이가 엄마는 대견스럽기만 하다. “점점 더 힘들어해요. 처음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계속 더 힘들어하더라고요. 오늘은 그래도 잘 하고 있네요.”가영이는 매일매일 몸이 굳어간다. 근육이 굳어가며 이제 침을 뱉는 것조차 스스로 하기 힘들다. 진행성 질환이기에 하루하루가 매일 고비인 셈이다.

그래서 17살 소녀 가영이에게 오늘은, 생애 가장 건강한 날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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