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는 '친모'인데…'구미여아 바꿔치기' 직접 증거는 없어
'구미 3세여아 사건' 파기환송심서 진실공방 전망
바꿔치기 입증할 '목격자·CCTV' 없고 간접증거만
출생후 바뀐 몸무게…대법 "신생아 특징일 수도"
풀린 식별띠가 증거?…"잘 분리된다는 진술 있어"
'출산의심' 시점도 논란…"일하는데 누가 돌봤나"
![[서울=뉴시스] 지난해 3월26일 경북 구미경찰서는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모씨가 숨진 아이와 사라진 아이를 산부인과 의원에서 채혈 검사 전 바꿔치기 한 것으로 봤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03/26/NISI20210326_0000714542_web.jpg?rnd=20210326172156)
[서울=뉴시스] 지난해 3월26일 경북 구미경찰서는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모씨가 숨진 아이와 사라진 아이를 산부인과 의원에서 채혈 검사 전 바꿔치기 한 것으로 봤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구미 3세 여아 사건'에 관한 진실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수사기관은 숨진 아이의 친모가 외할머니였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그러한 유전자 검사결과만으로는 아이를 왜 바꿔치기 했는지 증명이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법원은 목격자와 CCTV를 대신한 모든 간접 증거에 의심의 시선을 보냈다. 신생아의 출생 직후 체중은 급변할 수 있어 몸무게 변화만으로는 바꿔치기를 단정하기 힘들며, 아이 발목에 있던 식별띠가 어떻게 분리된 건지 심리가 부족하다고 했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전날 미성년자약취 혐의로 기소된 석모(50)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난해 2월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3세 여아인 A양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이를 신고한 건 외할머니로 알려진 석씨였다.
당초 경찰은 A양의 친모로 알려진 김모씨가 아이를 방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는데, 유전자 검사결과 A양의 친모는 석씨로 드러났다.
이에 수사기관은 석씨가 자신이 A양을 출산한 사실을 숨기려 친딸 김씨가 낳은 아이와 바꿔치기한 것으로 의심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친딸 김씨가 출산한 자녀, 즉 석씨가 바꿔치기한 아이의 행방을 찾는 데 실패했다. 석씨의 출산사실을 입증할 진료기록과 증거는 부족했고, 그가 바꿔치기한 것을 본 목격자나 이를 촬영한 CCTV도 없었다.
결국 수사기관은 석씨의 혐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한 건 간접 증거들이었다. 대법원은 그러한 간접 증거들만으로는 석씨의 바꿔치기 혐의를 인정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앞선 재판에서 인정된 간접 증거 중 하나는 아이의 변화된 몸무게였다. 3월31일에는 3.460㎏였던 몸무게가 다음날 3.21㎏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신생아의 체중이 출생 직후 급변하는 현상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몸 안에 있던 태변과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출생 후 3~4일간에는 몸무게의 5~10%가 감소하는 사례가 있다는 얘기다. 법원으로선 이 사건 아이의 체중 변화가 이례적인 것인지 심리해야 한다고 했다.
비슷한 취지에서 증거로 제출된 아이의 출생 이후 열흘간 촬영된 사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법원은 출생 직후 찍힌 사진상 아이는 왼쪽 귓바퀴 윗부분이 접혀 있는 특징을 갖고 있었는데, 이는 퇴원 직전에 촬영된 아이 사진에서도 발견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사진 전문가의 판독이 필요하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다른 간접 증거로는 유아 식별띠가 있다. 신생아를 구별하기 위해 발목에 채워두는 것인데, 당시 아이의 오른쪽 발목에 착용돼 있던 식별띠가 분리된 모습을 찍은 사진이 있던 것이다.
이를 근거로 수사기관은 석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하려 식별띠를 벗긴 것으로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가끔 식별띠가 분리되는 경우도 있었다'는 일부 간호사들의 진술이 있으므로, 실제 분리 가능성을 면멸히 조사하라고 했다.

대법원은 석씨가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점의 행적에도 의문을 표했다.
석씨는 지난 2018년 2~3월께 휴일을 포함해 모두 28일을 일했고, 이 중 이틀을 제외한 전부 하루 10시간씩 연장근무를 했다. 이처럼 석씨가 계속해서 일을 하는 동안 누가 어디에서 갓 태어난 신생아를 돌봤는지 증거가 없다는 게 대법원의 지적이다.
오히려 A양의 탯줄이 지난 2018년 4월9일 떨어졌으므로 아이는 3월 말에 태어났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고 했다. 수사기관은 석씨가 지난 2018년 3월6일 조퇴했다는 점을 이유로 3월 초에 출산한 것으로 의심했지만, 탯줄 분리 시점과 상충되는 소지가 있는 셈이다.
이 밖에 수사기관은 석씨가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사정을 이유로 출산 준비를 위한 기간으로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석씨가 가족과의 단체 대화방에서 '나 내일부터 출근한다^^'며 기뻐한 점에 주목, 출산이 아닌 회사 측 사정으로 일을 쉬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대법원 판결은 유전자 검사결과의 증명력을 엄격히 판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 사건에서 유전자 검사결과는 석씨가 A양의 친모라는 사실만 뒷받침할 뿐, 바꿔치기라는 혐의를 직접 입증하는 증거는 아니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유전자 검사결과가 증명하는 사실이 무엇인지, 증거방법과 쟁점이 어떠한 관련성을 갖는지를 면밀히 살펴 신중하게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법리를 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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