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보력, 서방 압도…4년새 7배 증가" NYT
등록 2022.09.15 12:36:35수정 2022.09.15 14:15:43
기술·경제 정보 훔치고 외국 정치 영향 미치는
중국 공작활동 "숨막힐 정도" 4년새 7배 증가
![[캔버라=AP/뉴시스] 호주 정부가 13일(현지시간) 중국의 815형 정보함인 '하이왕싱함'이 자국 군사시설에 접근해 첩보 활동을 벌였다며 ‘도발 행위’라고 비난했다. 호주 국방부가 제공한 사진으로, 지난 11일 중국 화이왕싱함이 호주 인근 해상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2022.05.13](https://img1.newsis.com/2022/05/13/NISI20220513_0018798713_web.jpg?rnd=20220513175854)
[캔버라=AP/뉴시스] 호주 정부가 13일(현지시간) 중국의 815형 정보함인 '하이왕싱함'이 자국 군사시설에 접근해 첩보 활동을 벌였다며 ‘도발 행위’라고 비난했다. 호주 국방부가 제공한 사진으로, 지난 11일 중국 화이왕싱함이 호주 인근 해상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2022.05.1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중국 첩보력이 크게 강화되고 있어 서방을 곧 능가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전 영국 정보책임자 나이젤 잉스터의 기고문을 실었다.
30년 동안 영국 비밀정보기관에서 근무하는 동안 중국은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밤 잠을 자지 못한 건 주로 소련의 팽창주의와 초국가적 테러 때문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전세계적으로 막강한 경제적 및 외교적 영향력을 지닌 중국은 기존의 정보 수집을 크게 뛰어넘는 비밀 공작 능력을 확보했다. 서방의 안보기관을 압도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커졌다.
미국과 영국의 정보 수장인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켄 맥컬럼 영국 정보기관 MI5 총국장이 지난 7월 전에 없었던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점을 경고했다. 레이 국장은 기술 및 경제 정보를 훔쳐내고 외국 정치가 중국에 도움이 되도록 영향을 미쳐려는 중국의 노력이 "숨막힐 정도"라고 말했다. 그들은 갈수록 속도가 빨라진다면서 2018년 이래 MI5의 대중국 활동 조사가 7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공산당은 비공개 문화가 체질화돼 있다. 시진핑 주석이 장악한 이래 10년 동안 중국공산당은 훨씬 막강해졌다. 중국은 정보국가라고 불러야 제격이다. 공산당은 기업들이 비밀을 수집하고 보호하는 것을 전국가적 과제로 간주한다. 이에 비해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들은 중국의 변화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중국에 고질적인 현실주의에 입각해 접근한다.
중국에 비견할 정보 위협은 과거 소련이 유일했다. 그러나 소련은 고립됐고 가난했다. 반면 경제적으로 성공한 중국은 세계 경제 성장의 핵심 엔진이며 중국 정부의 손길이 갈수록 세계 각지로 미치고 있다.
30년 전 세계무대에서 찾기 힘들었던 중국 정보 기관들이 지금은 막강하며 자원이 풍부하다. 개방 사회의 취약점을 능숙하게 활용하고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을 이용해 엄청난 양의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한다. 많은 일들이 사이버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2015년 미 인사관리국을 해킹해 수백만명의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민감한 정보를 훔쳐낸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 공작원들은 또 국영 기업, 국영 언론, 대사관, 영사관에 상주한다. 첨단기술 정보를 수집하는 미국내 허브기지였던 미 휴스턴 중국 영사관이 2020년 트럼프 정부 시절 폐쇄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2017년 제정된 중국의 정보법은 민간이 정보기관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이미 있던 관행을 법제화한 것이다. 통상적 첩보 개념의 범주에 들지 않는 활동에 종사하는 중국의 조직과 사람들이 정보 위협이 된 것이다.
해외 거주 중국 교포들을 포섭하는 공산당 통일전선부가 이 활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시주석 이래 이 부서의 활동이 크게 강화됐다. 중국은 외국인 포섭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밝혀진 대표적 사례로 영국 정치인이 중국인 변호사로부터 큰 자금을 제공받고 영국 정치인들을 소개한 일이 있다. 중앙정치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지방 정치인들과 끈질기게 관계를 형성하는 노력도 한다. 영향력이 큰 서방 기업이나 정부 인사등 엘리트들에게 중국 이익에 맞는 정책을 펴는 대가로 주요 직책 또는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방식도 동원한다.
중국은 목숨을 걸고 일을 벌인다. 기술과 기업 정보는 사회 불안정을 예방할 수 있을 정도로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데 필요하다. 시주석은 서방의 기술적으로 따라잡기 위한 "비대칭적" 수단을 사용하도록 강조해왔다.
중국이 현재 앞서가고 있지만 서방 정보 및 안보 기관들이 대처할 방법이 있다. 기관원들의 중국어 능력을 높이고 중국과 중국 공산당에 대해 더 잘 알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도움이 필요하다.
자유민주주의는 안보에 취약하다. 정치 지도자들은 방어적 정보 수집 능력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며 기업, 정치 조직, 기타 취약한 표적들을 잘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또 중국 회사들이나 비중국 주체가 중국 정부를 대신하는 통상적 상업활동이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도 평가할 필요가 있다.
변화하는 현실에 적합하도록 법제를 효과적으로 정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영국은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는 중이다. 첩보활동의 범위를 확대하고 외국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요원들을 상대로 한 "보다 효과적인 활동 환경"을 제공하는 법안이 준비되고 있다. 호주도 지난 2018년 중국의 활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의 비공개 정치적 영향을 차단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중국 교포가 많은 국가들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트럼프 시절 시작된, 중국 주도로 미국 대학에서 경제 및 과학 정보를 훔치는 것을 막기 위한 FBI 프로그램이 대표적 사례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과학자 및 기술자들이 부당하게 희생된다는 느낌을 주는 부정적 효과를 낸 끝에 올들어 폐기됐다.
서방국들은 과감한 조치를 취하길 꺼려선 안된다. 1971년 영국은 소련의 첩보활동이 이례적으로 증가하자 소련 첩보원들을 대거 추방하면서 양국 관계가 크게 악화했었다. 또 첩보 공작의 영향이 과장돼서도 안된다. 소련은 정보 활동에서 져서 붕괴한 것이 아니라 통치 이념의 실패로 붕괴했다.
중국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서방 정책 담당자들과 정보기관은 혁신적이고 기민해야 한다. 그러나 자유와 개방, 합법의 이념에 입각한 전략을 확고히 하는 것이 공산당 국가 중국에 대한 최대의 위협이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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