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수능]"잘 보고와, 그동안 고생 많았어"…긴 대화 대신 따뜻한 포옹

[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부산 동래구의 한 고사장 정문에서 교사들이 제자들을 맞이하며 응원하고 있다. 2022.11.17.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잘 보고와, 그동안 고생많았어."

17일 오전 7시30분께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부산 동래구의 한 고등학교 앞 정문에서 부모가 수험생 자녀를 꼭 안으며 짧게 나눈 대화다.

정문에 서있던 학부모들은 자녀가 학교 안으로 들어서는 뒷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본 후에야  발길을 돌렸다. 뒤돌아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수능이 치러지는 이날 부산의 아침 날씨(오전 7시 기준)는 10.4도로 따뜻해 수험생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듯했다.

학교 입구에서부터 정문까지 긴 언덕길로 되어 있는 고사장을 오르는 학생들에 표정에는 긴장감과 함께 결연함도 느껴졌다.

수험생 학부모들은 수능을 앞둔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듯 긴 대화보다는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학부모 A씨는 "그동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며 "날씨가 좋아 다행이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부산 동래구의 한 고사장에서 한 학부모가 수험생인 딸의 손을 잡고 입구까지 배웅하고 있다. 2022.11.17. [email protected]

입실시간이 다가오자 언덕을 오르는 학생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학교 정문에는 수험생 제자들을 응원 나온 선생님들의 격려가 쏟아졌다.

입구에서 수험생들을 안내하던 교육청 직원 B씨는 "길고 긴 코로나19 기간 동안 수능 공부하느라 고생 많았다"며 "잘 풀고, 잘 찍고, 수능 대박 나길 기원한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사장 인근에서 수험생 후배들이 따뜻한 차를 나눠 주거나, 응원하는 모습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학교에 들어서기 전 부모님, 친구들과 마지막 통화를 하며 의지를 다지기는 모습도 보였다.

어떤 수험생은 가방 없이 고사장을 들어서는 반면, 빽빽한 필기가 써진 A4용지를 손에 꼭 쥐고 있기도 했다.

[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부산 동래구의 한 고사장 앞에서 경찰과 교육청 직원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2022.11.17. [email protected]

시간이 흐를수록 수험장을 오가는 차량들은 점점 늘었고, 입구에선 교육청 직원들과 경찰들은 연신 호루라기를 불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부산지역 수험생은 총 2만7628명으로 집계됐다.

수험생들은 오전 6시30분부터 출입할 수 있으며 늦어도 오전 8시10분까지 입실해야 한다. 시험은 8시40분 국어영역부터 시작된다. 5교시 제2외국어·한문영역은 오후 5시45분(일반 수험생 기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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