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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호 "아플땐? 닥터나우…전 국민 의사친구 만들 것"[인터뷰]

등록 2022.12.26 06:00:00수정 2022.12.26 15: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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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나우 장지호 대표이사 인터뷰

국내 원격 의료 시장 개척 선봉장

소비자 관점 서비스 개선 노력 지속

"더 많은 사람들 서비스 알리고파"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원격진료와 약 배송 플랫폼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가 21일 서울 서초구 닥터나우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12.2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원격진료와 약 배송 플랫폼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가 21일 서울 서초구 닥터나우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1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지난 3년간 3400만건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약배달이나 원격진료를 경험해 보지 못한 분이 많습니다. 코로나19 관련 진단만 된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아요. 보험 적용으로 1회 진료비 5000원에 정말 많은 분야의 처방과 약배달이 가능하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장지호(26) 닥터나우 대표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플 땐 119 다음으로 닥터나우를 찾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저흰 '전 국민 의사 친구 만들기 프로젝트'라고 부른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장 대표는 학창 시절 대전 지역 연구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나선 의료 봉사활동에서 암암리에 이뤄진 비대면 의료의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자신이 가야할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이후 10여년간 오직 '비대면 의료' 하나만 꿈꾸고 고민하며 외길을 걸어왔다.

의대에 들어간 것도 비대면 의료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당시 비대면 의료가 의사들 사이에서 일종의 금기어라는 것을 몰랐던 장 대표는 의대 입학 면접마다 당당하게 "비대면 의료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줄줄이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고, 돌이켜보면 면접 전형이 없는 한양대학교에만 최종 합격한 것이 그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는 미국, 일본 등을 방문해 선진 시장의 비대면 의료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살펴보고 교수님이나 관련 업종 대표 등을 찾아가 궁금한 것들을 해소했다. 처음에는 비대면 의료를 행하는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비대면 의료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판단하고 2019년 9월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라는 재난은 국내 비대면 의료 시장에서는 전환점을 주는 어찌보면 '아군'이었다. 비대면 의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사람들이 전에 없던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3년 전과 비교하면, 비대면 의료에 대한 국민과 의료계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경험자의 87.9%가 향후에도 활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장 대표는 "환자 입장에서는 과거 은행에서도 오후 3~4시까지 밖에 이체를 못했는데 이제는 언제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앱에서 병원을 언제든 이용가능하다는 점에서 입소문이 많이 났다"며 "'살려줘서 감사하다' 는 리뷰가 나오는 서비스는 아마 다른 분야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들 사이에서도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장 대표는 "처음 의료계에서 동네병원이 죽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전체 비대면 진료의 80%가 1차 의원급 동네병원에서 이뤄졌다는 게 알려지면서 하나의 수익창출의 툴(도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며 "올해 여름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에서도 비대면 진료 추진이 처음으로 의결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에는 장 대표를 비롯한 닥터나우 직원들의 노력이 있었다. 현재 닥터나우의 파트너사는 전국 2500개의 병원·약국이다. 이들과 제휴를 맺기 위해 초반에는 하루에 20개 정도씩, 5개월간 1000개가 넘는 병원과 약국을 직접 발로 뛰어다녔다. 원격진료와 약배달을 동시에 하는 '한국식' 플로우를 개발하는 데도 중점을 뒀다.

닥터나우를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 층은 '3040 기혼 여성'이다. 맘카페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확산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병원이 문 닫은 시간에 아이가 아플 때, 엄마가 아프지만 아이를 놔두고 병원에 갈 수 없을 때 등 육아맘들이 여러 응급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닥터나우는 소비자들이 아플 때 언제든 기댈 수 있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 서비스 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닥터나우의 약 배달 시간은 경쟁사 대비 50% 이상 빠르다. 피부과·내과·산부인과 등 병원식 분류와 별개로 감기·복통·설사와 같이 항목을 증상별로 나눠 소비자의 관점에 맞춰 제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장 대표는 동종이 아니더라도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사용자경험(UX)·사용자환경(UI)을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앱)을 직접 사용해보고 접목한다.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외에 최근 선보인 '실시간 무료상담' 서비스도 호응을 얻고 있다. 무엇을 물어보든 24시간 5분 내 답변을 해주는 서비스로, 닥터나우가 고용한 전문 의료진과 파트너 의사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일종의 '전국민 의사 친구 만들기'에 부합하는 서비스다.

닥터나우는 비대면 의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마약류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약물을 먼저 정부에 제안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그동안 비대면 진료를 통한 의료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원격진료와 약 배송 플랫폼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가 21일 서울 서초구 닥터나우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12.2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원격진료와 약 배송 플랫폼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가 21일 서울 서초구 닥터나우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12.26. [email protected]


양질을 서비스 개발을 위해 인재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핵심 인재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진심'이라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장 대표는 "규모가 이제 90명 정도 되는 작은 기업에 쿠팡과 토스 출신 개발자들이 다수 있는 것을 신기하다고 한다.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좋은 멤버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의료 분야에서 진짜 혁신 이뤄내고 싶은, 인생에서 한 획을 같이 만들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진심을 다해 찾아가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진심을 가진 직원들이 모여서인지 사내 분위기도 돈독하다. 직원들에게 기본 제공되는 복지 가운데 저녁 식사 시간에 장 대표가 허울없이 참석하거나, 직원들끼리 볼링을 치거나 야구장 관람을 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올해 진행된 시리즈B 투자 유치 과정에는 직원들이 직접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열어줬다. '진짜 내회사'라는 인식을 주고 싶어서다. 실제로 90% 넘는 직원들이 해당 라운드에 참석했다.

다만 아직 매출은 없다. 뚜렷한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은 닥터나우가 가진 과제다. 장 대표는 "닥터나우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리뷰들이 많이 있다. 소비자들의 경험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아플 때 닥터나우에서 해소할 수 있는 관점들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올해 '포브스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에 선정됐다. 또 구글플레이 '2022 올해를 빛낸 선한 영향력 앱'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내달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축제 'CES'에서는 혁신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장 대표는 이 같은 성과들을 닥터나우에 대한 자긍심으로 연결시켰다. 장 대표는 "닥터나우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매우 감사하고, 해외에서는 그만큼 원격진료의 혁신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수상들이 닥터나우를 더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돼서 기쁘다"고 했다.

장 대표는 임직원들이 닥터나우에 다닌다는 것을 주변에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사업 외에는 딱히 취미도,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그저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 '닥터나우에서 일하는 것' 이란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의 관점에서 봤을 때 장 대표에게는 '일이 곧 삶'인 듯 싶었다. 그런 장 대표에게 한국의 비대면 의료 시장의 미래가 달렸다고 생각하니 든든한 기분마저 들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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