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아내 총격살해 생중계에 분노…보스니아, 가정폭력 종식 촉구 시위

등록 2023.08.15 06:45:49수정 2023.08.15 09:36:0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발칸반도, 보수적이고 남성지배적 사회…자녀들 앞에서 아내에 총격

[그라다카크(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AP/뉴시스]지난 1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작은 마을 그라다카크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아내를 총으로 쏴 살해한 후 도주한 사건 현장에서 사복 경찰 한 명이 총을 들고 경계를 서고 있다. 범인이 아내 살해 장면을 인스타그램에 생중계, 이에 분노한 보스니아 국민들이 14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가정폭력 종식을 촉구하는 동시다발적 시위를 벌였다. 2023.08.15.

[그라다카크(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AP/뉴시스]지난 1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작은 마을 그라다카크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아내를 총으로 쏴 살해한 후 도주한 사건 현장에서 사복 경찰 한 명이 총을 들고 경계를 서고 있다. 범인이 아내 살해 장면을 인스타그램에 생중계, 이에 분노한 보스니아 국민들이 14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가정폭력 종식을 촉구하는 동시다발적 시위를 벌였다. 2023.08.15.

[사라예보(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지난 주 한 남성이 자신의 아내에게 총을 쏴 살해하는 장면을 인스타그램으로 생중계, 이에 분노한 보스니아 국민들이 14일 보스니아의 주요 도시들에서 가정폭력 종식을 촉구하는 동시다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수도 사라예보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여성에 대한 보호 강화, 폭력적 미디어 콘텐츠 억제, 경찰의 적극적인 가정폭력 억제 등을 요구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침묵은 묵시적 동조', '공포 속에 살고 싶지 않다', '여성 살해 중단'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사라예보 시위대는 또 '폭력에 대항하는 사라예보'라고 쓰인 거대한 현수막도 들었는데, 이는 이웃 세르비아에서 몇 달 동안 계속된 거리 시위 구호를 차용한 것이다.

행진하는 시위대 앞에 선 베냐민 카릭 시장은 "사라예보는 폭력에 반대하며 모든 폭력 피해자들을 지지한다"고 말했고, 세블리드 후르틱 보스니아 인권장관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여성 살해를 엄격하게 처벌하도록 법 개정을 촉구했다.

보스니아 시민들은 특히 지난 11일 북동부 그라다카크에서 살해된 니자마 헤치모비치가 당국에 괴롭힘과 폭력을 신고했는데도 경찰이 살해를 막지 못했으며, 범인이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다는 보도 때문에 특히 더 분노했다.

네르민 술레즈마노비치라는 35살의 범인은 11일 오전 인스타그램에 살인 현장을 생중계하겠다고 밝혔고, 자녀들의 울부짖는 소리 속에 아내의 이마에 총을 쏘는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이 동영상은 나중에 인스타그램에서 삭제됐다.

범인은 아내를 살해한 후 다른 2명을 더 죽이고 3명에게 부상을 입힌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보스니아 언론은 그가 마약 밀반입과 경찰관을 공격한 혐의로 과거 체포된 보디빌더 겸 피트니스 코치라고 전했다.

숨진 아내의 장례식은 14일 그라다카크에서 열렸으며 수천명의 시민들이 그녀의 마지막 가는 길에 인사했다.

보스니아와 발칸반도의 다른 지역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널리 퍼져 있는데, 사회는 주로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