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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美수송기 추락사고에 안보 영향 우려…"타이밍 안 좋다"

등록 2023.11.30 10:02:30수정 2023.11.30 11: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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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오스프리 주둔지 난항 끝에 선정…추락사고로 현지 불안↑

日정부, 난세이 제도 방위 필수적인 오스프리 배치 계속 추진 방침

[야쿠시마=AP/뉴시스]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헬리콥터가 29일 일본 남부 가고시마현 야쿠시마 앞바다에 미군 오스프리 수송기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 주변에서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2023.11.30.

[야쿠시마=AP/뉴시스]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헬리콥터가 29일 일본 남부 가고시마현 야쿠시마 앞바다에 미군 오스프리 수송기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 주변에서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2023.11.30.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야쿠시마섬 앞바다에서 미군 수송기 오스프리 추락 사고가 일어난 것과 관련, 일본 정부가 자국 안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전날 미군 수송기 추락 사고는 육상자위대가 규슈 북부 사가 공항에 오스프리 배치를 위한 준비가 본격화된 가운데 발생했다.

육상자위대의 오스프리는 현재 기사라즈 주둔지(지바현 기사라즈시)에서 14대가 운용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사가 공항(사가시) 인접지에 주둔지를 건설 중이며 2025년 7월까지 기사라즈 주둔지에서 이주해 총 17대를 배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2013년 오스프리 도입을 결정한 뒤 배치지 선정은 난항을 겪었다. 방위성은 2014년 7월 사가공항에서의 운용을 사가현에 타진했지만 어업에 미치는 영향을 염려하는 현지 어민단체와의 교섭이 난항을 겪자 잠정적으로 2020년 7월부터 기사라즈 주둔지에 배치했다. 이후 어민들이 배치 계획을 용인한 것은 지난해 11월로 주둔지 건설공사가 올해 6월 시작됐다.

전날 추락한 기체는 특수작전을 임무로 하는 CV-22로, 수송을 주임무로 하는 육상자위대의 V-22와는 다르지만, 기체 구조나 기본 성능은 동일한 것으로 알려져 일본 정부 내에서는 "지역 이해가 겨우 진행된 단계에서 사고는 타이밍이 나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이에 육상자위대는 미군 수송기 추락사고로 인해 불안감이 확산된 지역 여론을 감안, 30일 예정한 훈련 비행을 곧바로 취소했다.

오스프리 기종 중 MV-22의 임무는 수송 등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작전에 투입돼 왔다. 육상자위대는 MV-22를 바탕으로 무전기 등 통신기기를 육상자위대 사양으로 개조한 V-22를 보유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밤 총리관저에서 육상자위대가 보유한 오스프리의 운용을 중단할지를 질문받자, "사고 실태를 확인한 뒤 무엇이 필요한지 검토하고 생각해야 할 과제다"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17년 미군 오스프리가 호주 동부 앞바다에서 사고를 냈을 때 미국 측에 일본 내 비행을 당분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번에도 같은 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다.

사가 공항 배치가 더 이상 지연되면 일본의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일본 정부로서는 사고를 계기로 현지 감정이 지나치게 악화되지 않도록 배려하기로 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오스프리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긴 활주로가 불필요한 데다 고속으로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오스프리 개발은 미국에서 1980년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헬기와 고정날개의 장점을 결합한 기체를 배치해 작전의 폭을 넓히려는 의도였다.

패권주의적 움직임을 강화하는 중국과 마주하는 일본에 있어서도 오스프리 배치는 유사시 부대 수송 등에 필수불가결하다고 요미우리가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원인 규명 등을 통해 오스프리가 배치될 지역의 현지 이해를 넓히면서 난세이 제도 방위에 필수적인 만큼 오스프리 배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난세이 제도는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유사시 미군과 자위대가 중국과 대치하게 될 최전선이나 다름없다.

방위성 간부는 "난세이 제도 방위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배치를 계획대로 진행시키기 위해서도 현지에 대한 정중한 설명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요미우리에 말했다.

앞서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29일 오후 2시47분께 가고시마현 야쿠시마섬 앞바다에서 '오스프리가 추락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방위성에 따르면 이번에 추락한 오스프리는 도쿄 요코타 미군기지에 소속된 CV-22 기종으로, 방위성에 따르면 29일 오후 2시40분께 자위대의 레이더에서 항적이 사라졌다고 한다.

해상보안청은 전날 탑승자 8명 중 1명을 구조했으나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다른 탑승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일본에서 미군 수송기 오스프리를 둘러싼 사고는 이전에도 잦았지만 사망자가 발생한 건 처음이다.

NHK에 따르면 2016년 12월에는 오키나와현 나고시 한 마을 부근 얕은 여울에 불시착해 크게 파손됐다. 2021년 11월에는 오키나와현 기노완시의 주택 부지에 미군 기지인 후텐마 비행장을 이륙한 기체에서 물통이 떨어졌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주민들은 불안과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올해 9월에는 이시가키시에 있는 신이시가키 공항에 오스프리 2대가 비상 착륙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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