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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같이 탄 배 구멍 뚫어서야…당정, 공멸 피하려면 한발씩 양보해야"

등록 2024.10.02 13:51:35수정 2024.10.04 07: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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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그리고 친윤(윤석열)계와 친한(한동훈)계는 본인들이 좋든 싫든 한 배에 올라 있다. 윤석열 정부 성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두 사람 뿐만 아니라 양 계파 모두 정치적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정부 출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주저 앉고,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의 '차별화'에도 국민의힘 지지도 역시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로 동반 하락했다. 이는 국민의 질책이 당정 일방이 아닌 갈등을 노출한 양측 모두에게 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당정은 지지율 동반 하락이라는 악재에도 서로 머리를 맞대 꼬인 매듭을 풀고 정국 주도권을 회복할 의제를 제시하기 보다는 연일 국민이 보기에는 '제 얼굴의 침 뱉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불협화음만 노출하고 있다.

불협화음 상당수는 상대방을 향해 아주 낮은 수준의 정치적 배려만 이뤄진다면 굳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을 거친 감정의 편린이다. 당정이 내부에서 풀어야 할 감정을 외부로 노출하면서 당정 갈등은 양측의 발언과 행위 하나하나에 주홍글씨처럼 따라붙고 있다. 양측이 원하든 원치 않든 국민과 언론은 이제 당정갈등을 전제로 당정의 발언과 행위를 해석하고 수용한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만찬도 국정감사를 앞둔 통상적인 행사라는 당정의 설명에도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독대 재요청 무반응과 묶여 '한동훈 패싱(배제)'라는 해석이 자연스럽게 따라 붙는다.

한 대표의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녹취록 논란에 대한 반발과 감찰 지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감찰 필요성에 대한 당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당 수석대변인의 설명에도 윤한갈등이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에서는 '과도한 또는 지엽적인 언론의 해석이 정치에 대한 불신을 부른다'는 불만이 나온다. 하지만 당정갈등을 잠시 서랍장에 들어갈 틈도 없이 재소환하는 건 서로를 향해 양보하지 않는 당사자들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친윤계와 친한계 모두 좋든 싫든 한배에 탔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상호 공존을 위해 양보할 지점을 찾아야 한다. 상대가 싫다고 배에 구멍을 뚫는다면 두 사람, 양 계파 모두 공멸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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