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폐기'에 국회 집회 참가자 탄식…"통과될 때까지 나올 것"
탄핵소추안, 정족수 미달로 폐기
탄핵안 재발의로 집회 이어질 듯
한때 국회 에워쌌으나 충돌 없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국민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투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07. [email protected]
이날 오후 6시20분께 우원식 국회의장이 "투표함을 마치고 개표함을 열겠다"고 밝히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 모인 시민들의 시선이 전광판에 꽂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는 자막이 뜨자 "투표해"를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우 의장이 "명패수 195개로 투표 의원 수가 의결정족인 재적의원에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이 안건에 대한 투표는 성립되지 않았음을 선포한다"고 밝히자 "악!"하는 비명이 터져나왔다.
젊은 여성 한 명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쳐내고, 옆에 있던 여성이 그를 꼭 안아줬다.
참가자들은 "나쁜 놈들" "천벌 받을 거다" "탄핵해라!"고 외쳤다. 한 남성은 울먹이며 "국가 내란을 시도했는데! 야 이 ○○○들아!"라며 욕설을 내뱉었다.
국회 정문 앞에서 허탈한 표정으로 서 있던 시민들은 "포기하지 말자" "다음 주에도 나오자"며 서로를 다독였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국민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투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07. [email protected]
서울 동작구에서 온 송운화(49)씨는 "참담하다"며 "국민의힘은 기본적 상식이 없는 것 같다. 국민의 대표면 투표는 해야 하는데, 투표조차 안 하는 건 유치하고 제 역할을 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이 될 때까지 집회에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김모(24)씨는 "너무 화가 나서 다음 주에도 올 것"이라며 "친구들도 다 왔는데 화난 분위기"라고 말했다.
양천구에서 온 정정호(38)씨는 "국민의힘 태도가 많이 실망스럽다.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뜻을 무시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장기전 되는 게 실망스럽지만 힘들어도 매주 주말 나올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국민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개표 결과를 확인한 뒤 피켓을 들고 있다. 2024.12.07. [email protected]
이화여대생 최모(21)씨는 "국민들이 많이 모인 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계엄령을 내린 대통령이 잘못했기 때문이다. 정치색을 뒤로 하고 나온 것"이라며 "탄핵안이 가결될 때까지 계속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관악구에서 온 최모(22)씨도 "어디 한 번 해보겠다는 건가? 갈 데까지 가보자는 건가"라며 "국민이 뽑은 선출직 의원이라면 국민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오래갈 것 같은데 한 명이라도 집회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저도 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오후 10시 기준 시민들은 빠르게 해산 중이다. 남은 시민들은 "탄핵될 때까지 매일 촛불을 들 것" "역사의 시민"이라고 외쳤다.
집회 현장에서 사회자가 "국회대로 변에 계신 시민들은 오른쪽, 왼쪽으로 동그랗게 에워쌀 수 있도록 천천히 이동해 달라"고 해 충돌이 우려됐으나, 국회 담장을 넘으려는 사람이 있으면 주변에서 저지하기도 했다.
여의도 일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오후 4시30분 기준 10만 7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주최 측은 100만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의결 정족수 200명을 채우지 못해 자동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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