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주원 아나 "탄핵 동의합니다"…국힘 엄태영 아들
엄주원(왼쪽), 엄태영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MBC 아나운서 엄주원(38)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탄핵 표결 불참에 소신을 밝혔다. 국민의힘 엄태영(66) 의원 아들이다.
엄주원은 8일 인스타그램에 "MBC 뉴스특보를 보고 있으면 당장 탄핵해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난 아래와 같은 이유로 동의한다"며 "박근혜 실정(탄핵 사태)에 눈감은 MBC, 문재인 실정(조국 사태)에 눈감은 MBC를 지적했던 입장에서 보면 지금의 MBC가 다행이다. 만약 '이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할 수는 없다'라며 탄핵 반대 논조로 보도했다면, MBC는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았을 것"이라고 썼다.
"어젯밤 표결에 관해 익명 계정으로 내게 따지는 분들께 말씀드린다.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생 업보로 받아들이고 살아왔기에 연좌제 운운하지 않겠다. 다만 개개인 입장은 다른 것이고, 치열하게 토론하되 결정과 책임은 각자의 몫이다. 난 긴 휴가 중이라 탄핵 정국에서 뉴스를 진행할 일이 없으니 앵커가 아닌, 개인 의견으로 받아들여 주면 감사하겠다."
엄주원은 "'수사를 받아야 할 국무총리가 여당과 함께 국정 운영을 하겠다? 법률적으로 말이 안 된다.' MBC 뉴스특보 중 나온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 발언"이라며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정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 계엄을 막지 못해 국가 위기를 방조한 한 총리가 수습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는 현실. 탄핵 반대-직무 정지-조기 퇴진으로 매일 입장을 바꾸며 정국을 혼란스럽게 만든 한 대표가 질서를 입에 올리는 현실. 이 모든 게 비현실적"이라고 짚었다.
"지금은 뭉쳐야 할 때라고 말한 한 총리의 말은 맞다. 정부 덕분에 다수가 뭉쳐 탄핵을 외치고 있다. 중도진보뿐만이 아니다. 정권 재창출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분노한 보수층도 포함된다"며 "한 대표는 어젯밤 어떻게든 108명이 (당론대로 반대하더라도) 투표하도록 이끌었어야 한다. 혹시나 8명이 이탈할까 봐 아예 투표를 못 하게 한 것 같은데, 그 또한 비겁하다. 따라서 두 사람은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주원은 "지금의 상황은 질서있는(?) 퇴진으로 수습할 수 없다.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퇴진만이 답"이라며 "하야하면 2개월 이내 후임자를 선출해야 해 더 어지러워진다. 탄핵하면 심판 기간 포함 5~6개월의 시간이 있어 그나마 낫다. 여권에서 말하는 임기 단축 개헌이나 조기 퇴진은 불가능하다. 전자는 민주당 동의가 필요하고, 후자는 조기라는 의미가 애매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2·3 계엄 사태 사흘 만인 7일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며 "저의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국민의힘 의원 105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안철수·김상욱·김예지 의원 3명만 투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2차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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