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승현 "내 과오로 30대 잃어…평생 반성하겠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타노스 역 맡아
2014년 '타짜2' 이후 11년 만에 인터뷰
그간 쌓여온 온갖 논란에 허심탄회 답변
"인맥 논란에 마음 무너져 하차 할까도"
"연기력 논란 어떤 평가든 겸허히 수용"
"내 과오로 빅뱅에 큰 피해…연락 안 해"
"빅뱅과 재결합은 아직 생각하지 못 해"
"찬란했던 20대…30대 잃어버린 시간 돼"
"7년 간 세상과 단절…음악 작업만 했다"
![[인터뷰]최승현 "내 과오로 30대 잃어…평생 반성하겠다"](https://img1.newsis.com/2025/01/16/NISI20250116_0001751274_web.jpg?rnd=20250116001059)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입술이 떨리고 목소리가 떨렸다. 손도 떨고 있었다. 2014년 영화 '타짜:신의 손' 이후 11년만에 나온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최승현(탑·38)은 긴장한 게 역력했다. 분위기를 풀기 위해 기자들이 던진 농담에도 그는 한 번도 편하게 웃지 못했다. 이 순간만큼은 수만명 앞에서 여유 있게 무대를 장악하던 빅뱅의 래퍼 탑은 없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길고 긴 어둠의 시간"을 견뎌내고 가까스로 다시 삶을 시작해보려는 30대 후반 남성만 있었다. 그래서인지 최승현은 앞으로 자신의 목표를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으로, 건실하고 안정적으로 사는 것"이라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한 작품을 끝내고 기자들을 만나는 자리에 나서는 배우들은 대체로 편안한 복장으로 인터뷰에 나온다.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쓰는 경우도 있다. 탑은 검정 슈트를 입고 머리는 무대에 서는 것처럼 완벽하게 세팅된 상태였다. 그가 이 인터뷰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왔는지 보이는 대목이었다. 최승현은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그를 둘러싼 모든 논란에 한 마디 한 마디 꾹꾹 눌러담아 답했다. 그는 많은 일을 후회한다고 했다.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도 했다. 빅뱅 얘기가 나올 땐 오래 생각에 잠기며 "멤버들을 생각하면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아픔과 고통을 느낀다"고 했다.
최승현에게 인터뷰 전날 밤 어떤 기분이었냐고 묻자 그는 "어후"라며 깊은 숨을 쉬었다. "꿈 같았어요." 인터뷰 날이었던 15일 아침엔 어떤 기분으로 삼청동에 왔느냐는 물음에도 최승현은 "꿈 같다"고 말했다. "제 진솔한 마음을 잘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하나도 꾸미지 않은 저의 진심이 전달되면 좋겠다는 마음 뿐입니다."
![[인터뷰]최승현 "내 과오로 30대 잃어…평생 반성하겠다"](https://img1.newsis.com/2025/01/15/NISI20250115_0001751268_web.jpg?rnd=20250115222056)
-인터뷰 결정은 어떻게 하게 됐나.
"고민이 많았다. 기자들과 만날 적당한 시기를 고민하고 있었다. 기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넷플릭스 관계자들, 제 일을 봐주는 관계자분들과 의논한 끝에 오늘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20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 공개를 앞두고 인터뷰 대상자를 공개했다. 황동혁 감독과 함께 이정재·박규영·양동근·이서환·위하준·강애심·이병헌·박성훈·임시완·조유리 등 주요 배우는 모두 인터뷰를 하기로 했지만, 최승현 이름은 없었다. 그간 논란을 고려해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지난 10일 최승현 인터뷰가 공지됐다.
-어떠 고민을 했나.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솔직히 말하면 너무 오랜만에 나서다 보니까 두려움이 있었다."
-타노스 역은 어떻게 제안 받았나.
"제작사 통해서 오디션 제안을 받았다. 캐릭터 설명을 들었을 때 정말 고민됐다. 이미지가 박제 될 수 있는 캐릭터라서 인간적으로 굉장히 고민했다. 하지만 무언가 운명적으로 내게 온 캐릭터 같기도 했다. 그래서 오디션 영상을 찍어서 보냈다. 이후에 황동혁 감독님이 만나고 싶어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황 감독님과 미팅 후에 한 번 더 오디션 영상을 보내달라고 하더라. 이 과정을 거친 뒤 최종 캐스팅 됐다."
-인맥 캐스팅 논란이 있었다.
"대선배님들 이름이 거론돼 당연히 송구스러웠다. 그런 상황이 되니 정말 무너질 것 같은 마음이었다. 하차를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감독님이 저와 함께 타노스 캐릭터를 디자인하며 보낸 시간과 그 믿음에 보답하는 게 도리인 것 같았다. 정말 어려운 결심이었다."
넷플릭스는 2023년 6월 '오징어 게임2' 출연진을 소개하며 최승현이 합류했다고 알렸다. 2017년 마약 투약으로 처벌 받고 소셜미디어에서 팬과 수 차례 설전을 벌이며 "연예계 복귀를 하지 않겠다"고 한 최승현이 '오징어 게임2'에 출연하게 되자 이른바 인맥 캐스팅 논란이 불거졌다. 최승현과 사적으로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 이정재·이병헌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얘기였다.
-마음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출연 결심한 이유가 있나.
"햇수로 거의 10년 간 아무도 나란 사람을 쳐다봐주지 않는 시기가 있었다. 그때 황 감독님은 처음으로 내게 손을 내밀어줬다. 감독님이 날 믿어준 용기와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이 역할을 잘해내는 게 내 인생의 숙제라고 생각했다."
-캐스팅 논란에 이어 '오징어 게임2'가 공개된 뒤엔 연기력 논란이 있었다.
"배우가 평가 받는 건 당연하다. 그 모든 평가는 내가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어떤 평가든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연기 톤이 전체 극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한 뒤에 치밀하게 디자인했던 캐릭터다. 시나리오에도 어둡고 무거운 극 분위기를 환기해주는 캐릭터였다. 만화적으로 묘사돼 있었다. 타노스는 절대 화려하거나 멋진 래퍼가 아니다. 실패한 인생의 힙합 루저 캐릭터다. 그리고 약물에 의존하는 캐릭터다."
-랩도 어색하다는 얘기가 있었다.
"랩 역시 힙합 루저처럼 표현하고 싶었다. 타노스가 랩을 하는 게 사실은 생뚱 맞은 타이밍에 나오고 우스꽝스럽고 엽기적이다. 타노스 캐릭터는 어떻게 보면 정신 연령이 짱구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랩을 할 때도 오그라들게 하고 싶었다. 나조차도 오그라들었다. 그래도 내가 맡은 역할이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
-알약 형태 마약을 하는 장면이 있었다.
"수백명의 스태프, 수백명의 배우들 앞에서 타노스가 약물 투약하는 장면을 찍는 건 너무나 부끄러운 내 과거와 직면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굉장히 힘들었다. 그래도 이건 캐릭터이니까 타노스라는 인물에 대한 연구를 깊게 했다. 타노스가 하는 약물은 굉장히 강력한 것이라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봤다. 그런 약을 하는 사람들은 약을 하지 않았을 땐 극도의 불안과 무기력 그리고 ADHD 증상이 나온다고 하더라. 타노스가 약을 하기 전과 후를 완전히 다르게 연기하려고 했다."
-오랜만에 본 내 연기는 어땠나.
"내가 날 객관적으로 보기는 힘들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나오는 혹평과 호평까지 모두 찾아보면서 참고해서 더 성장하려고 노력 중이다."
-부모님과 가족은 어떤 반응이었나. 세계 최대 흥행작인 '오징어 게임' 시리즈에 출연하며 복귀하게 돼 기뻐하셨을 것 같다.
"캐릭터가 캐릭터인지라 부모님은 좋아하지 않으셨다. 그 친구(타노스)의 모든 점을…아직까지 표현을 많이 아끼신다. 사실 기뻐할 순 없으실 거다. 그동안 내가 너무 큰 상처를 줬다. 부모님과 우리 가족 또한 기쁨을 느끼기엔 아직 힘든 것 같다."
![[인터뷰]최승현 "내 과오로 30대 잃어…평생 반성하겠다"](https://img1.newsis.com/2025/01/15/NISI20250115_0001751262_web.jpg?rnd=20250115214740)
-캐스팅 당시 가장 크게 논란이 됐던 건 마약으로 인한 처벌과 함께 은퇴 발언 때문이었다.
"20대 때 너무나도 찬란한 영광을 누리고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나를 둘러싼 논란 또한 태어나서 한 번도 겪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당시에 정말 어두운 시간을 보냈다. 그 당시에 난 무너져 있었고, 힘들어서 다시 일어설 힘이 없었다. 모든 걸 다 그만 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에 너무 경솔하고 어리석게 내뱉은 말이었다. 지금도 정말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최승현은 2019년 인스타그램에서 팬과 설전을 벌이며 "복귀 생각 없다. 한국에서 컴백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은퇴를 번복했다고 보면 되나.
"번복이라기보다는 그땐 내가 완전히 무너져 있었고 그 마음이 그땐 진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해주는 분들 있었다. 정말 후회스러운 말이다. 앞으로 평생 반성해야 할 발언이다."
-빅뱅 탈퇴를 두고도 논란이 있었고, 그 일로도 소셜미디어에서 팬과 갈등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리고 지난해 빅뱅이 3인조로 복귀하는 모습도 있었다.
"지난 날 내 과오로 빅뱅과 전 소속사에 너무 큰 피해를 줬다. 수 년 전부터 소속사와 멤버들에게 더 이상 피해줄 수 없어서 팀을 떠나겠다고 했다. 죄책감이 너무 컸다. 내가 팀에 있으면 나로 인해 팀에 꼬리표가 붙을 것 같아서 면목이 없었다. 너무 괴로웠다."
-재결합 원하는 팬도 많더라.
"재결합 원하는 팬들의 글을 보면 정말 가슴이 너무 아프다. 팬들이 예전 빅뱅 사진을 올리면서 나를 태그하는 경우가 있다. 그 사진을 보면 마치 헤어진 가족 사진을 보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느꼈다. 이 아픔과 고통은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그런 방법을 택한 건 내가 경솔했다."
최승현은 지난해 일부 팬이 재결합을 언급하며 빅뱅 사진에 태그를 걸자 해당 팬 계정을 차단해 논란이 됐다. 팬 사이에선 '아무리 탈퇴했다고 해도 빅뱅과 선긋기가 해도 너무 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졌고, 최승현은 또 한 번 비난 받았다.
-빅뱅 멤버들과 연락은 하고 있나.
"하지 않고 있다. 정확히 얼마나 연락을 안 하고 지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조금 진정되고…아직은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커서 선뜻 연락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빅뱅 합류를 생각해 본 적은 없나.
"그렇게(합류하지 않는 것으로) 마음 먹은지 오래됐다. 그 이후엔 아직 그 마음이 변하진 않았다."
-팀을 떠나겠다고 했을 때 멤버들의 만류는 없었나.
"이 자리에 있지 않은 멤버들의 말을 할 순 없다. 팀을 떠나겠다고 한 건 사회복무요원에서 소집해제가 된 직후였다."
-지난 시간 온갖 비판과 비난에 시달렸다. 억울했던 적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나와 내가 속한 팀은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큰 영광을 얻었다. 내가 한 행동에 대한 비판 역시 달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어떻게 지냈나.
"2017년 이후 7년 간 세상과 단절된 채 집과 음악작업실만 오갔다. 그 긴 어둠 속에서 음악 작업만 했다. 음악 작업만 한 이유는 음악을 만들 때, 마이크 앞에 설 때, 유일하게 제가 숨을 쉴 수 있었다. 내가 살기 위해서 음악을 만들었다.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들면서 시간을 보냈고, 그렇게 내 어두운 마음과 쓰라린 고통을 견뎌냈다. 그 기간 엄청나게 많은 곡을 만들었다. 당연히 팬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다. 그게 제 책임감이기도 하다."
![[인터뷰]최승현 "내 과오로 30대 잃어…평생 반성하겠다"](https://img1.newsis.com/2025/01/15/NISI20250115_0001751265_web.jpg?rnd=20250115220619)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어느덧 30대 후반이 됐다. 이젠 40대를 바라볼 나이다.
"20대 때 찬란한 영광을 누리면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내게 30대는 정말 잃어버린 시간이었다. 그동안 내 과오를 뼈저리게 후회했다. 너무 큰 수치심이 들었고, 자기 모멸감과 함께 진심 어린 반성의 시간을 겪었다. 그러면서 음악을 만들면서 치료 받았다. 그 음악을 팬에게 들려주고 싶다. 앞으로 저는 그냥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으로서 누구보다 건실하게 살고 싶다. 내 가장 큰 목표는 안정적으로 살아보는 거다."
-평범하고 건실하고 안정적인 삶이라는 건 어떤 것인가.
"일단 아침에 일어날 때 나에 관한 좋지 않은 기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지난 10년 간 참 시끄러운 삶을 살았다."
-평범하고 건실하고 안정적으로 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꾸준히 운동하고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있다.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한다."
-지난 시간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은데 건강은 많이 회복됐나.
"완벽한 건 아니지만 많이 좋아졌다. 나 스스로 많이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어제 밤엔 무슨 생각을 했나. 오늘 아침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인터뷰 장소로 왔나.
"어후…어젠 꿈 같았다. 오늘도 꿈 같았다. 정말 진솔한 내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다. 하나도 꾸미지 않고 나의 진심이 전달되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었다."
-차기작은 있나. 앞서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앨범 얘기를 하기도 했다.
"당연히 아직 이야기 중인 건 없다. 이 자리에서 앞으로 계획을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늘은 기자들과 진솔한 대화를 하고 싶었다. 앞으로 활동에 대해선 때가 되면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자리 통해서 팬에게 한 마디 하는 건 어떤가. 소셜미디어에서 오해가 쌓이지 않았나.
"앞으로 경솔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할 수 있다. 오해와 상처가 있는 걸 안다. 앞으로는 그런 일을 만들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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