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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측 비대증, 뼈 나이도 차이"…세계 첫 입증

등록 2026.05.28 14: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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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짧은 쪽에 따라 뼈 성숙 속도 달라…첫 입증

긴팔 뼈 나이, 평균 3.2개월 앞서…다리는 7.1개월

뼈 나이 고려한 '맞춤형 수술'로 재수술 위험↓

[서울=뉴시스] 베크위트-비데만 증후군 환아의 비대칭적 뼈 성장. 길이가 긴 쪽 사지에서 뼈 성장(골성숙)이 더 빠름을 보여준다. a는 더 길고 큰 왼쪽 무릎 뼈, b는 실제 나이(5.5세)와 뼈 나이가 같은 짧은 오른손, c는 뼈 나이가 6.1세로 앞선 긴 왼손.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베크위트-비데만 증후군 환아의 비대칭적 뼈 성장. 길이가 긴 쪽 사지에서 뼈 성장(골성숙)이 더 빠름을 보여준다. a는 더 길고 큰 왼쪽 무릎 뼈, b는 실제 나이(5.5세)와 뼈 나이가 같은 짧은 오른손, c는 뼈 나이가 6.1세로 앞선 긴 왼손.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신체의 한쪽이 다른 쪽보다 비대하게 자라는 선천성 편측 비대증 환아는 양쪽 팔다리의 길이뿐 아니라 뼈가 성숙하는 속도도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 최초로 나왔다.

길이가 긴 쪽의 뼈가 성장을 더 일찍 마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환자 맞춤형으로 정밀하게 성장판 수술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신창호 교수팀은 선천성 편측 비대증 및 편측 저형성증 환아 118명을 대상으로 양측 팔다리의 뼈 나이 차이를 규명한 결과가 국제 학술지 '소아 정형외과 저널'(Journal of Children’s Orthopaedics) 최근호에 게재됐다고 28일 밝혔다.

선천성 편측 비대증 및 편측 저형성증은 신체의 한쪽이 반대쪽보다 눈에 띄게 크거나 작게 자라는 희귀질환이다. 양쪽 팔다리의 길이나 굵기가 비대칭적으로 자라며, 길이 차이가 심해지면 몸의 균형이 무너져 보행 장애, 척추 측만, 관절의 퇴행성 변화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로 베크위트-비데만 증후군(Beckwith-Wiedemann syndrome)이나 실버-러셀 증후군(Silver-Russell syndrome) 같은 유전적 이상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팔다리 길이 차이를 교정할 때는 흔히 성장판 수술을 시행하며 정확한 수술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뼈 나이 측정이 필수적이다. 진료 현장에서는 환아의 양쪽 뼈 나이가 다를 수 있다는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이를 입증할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어 기존에는 한쪽 뼈 나이만을 기준으로 남은 성장량을 예측해왔다. 이에 연구팀은 질환 특성상 양측 뼈의 성숙 속도 자체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에 주목해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2000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검사를 마친 총 118명의 환아(▲베크위트-비데만 증후군 34명 ▲실버-러셀 증후군 14명 ▲PIK3CA 연관 과성장 증후군 14명 ▲특발성군 56명)를 대상으로 한국 표준 골연령 차트와 수정된 Fels 체계를 이용해 뼈 나이를 비교 분석했다.

특히 뼈의 성숙도를 정량화하는 ‘수정된 Fels 체계’를 적용해, 기존 방식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수개월 단위의 미세한 뼈 나이 차이까지 정밀하게 계산해냈다. 또 다리 성장의 약 65%가 무릎 주변에서 이루어지고 실제 성장판 수술도 이 부위에서 시행되는 점을 고려해 기존처럼 손 뼈 나이 측정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수술 부위인 무릎 뼈 나이까지 추가로 분석해 예측의 정확도를 높였다.

연구 결과 단순히 환아들의 좌우 뼈 나이를 비교했을 때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나 길이가 긴 쪽과 짧은 쪽으로 나눠 비교하자 명확한 차이가 나타났다. 전체 환아군에서 길이가 긴 팔의 뼈 나이가 짧은 쪽보다 평균 1.2개월 더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베크위트-비데만 증후군’에서 이러한 뼈 성장의 비대칭성이 가장 두드러졌다. 해당 환아군의 경우, 길이가 긴 다리의 뼈 나이가 평균 7.1개월 더 많았으며, 길이가 긴 팔의 뼈 나이 역시 3.2개월 더 앞서 있었다.

이는 뼈의 성장 속도 차이가 단순한 해부학적 방향(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질환으로 인한 신체의 과성장 자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실버-러셀 증후군 등 다른 질환군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사지 길이 교정 수술의 정밀도를 크게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처럼 한쪽 뼈 나이만 기준으로 남은 성장량을 예측하면 최종 다리 길이 차이를 과대평가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긴 쪽 다리의 뼈가 더 빨리 자라는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수술 시기를 계획하면, 불필요한 과교정이나 재수술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창호 교수(소아정형외과)는 "선천성 편측 비대증·저형성증 환자에서 팔다리 길이 차이를 치료할 때는 단순히 길이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쪽 뼈가 더 빨리 자라고 있는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가 환아들의 성장 예측과 수술 계획 수립에 실질적인 근거를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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