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가 제일 빨리 동나요"…기본소득이 바꾼 순창군 가보니[르포]
카페엔 어르신 발길 늘고 이동장터는 돌봄으로 확장
"돈 쓸 곳 없던 농촌에 소비거점 생겨"…연내 법제화
![[순창=뉴시스] 임하은 기자 = 28일 전북 순창군 유등면. 주민 1000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면 단위 마을에 소비의 훈풍이 불고 있다. 시범대상지로 선정돼 농어촌기본소득이 지급되면서 마을에 '순창곳간'이 새로 자리하게 됐다. 주민들이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가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rainy71@newsis.com 2026.05.28.](https://img1.newsis.com/2026/05/28/NISI20260528_0002147571_web.jpg?rnd=20260528165628)
[순창=뉴시스] 임하은 기자 = 28일 전북 순창군 유등면. 주민 1000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면 단위 마을에 소비의 훈풍이 불고 있다. 시범대상지로 선정돼 농어촌기본소득이 지급되면서 마을에 '순창곳간'이 새로 자리하게 됐다. 주민들이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가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email protected] 2026.05.28.
[순창=뉴시스]임하은 기자 = "예전에는 돈 써도 읍내 가서 썼는데, 이제는 여기서들 많이 사요. 의외로 소고기 소진이 제일 빨라요."
28일 전북 순창군 유등면. 주민 1000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면 단위 마을에 소비의 훈풍이 불고 있다. 시범대상지로 선정돼 농어촌기본소득이 지급되면서 마을에 '순창곳간'이 새로 자리하게 됐다. 주민들이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가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유등면 주민자치위원들이 만든 사회적협동조합 '순창곳간'에는 삼겹살과 소고기, 생활용품과 빵, 아이스크림 등이 놓여 있었다. 이윤택 유등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농협마트가 사실상 유일한 마트인데 쉬는 날도 많다 보니 주민들이 불편해했다"며 "주민들이 필요하다는 물품들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순창곳간은 지난 3월부터 기본소득 사용처로 등록돼 이동장터와 직거래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하루 평균 100만원 안팎의 매출을 내고 있다. 이번 달 예상 매출은 5000만원 수준이다.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의외로 소고기다.
"소고기가 제일 빨리 소진돼요. 기본소득 때문에 주문량이 많이 늘었어요. 2~3일에 한 번씩 물량을 다시 채워야 할 정도예요."
이 대표는 "서울 쪽에서 주문해 먹어본 뒤 재주문하는 경우도 많다"며 "마케팅은 거의 안 했는데 고향 사람들이 먹어보고 소개하면서 외부 판매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창=뉴시스] 임하은 기자 = 28일 전북 순창군 유등면. 주민 1000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면 단위 마을에 소비의 훈풍이 불고 있다. 시범대상지로 선정돼 농어촌기본소득이 지급되면서 마을에 '순창곳간'이 새로 자리하게 됐다. 주민들이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가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rainy71@newsis.com 2026.05.28.](https://img1.newsis.com/2026/05/28/NISI20260528_0002147572_web.jpg?rnd=20260528165657)
[순창=뉴시스] 임하은 기자 = 28일 전북 순창군 유등면. 주민 1000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면 단위 마을에 소비의 훈풍이 불고 있다. 시범대상지로 선정돼 농어촌기본소득이 지급되면서 마을에 '순창곳간'이 새로 자리하게 됐다. 주민들이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가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email protected] 2026.05.28.
옆에 위치한 유등카페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이순자 유등카페 매니저는 "기본소득 이후 카드로 결제하면서 어르신들이 많이 오신다"며 "이제는 사랑방처럼 앉아서 이야기 나누고 가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순창군 풍산면에는 주민자치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이동장터 '풍구장터'가 들어섰다. 일주일에 한 번, 매주 금요일 열리는 풍구장터에는 동물복지 유정란과 순창콩두부, 천연비누, 직접 로스팅한 커피, 수제 세제와 빵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주민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주문한 뒤 현장에서 QR코드나 카드로 결제한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앞으로는 찾아가는 이동장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배달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돌봄도 같이 이뤄지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풍산면 협동조합은 현재 반찬배달과 공동급식 같은 농촌 돌봄사업까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날 장터에서는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순창으로 내려온 농촌유학 가족도 만날 수 있었다. 임샛별(40)씨는 초등학교 1·2학년 자녀와 함께 풍산면으로 내려와 생활 중이다. 교육공무원인 임 씨는 "원래는 1년만 살아볼 생각이었는데 내년까지 더 있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농촌유학 프로그램 영향도 있었지만 기본소득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순창=뉴시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8일 전북 순창군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인 풍산면 이동장터 풍구장터을 찾아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 끝이 임샛별(40)씨. (사진 = 농식품부 제공) 2026.05.28;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28/NISI20260528_0002147583_web.jpg?rnd=20260528165946)
[순창=뉴시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8일 전북 순창군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인 풍산면 이동장터 풍구장터을 찾아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 끝이 임샛별(40)씨. (사진 = 농식품부 제공) 2026.05.28; *재판매 및 DB 금지
순창군은 농어촌기본소득 시행 이후 인구가 869명 늘었다. 사회연대경제 조직도 15곳 증가했다. 조광희 순창 부군수는 "기본소득을 관내에서만 쓰도록 막아놓은 것이 가장 컸다"며 "사회연대경제 조직이 늘면서 새로운 일자리와 신규 소득원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농어촌기본소득을 연내 법률로 제정해 핵심 농정 실험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을 10개 지역에서 시작했고 전체 인구가 4.7% 증가했다"며 "특히 청년 인구 증가율은 6.2%로 전체 인구 증가율보다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맹점 수도 13.5% 늘었고 새로운 창업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주민분들은 불편하다고 하면서도 이미 지급된 돈의 86%가 사용됐다"며 "면 지역에서 돈을 쓰게 하다 보니 불편함이 새로운 욕구를 만들고 그것이 창업으로 연결되는 순환이 생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농식품부는 추경 예산으로 확보한 706억원을 활용해 사업 대상 지역을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송 장관은 "약 19만5000명 정도를 더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5개 안팎 지역을 추가 선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44개 군이 공모에 참여해 심사를 진행 중인데, 6월 중순 이전 추가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7월부터 사업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현재 10개 시범지역은 15개 안팎 시군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재원 확보가 핵심 과제다. 송 장관은 "10개 지역 중에서도 영양은 풍력발전, 신안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자체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며 "재원을 만들어내는 것이 사업 지속 가능성 확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는 국비 40%, 도비 30%, 자체 재원 30% 구조"라며 "시군이 여러 곳 참여하게 되면 도비 확보 부담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기본소득이 단순 현금지원 정책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농촌은 물건을 살 가게조차 없어서 사람들이 떠나고, 사람들이 떠나니 가게가 또 없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흐름을 바꾸기 위해 돌을 하나 던져보자는 취지"라며 "소멸 위기 극복과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정책 사업으로, 돌봄까지 연결되는 매우 의미 있는 정책 실험"이라고 덧붙였다.
![[순창=뉴시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8일 최근 반도체 산업 초과이익 공유 논의와 관련해 "농업 부분에서도 개방 압력 속 피해들을 (감내해온 만큼) 이득을 본 분야에서 기꺼이 해야 하는 것들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 농식품부 제공) 2026.05.28.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28/NISI20260528_0002147461_web.jpg?rnd=20260528155702)
[순창=뉴시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8일 최근 반도체 산업 초과이익 공유 논의와 관련해 "농업 부분에서도 개방 압력 속 피해들을 (감내해온 만큼) 이득을 본 분야에서 기꺼이 해야 하는 것들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 농식품부 제공) 2026.05.28.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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