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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슬픔 뒤섞여"…총성 멈춘 가자, 폐허 속 축포

등록 2025.01.16 17: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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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간 이스라엘-하마스, 15일 휴전에 합의

[서울=뉴시스]허나우 인턴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5일(현지시각) 휴전에 합의하자 가자지구는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환호로 들썩였다.

뒤늦은 평화, 폐허 속에서 삶을 이어가야 한다는 막막함과 불안함, 이미 죽은 이들을 되돌려주지 못한다는 슬픔 등이 복잡하게 엇갈린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 CNN,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휴전 합의 사실이 알려지자 모처럼 가자지구의 밤거리는 축제 분위기로 물들었다.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거리로 뛰쳐나온 주민들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면서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는 등 폐허 속에서 기쁨을 즐겼다.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한 시장에서는 휴전을 축하하는 '즉석 퍼레이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 남성이 타악기를 두드리고 주변에 모여든 군중은 휘파람을 함께 불었다.

또 이스라엘 폭격의 희생자들을 받아 온 가자지구의 병원 마당에서도 축하 집회가 열렸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19세 디마 슈랍은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없었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 꿈꾸고 있는 것 같다"고 안도했다.

전쟁 중 여러 차례 대피하며 부서진 집에 거주 중인 슈랍은 의사를 꿈꿔 알제리 유학을 계획했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며 유학이 불가능해졌다.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던 슈랍은 "내 미래와 꿈이 막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전으로 인해 의사를 다시 꿈꿀 수 있어 행복하다고 BBC에 전했다.    

디랍 슈랍처럼 환희를 느끼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은 슬픔과 피로감,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쟁 중에 가족 여럿을 잃었다는 난민 알 쿠르드는 "아직 살아야 하는 이들을 떠나보내고 추모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며 "폐허가 됐을지언정 집으로 돌아가게 돼 기쁘다지만, 지난 15개월 동안 우리에게 벌어진 일들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어 슬픔이 솟구친다"고 말했다.

또 전쟁 발발 후 여덟 차례 거소를 옮기며 난민 생활을 한 니자르 함마드 역시 집, 학교, 병원까지 사라진 가자지구의 현실을 언급하며 "휴전 소식은 기쁘지만, 전쟁 이후에도 이어질 고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트라우마를 치유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3년 10월 이후 15개월간 전쟁을 이어오던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5일 휴전에 합의했다. 협정문은 인질과 포로 교환으로 시작해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후 최종적으로는 가자지구를 재건하는 3단계 구상을 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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