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정 "서울시 '규제 철폐' 의회와 협의했어야…갈등 해소 중요"[인터뷰]
"의회에 한마디 말도 안 하고 먼저 그렇게 발표"
"계획할 때부터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해야 한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0.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20/NISI20250120_0020668828_web.jpg?rnd=20250120163158)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대담 김현섭 사회정책부장, 정리 박대로 이재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해부터 '규제 철폐'를 기치로 내건 가운데,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나치게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최 의장은 지난 20일 시의회 본관 의장실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 시장의 규제 철폐 정책을 언급했다.
오 시장은 새해 들어 '규제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규제 철폐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개발·재건축 관련 각종 규제 완화, 공원 내 상행위 제한적 허용 등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의장은 서울시의회와의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회에 한 번 정도는 얘기하고 발표해야 되지 않느냐"며 "도시계획이든 어떤 것이든 다 조례로 규제하고 있는 게 분명히 있을 텐데 의회에 한마디 말도 안 하고 먼저 그렇게 발표하면 되겠느냐"고 했다.
그는 "의원들이 도시계획 조례 같은 것 풀려고 할 때 서울시가 순순히 풀어준 적 있냐"며 "의회가 늘 규제를 풀어 달라고 할 때 막고 안 된다고 했던 서울시가 아니냐. 여태까지 그렇게 안 된다고 하더니 마음이 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0.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20/NISI20250120_0020668821_web.jpg?rnd=20250120162331)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0. [email protected]
오 시장이 이해가 충돌하는 영역에서 갈등을 푸는 작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최 의장은 조언했다. 그는 "우리 시장님 디자인도 잘하고 너무 예쁘게 하지만 진짜 어렵고 중요한 것은 이해 갈등 관계를 풀어내는 것"이라며 "그런 것이 잘 제대로 된 게 뭐가 있나"라고 언급했다.
이어 "신속통합기획을 잘하고는 있지만 갈등을 푸는 것은 쉽지 않다. 모아타운 이런 것도 아주 어려운 것들"이라며 "지상철도 지하화도 60, 70㎞나 되는 지상 공간을 다 하자는 것인데 그러면 서울시 전체가 다 공사판이 돼야 한다. 어디에서 먼저 공사를 할지 아무리 결정하기 힘들어도 결정해야 한다. 시가 이것을 하려는 것인지, 안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짚었다.
최 의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초구에서도 서울시 정책에 대한 반대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우리 동네(서초구)만 해도 그린벨트를 풀어서 서리풀 지구를 만든다고 하는데 그린벨트 3개 마을 사람들은 절대 (지구에) 집어넣으면 안 된다고 한다"며 "플래카드도 많이 붙어 있고 저한테 청원도 들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토부와 서울시는 이 정도 문제가 있을 것은 예견하고 그림을 그릴 때 좀 잘 그렸어야지"라고 비판했다.
서울시가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많다고 최 의장은 지적했다.
그는 "한남3구역 초등학교도 마찬가지다. 뭐 하러 초등학교 부지를 없애서 난리를 쳤나. 주민들이 청원 낸 다음에 무슨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다시 초등학교를 집어넣어 주고 그러지 말고 계획할 때부터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해야 한다"며 "사회적 갈등을 유발시키지 않도록 하면 더 오세훈 시장다운 세련된 정책 아닐까"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0.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20/NISI20250120_0020668823_web.jpg?rnd=20250120162337)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0. [email protected]
그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뭔가 좀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의회와도 아직은 좀 소통하시는 것 같다"며 "며칠 전 학생 인권의 날 기념식에 갔었는데 (정 교육감이) 학생 인권이란 말을 많이 안 쓰셨고 '상호 존중'이란 단어를 쓰셨다"고 전했다.
이어 "아마 학생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한테는 우리 교육감님이 싫은 소리를 들었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며 "그게 의회를 존중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또 "기초 학력을 키우자는 것도 저희와 생각이 다르지 않다. AI디지털교과서 같은 경우도 우리 의회는 조금 신중하게 가자는 것인데 교육감도 그런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늘봄 학교에 관심 있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아직은 너무 과하다거나 너무 방향이 다르다는 생각은 아직은 못해봤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시의회 내 여야 간 갈등이 커지고 충돌이 잦아지는 데 대해서는 대범한 면모를 보였다. 여야가 의견이 다르면 충돌할 수도 있다는 게 최 의장의 판단이다.
그는 "110명 의원이 있는 의회에서 이 정도 없으면 의회가 일을 안 하는 것"이라며 "무슨 공산국가도 아니고 이 정도는 해 줘야지"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0.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20/NISI20250120_0020668826_web.jpg?rnd=20250120162334)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0. [email protected]
여야가 자유롭게 충돌하고 협의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 싶다고 최 의장은 밝혔다. 그는 "저는 그냥 하고 싶은 말 다 하게 해 준다. 내가 여태까지 의사 진행 발언을 못하게 한 적이 없다"며 "뭐든 다 하라고 하면 금방 지치지만 반대로 못하게 하면 괜히 할 것도 없으면서 막 하겠다고 그런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따른 탄핵 절차에 관해서는 폭력을 자제하고 법을 지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법질서 내에서 해줬으면 좋겠다. 법은 존중해 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탄핵 국면에서 서울시의회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최 의장은 말했다. 그는 "우리 시의회는 하던 대로 해야 한다. 까딱 잘못해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고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면 복원이 안 돼요"라며 "우리는 일상을 지키고 시민을 지켜야 한다. 요즘은 도시국가, 도시 경쟁력이지 않냐. 오 시장 말대로 서울은 단단하다"고 밝혔다.
최 의장은 역대 의장과 비교해 현장을 자주 찾는 것으로도 이목을 끌고 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제가 이과다. 식품영양학과 출신이라 내 눈으로 딱 봐야지 확실하게 캐치하지 누가 100번, 1000번 말해도 이게 맞나 그런 게 있다"며 "가서 보면 실상이 파악된다. 그러면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나의 말이 책임 없이 떠도는 것이 싫고 정확한 말만 하고 싶기 때문에 (현장에) 가는 그런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지난해 11월 신촌 묻지 마 여대생 폭행 사건 현장을 직접 찾아가 해법을 마련했다. 그는 "번화한 거리 사이에 이어지는 곳인데 캄캄하고 가로등도 없었다"며 "빛 공해 때문에 가로등을 못 세운다고 해서 벽에 다는 조명을 설치하기 위해 예산 1억원을 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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