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국무장관도 TV 보고 알았다…"가자 장악, 트럼프식 '톱다운' 독단"

등록 2025.02.06 11:55:5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루비오, 과테말라 순방 중 TV 회담서 처음 들어

지난주 중동 특사 가자지구 방문 후 논의 본격화

극소수와만 논의…이스라엘에도 발표 직전 알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가자지구 장악 계획을 발표하기 전까지 참모들조차 몰랐던 것으로 파악된다. 2025.02.06.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가자지구 장악 계획을 발표하기 전까지 참모들조차 몰랐던 것으로 파악된다. 2025.02.06.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를 장악해 장기 소유하겠다는 '폭탄'을 던지기 전까지 참모들조차 몰랐던 것으로 파악된다.

외교 사령탑인 국무장관조차 당일 처음 듣게 됐다며, 측근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5일(현지 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등을 종합하면 이번 발표는 장기간 논의된 것이 아닌 '톱다운' 방식의 트럼프 대통령 독단으로 보인다.

한 중동 관련 참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이 안을 공개하기 전까지 들어본 적 없었다며, 굉장히 놀랐다고 CNN에 말했다.

과테말라를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조차 TV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회담을 보면서 처음 들었다고 한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5.02.06.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5.02.06.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계획을 수개월 동안 면밀히 연구했다며, 즉흥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선 장녀 이방카의 배우자인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해 "가자지구 해안가 부동산은 매우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발언했는데, 거기에서 영감을 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이 계획을 구상한 건 일주일 안팎으로 보인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과 가진 비공개 회담에서도 가자지구 장악 건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변곡점은 중동 특사의 가자지구 방문이었다.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는 지난달 29일 가자지구를 직접 방문해 피해 상황을 살펴봤고, 귀국 후 가자지구가 폐허가 됐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위트코프 특사는 5일 취재진에 "건물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고 수도, 전기, 가스 그 무엇도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이곳을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장기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가자시티=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 공습과 지상 공격으로 크게 파괴된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한 어린이가 빈 물통들을 들고 물 받으러 가고 있다. 2025.02.06.

[가자시티=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 공습과 지상 공격으로 크게 파괴된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한 어린이가 빈 물통들을 들고 물 받으러 가고 있다. 2025.02.06.


트럼프 대통령은 깊은 인상을 받았고, 이 문제에 몰두하게 됐다. 극소수 참모들과 대화에서 중동 국가들이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점을 한탄했다고도 한다.

논의는 구두로만 소규모로 이뤄졌고, 실제 문서화되진 않았다.

이스라엘과도 발표 직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과 위트코프 특사가 지난 3일 밤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이 아이디어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5.02.06.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5.02.06.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사안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고립주의'를 천명한 만큼, 실제 가자지구 장악에 나설지는 불분명하다.

'폭탄 발언'을 던져 중동 국가들이 스스로 해결책을 고안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협상 기술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왈츠 보좌관은 이날 CBS 모닝에 출연해 이번 제안을 계기로 중동 전체가 스스로 해결책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현실적 해결책을 가진 이가 아무도 없는데 비판만 해선 안 된다"고 두둔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