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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자 점령 구상으로 2단계 휴전 무산"-NYT

등록 2025.02.07 08:08:33수정 2025.02.07 08: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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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내 팔 주민 이주' 이스라엘 극우파 주장 승인한 셈

하마스가 지지자 끌어들이는 최선의 마케팅 수단 제공

79명 인질 석방 뒷전으로 밀리고 영구 종전 목표 물거품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그가 밝힌 가자 점령 구상으로 가자 전쟁 2단계 휴전협상이 물거품이 됐다. 2025.02.07.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그가 밝힌 가자 점령 구상으로 가자 전쟁 2단계 휴전협상이 물거품이 됐다. 2025.02.0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가자지구 점령 및 팔레스타인 주민 집단 이주를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구상이 1단계 휴전을 연장하는 2단계 협상을 파탄시켜 이스라엘이 전쟁을 계속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이에 따라 아직 남아 있는 79명(사망자 최소 35명 포함)의 인질 석방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의 황당한 구상 발표로 오는 10일 시작될 예정이던 영구적 전투 중단을 위한 2단계 휴전 협상이 공중에 떠버렸다. 현재의 1단계 휴전 합의는 다음달 초에 시한이 끝난다.

미국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정부 극우파들이 요구해온 것을 트럼프가 승인한 상태에서 귀국하게 된다. 바로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대적으로 이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스라엘이 앞으로 가자지구를 어떻게 처리할 지에 두고 더 많은 재량권을 가지게 된 것이다.

네타냐후는 지난 5일 미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가자 점령 구상을 ‘놀라운 아이디어’라며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6일 네타냐후의 최측근이자 극우파인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이 “해외 이주에 관심이 있는 가자 주민의 이주를” 촉진하는 계획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1단계 휴전 합의는 지난달 19일 시작됐다. 하마스가 33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대가로 이스라엘은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고 6주 동안 전투를 중단하기로 했다.

1단계 합의에서 휴전 개시 16일차인 지난 3일부터 2단계 휴전을 위한 협상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2단계 협상은 모든 생존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에서 철수해 영구적으로 휴전한다는데 합의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1단계 합의문에서 2단계 휴전 협상에 관한 문구가 의도적으로 애매하게 표현돼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다시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반면 하마스는 하마스 가자 지구 통제권 포기와 무장 해제를 거부하고 있다.

네타냐후는 워싱턴에서 이스라엘이 3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하마스를 궤멸하고 인질을 석방하며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을 위협하지 않도록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인질 구출은 항상 두 번째 목표일뿐이다.

트럼프도 인질 석방과 전쟁 중단에 대한 요구를 크게 완화했다.

휴전 협상이 유지될 지를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으며 인질에 대해서도 “우리가 그들을 구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더욱 폭력적이 될 것”이라고 말해 이스라엘의 전투 재개를 지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시간을 벌기 위해 휴전 협상 1단계를 연장할 가능성이 있었다.

15개월의 전쟁을 치른 하마스는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고 극우 연립 정부가 붕괴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네타냐후는 인질 석방을 늘리기 현재의 휴전을 연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가자지구 점령과 주민 이주 구상을 밝히면서 하마스가 인질 협상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전문가 자카리아 알-카크는 “트럼프 선언은 하마스가 더 많은 지지자를 끌어들이는 최선의 마케팅 도구”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의 ‘신식민주의’ 발상이 중동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군인이 아들이 아직 인질로 남아 있는 알론 님로디는 “하루하루가 두렵다. 인질부터 구한 뒤 가자지구의 미래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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