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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역대급 실적에도 '주주환원'에는 인색?

등록 2025.02.11 08:03:00수정 2025.02.11 1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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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에도 건전성 관리 일단 선방, 시장 반응은 미지근

올해도 고환율 속 고강도 관리…"주주환원율 40%로 확대"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국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중 하나금융이 지난 4일 실적발표를 마쳤고 나머지 금융그룹이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5일 서울의 한 건물에 설치된 국민은행 ATM기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5.02.0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국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중 하나금융이 지난 4일 실적발표를 마쳤고 나머지 금융그룹이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5일 서울의 한 건물에 설치된 국민은행 ATM기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5.0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고환율 속 보통주 자본비율(CET1)을 목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일단 선방했지만, 주주환원 규모를 놓고서는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올해도 강달러가 지속되면서 자본비율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금융사들은 고강도 관리를 통해 주주환원 확대에 역량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보통주 자본비율은 평균 12.9%로 집계됐다. 지난해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외화대출의 원화 환산액 증가 등으로 보통주 자본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됐지만,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지주들, 고환율 속 CET1 비율 방어 

보통주 자본비율은 총자본 중 가장 안정적으로 평가받는 보통주 자본을 금융사의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수치로, 위기 시 금융사의 손실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통상 수치가 올라갈 수록 주주배당 여력도 높아지게 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해당 비율을 8% 이상으로, 금융당국은 12%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주요 금융사들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보통주 자본비율 목표치를 13% 이상으로 설정하고, 13% 초과 자본에 대해서는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등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5조782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사상 처음으로 '5조 클럽'에 입성한 KB금융은 지난해 4분기말 기준 13.51%의 보통주 자본비율을 기록했다. 전분기말(13.84%)에 비해서는 0.33%p 하락한 것이다.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올해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총 1조7600억원의 주주환원 계획을 내놨지만, 실적 발표 다음 날인 지난 6일 KB금융의 주가는 6.7% 가량 빠지며 시장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자본비율 하락폭이 커지면서 주주환원책에 대한 실망감이 컸던 탓이다. 지난해 KB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39.8%로 전년(38%) 대비 1.8%p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4분기말 13.03%의 보통주 자본비율을 기록하며 13%대를 가까스로 지켰다. 전분기(13.17%) 대비로는 0.14%p 하락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인 4조5175억원의 순익을 낸 신한은행은 지난해 1조8000억원 가량의 현금배당, 자사주 소각 등으로 총 39.6%의 환원율을 나타냈다. 전년 대비 3.6%p 상승한 수치다.

하나금융의 보통주 자본비율은 지난해 4분기말 기준 13.13%로 전분기 대비 0.03%p 하락에 그쳐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37.8%로 전년 대비 4.8%p 확대되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금융은 12.08%을 기록해 13% 수준을 밑돌았지만, 나홀로 전분기 대비 0.13%p 늘어나며 개선세를 나타냈다. 환율 상승에도 적극적인 RWA 관리에 나선 결과다.

지난해 총 3조860억원의 순익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한 우리금융은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전년보다 10% 늘린 1500억원으로 정하고, 비과세 배당을 도입하기로 발표했다. 주주환원 기대감으로 우리금융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5.98%(920원) 오른 1만63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도 달러 강세 예상…CET1 13% 사수 총력

올해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국내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지주사들의 보통주 자본비율 사수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금융사들은 강도 높은 재무 건전성 관리를 통해 올해도 보통주 자본비율을 13%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은 올해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질적 성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밸류업 프레임워크를 흔들림없이 추진하기 위해 자산성장 변동성을 관리하고 수익 창출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보통주 자본비율을 13%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주주환원율을 40% 수준으로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는 "570원의 분기당 주당 현금배당과 함께 6500억원의 자사주 취득에 더해 총 1조 7500억원 규모가 주주환원에 활용될 것"이라며 "탄력적인 자사주 정책으로 전년보다 개선된 주주환원율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도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과 함께 주주환원율을 '40%+α'로 제시한 상태다. 오는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50%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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