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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차단하고 실수요자 보호…'동탄 294만대 1' 재발 막는다

등록 2025.02.11 15:10:27수정 2025.02.17 09: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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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순위 청약 유주택자 제외…거주지역 해당지역으로 제한

시세 차익 투기 수요 감소…무주택자 내 집 마련 기회 확대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헌정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 무순위 청약제도 개선안을 설명하고 있다. 2025.02.1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헌정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 무순위 청약제도 개선안을 설명하고 있다. 2025.02.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가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의 신청 자격을 무주택자로 제한한다.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인 청약 시장을 안정시키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국토교통부는 무순위 청약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하는 시행규칙을 개정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5월에 시행될 예정이다.

무순위 청약은 기존 청약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거나 부적격자로 드러나 생긴 잔여 물량의 입주자를 다시 선정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미분양 우려가 커지자, 지난 2023년 2월부터 주택 보유 여부, 거주지 요건과 관계없이 성인 누구나 무순위 청약에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수도권을 중심을 집값이 오르면서 수억원의 차익을 기대되는 아파트 단지의 무순위 청약이 과열 양상을 빚었다. 특히 지난해 7월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1가구 모집에 294만명이 몰려 무순위 청약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한국부동산원 청약 시스템이 마비돼 접수 일을 하루 연장하기도 했다.

무순위 청약이 지나친 과열 양상을 빚고,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지원이라는 본래 취지를 벗어나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뉴시스]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과 관련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다양한 사진들. 청약 호수 현관문을 촬영한 사진이나 당첨자 행동요령 등의 게시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24.08.02 (사진 출처=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과 관련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다양한 사진들. 청약 호수 현관문을 촬영한 사진이나 당첨자 행동요령 등의 게시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24.08.02 (사진 출처=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정부는 무순위 청약제도를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무순위 청약은 무주택자로 자격 요건이 강화된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별 여건과 분양 상황에 따라 거주지역 요건 등을 부과하도록 했다. 서울 등 청약 수요가 많은 지역은 해당 지자체의 구청장이 탄력으로 거주요건을 해당 지역으로 제한할 수 있다. 또 상대적으로 청약 수요가 적은 지방 소도시는 해당 지자체장이 거주 요건 없이 전국 단위로 청약을 시행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편으로 인기 지역에서 청약 수요가 60%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동탄역 롯데캐슬 청약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하니 유주택자가 40% 정도 됐다"며 "거주자 요건까지 제한하면 대략 60% 정도가 청약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가구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일부 인기 단지에서 청약에 당첨되기 위해 위장 전입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실거주 입증 자료 제출 등도 강화한다. 현재 위장 전입이 의심되는 당첨자에 대해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 등초본 등으로 실거주 여부를 확인했지만, 앞으로는 부양가족의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 등을 추가 제출하도록 했다.

분양시장에선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이라는 청약제도의 취지에 맞게 제도를 개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앞으로 시세 차익을 노리고 무순위 청약에 나선 투기 수요가 감소하면서 시장 과열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무순위 청약 제도 개편으로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앞으로 무순위 청약을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면서 투기 수요가 줄고,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청약 수요가 적은 지역의 지자체장이 재량으로 자격 요건을 정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미분양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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