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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역에서 느낀 안중근 의사 숨결…방문객 이어진 기념관[하얼빈AG]

등록 2025.02.13 06:30:00수정 2025.02.13 06: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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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하얼빈역 1번 플랫폼 한 켠에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 사살 발생지'라고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2025.02.12jinxijun@newsis.com

[하얼빈=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하얼빈역 1번 플랫폼 한 켠에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 사살 발생지'라고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email protected]

[하얼빈=뉴시스]김희준 기자 = 중국 하얼빈역 1번 플랫폼 한 켠에는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 사살 발생지'라고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1909년 10월 26일이라는 날짜도 함께 새겨져 있다.

바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격살한 장소다.

하얼빈역 내에 위치한 안중근 기념관에서 유리창 너머로 1번 플랫폼을 볼 수 있지만, 12일 하얼빈역을 찾은 뉴시스는 1번 플랫폼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 빈저우역으로 향하는 열차 표를 일부러 끊었다.

1번 플랫폼은 1909년 10월26일 오전 9시30분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일으킨 장소다. 안중근 의사는 만주와 한반도를 강탈하기 위해 하얼빈을 방문한 이토 히로부미를 1번 플랫폼에서 권총 3발을 발사, 사살했다.

플랫폼에 들어가려면 열차표를 발권한 뒤 보안 검사를 거쳐야 한다. 짐 검사까지 마친 뒤 1번 플랫폼에 들어서자 스자좡으로 향하는 열차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얼빈=뉴시스] 김희준 기자 =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중국 하얼빈역 1번 플랫폼. 안중근 의사가 서 있던 위치가 삼각형으로 표시돼 있다. 2025.02.12jinxijun@newsis.com

[하얼빈=뉴시스] 김희준 기자 =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중국 하얼빈역 1번 플랫폼. 안중근 의사가 서 있던 위치가 삼각형으로 표시돼 있다. [email protected]

1번 플랫폼의 끝으로 걸어가자 현판이 나타났다. 현판 바로 아래 쪽 바닥에는 삼각형 모양의 표식이 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사각형 모양의 표시가 있다.

삼각형 표시는 안중근 의사가 총을 쏜 자리고, 사각형 표시는 이토 히로부미가 쓰러진 곳이다.

삼각형 표시를 밟고 서자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안중근 의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했다.

안중근 의사가 서 있던 장소와 이토 히로부미가 저격당한 곳은 예상보다 가까웠다. 이토 히로부미를 눈앞에 둔 안중근 의사가 방아쇠를 당기기 전 어떤 마음이 들었을지 무척 궁금해졌다.

[하얼빈=뉴시스] 김희준 기자 = 중국 하얼빈역에 조성된 안중근 기념관 외부 전경. 2025.02.12jinxijun@newsis.com

[하얼빈=뉴시스] 김희준 기자 = 중국 하얼빈역에 조성된 안중근 기념관 외부 전경. [email protected]

한국 역사에 중요한 장소인 하얼빈에서는 지난 7일부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이 펼쳐지고 있다.

장소가 하얼빈인 만큼 선수단의 각오도 남달랐다. 김은지, 김민지, 김수지, 설예은, 설예지로 이뤄진 여자 컬링 대표팀은 지난 9일 예선에서 일본을 6-4로 꺾은 후 "한일전이면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얼빈역 내에 조성된 안중근 기념관에는 동계아시안게임을 맞아 하얼빈을 찾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중국인, 한국인 뿐 아니라 조선족도 눈에 띄었다.

안중근 의사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이 기념관은 지난 2014년 1월19일 개관했다가 2017년 3월 하얼빈역 신축으로 문을 닫았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19년 3월, 안중근 의사 의거 110주년을 맞아 의거 현장이 보이는 곳에 재개관했다.

[하얼빈=뉴시스] 김희준 기자 = 안중근 기념관 입구에 설치된 안중근 의사 동상. 2025.02.12jinxijun@newsis.com

[하얼빈=뉴시스] 김희준 기자 = 안중근 기념관 입구에 설치된 안중근 의사 동상. [email protected]

기념관 입구로 들어서면 안중근 의사 동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동상 위 시계의 시침과 분침은 안중근 의사가 총을 쏜 시각인 9시30분에 멈춰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관련된 자료가 펼쳐져 있다. 설명은 중국어, 한국어로 표기돼 있다. 안중근 의사를 심문한 후 의거 동기를 기록한 문서 등 각종 사료도 전시돼 있다.

기념관 가장 안쪽에는 1번 플랫폼과 똑같이 삼각형, 사각형의 표식이 바닥에 새겨져 있다.

기념관 입구 쪽에 위치한 방명록에는 중국어, 한국어 등으로 적힌 관람객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한글로 '대한 독립 만세', '안중근 의사 존경합니다!'라고 적혀있기도 했다.

[하얼빈=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하얼빈역에 조성된 안중근 기념관 내부 모습. 2025.02.12jinxijun@newsis.com

[하얼빈=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하얼빈역에 조성된 안중근 기념관 내부 모습. [email protected]

중국 지린성 연변에 거주하는 조선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준성(22)씨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을 구경하기 위해 하얼빈을 방문했다. 연변에 윤동주 시인의 생가가 있고,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도 많이 배운다"며 "안중근 의사에 대해 더 알고 싶어 기념관을 찾았다"고 전했다.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영화 '영웅'과 작가 김훈의 장편 소설 '하얼빈'을 모두 봤다는 김씨는 "관련 작품을 보면서 관심이 커졌고,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며 "기념관에 와 보니 안중근 의사의 다른 모습이 보였고, 한층 자세히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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