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실패하는 이유 있었다…"의지력 부족 아닌 '유전자' 때문"
![[서울=뉴시스] (사진=뉴시스DB)](https://img1.newsis.com/2022/05/31/NISI20220531_0018866431_web.jpg?rnd=2022053109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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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장가린 인턴 기자 = 금연이 어려운 이유가 의지력 부족 때문만이 아닌 '유전자'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재민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 테라젠헬스 홍경원 본부장 공동 연구진은 질병관리청의 한국인 유전체 역학조사 사업 데이터에 등재된 국내 남성 4364명의 유전자를 연구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라이프스타일 지노믹스’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니코틴 대사 관련 12개 유전자에서 총 1644개 ‘단일염기다형성’을 분석해 유전자 변이와 금연 성공률의 연관성을 살폈다. 단일염기다형성은 유전자 염기 서열에서 한 개의 염기가 다른 염기로 바뀌며 발생하는 유전적 변이를 의미한다.
그 결과, 6개 단일염기다형성이 금연 성공률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6개 단일염기다형성에 기반해 유전적 위험 점수를 산출한 추가 분석에서는 점수가 높을수록 흡연자로 남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유전적 요인이 금연 성공 여부에 있어 중요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유전적 위험 점수를 활용하면, 보다 쉽게 나에게 맞는 금연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어 니코틴 대사가 빠른 유전형이면 담배를 끊었을 때 금단 현상이 심할 수 있어, 약물 치료를 강화하거나 추가 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또 현재 흡연자의 1주일당 평균 알코올 섭취량(219.8g)이 과거 흡연자(167.6g)나 비흡연자(116.9g)보다 훨씬 많았다고 밝혔다. 또 규칙적 운동을 하는 비율은 현재 흡연자(46.2%)가 과거 흡연자(62.2%)와 비흡연자(61.7%)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 성공 여부에는 생활 습관과 유전적 요인이 모두 작용한다는 것이다.
흡연은 심혈관질환과 암을 비롯해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2023년 기준 한국 남성 흡연율은 32.4%로 높은 수준이며, 2011년~2015년에는 한국 남성 사망원인 중 19.5%가 흡연과 직접 관련 있다는 통계도 발표된 바 있다.
박재민 교수는 "니코틴 대사 속도는 금연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유전적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 서양인 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한국인 맞춤형 금연 전략 수립 필요성과 기초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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