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어 바라본다' 수원 지관서가…창가앉아 책과의 만남

SK케미칼·수원시 협업으로 탄생 인문복합공간

대형서가에 900여권 도서, 인문학 강연도 풍성

[수원=뉴시스] 이재준 수원시장이 24일 오전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지관서가' 개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제공) 2025.04.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한 번 들어오면 나가기 싫어질 것 같은 공간이네요."

24일 오전 10시 경기 수원시평생학습관 건물에 마련된 '지관서가'(止觀書架)에 들어서자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천장까지 닿을 듯한 높은 서가였다.

철근 콘크리트 기둥이 그대로 노출된 인더스트리얼한 공간에 은은한 조명이 켜진 서가에는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었다. 차분한 검은색 벽면과 나무 소재가 조화를 이룬 공간은 현대적이면서도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실내 곳곳에 비치된 서가와 창가 좌석은 시민 누구나 부담 없이 머무를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특히 탁 트인 통창 너머로 보이는 앞마당 공원은 이 공간의 여유로움을 배가시키는 요소였다. 공원을 산책하던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책을 펼칠 수 있는 도시 속 쉼터 그 자체였다.

이날 SK케미칼과 수원시가 공동으로 개관한 지관서가는 '멈추어 바라본다'는 의미처럼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책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성찰해보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수원시평생학습관 일부를 리모델링해 조성된 이곳은 740㎡(약 224평) 규모의 복층 구조다. 고층 건물의 장점을 살려 자연광이 풍부하게 들어오는 설계가 돋보였다. 서가에는 총 900여권의 서적이 비치돼 있다.

[수원=뉴시스] 수원 지관서가 내부 전경. (사진=수원시 제공) 2025.04.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SK그룹이 운영하는 10번째 지관서가다. 울산 6곳, 안동·여주·울진 각 1곳에 이어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됐다. SK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이 있던 수원에 들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수원 지관서가는 앞으로 매월 각계 전문가와 학자를 초청해 인문학 강연과 독서토론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기존 평생학습관과는 별도 독립 공간으로 운영돼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영통구 주민 김은영(41)씨는 "일상에 쫓기다 잠시 들러 책 한 권 읽으며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이 동네에 생겨 너무 기쁘다"며 "단순히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지식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준 수원시장과 안재현 SK케미칼 대표이사, 이재식 수원시의회 의장 등 관계자와 시민 100여명도 이날 지관서가 개관식을 갖고 새로운 문화공간의 탄생을 축하했다.

안 대표는 "SK의 태동기를 함께하고 그룹 성장의 토대가 된 수원에 시민들을 위한 지관서가를 개관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단순 지관서가를 운영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곳이 시민들의 일상 속 휴식처이자 지적 충전소가 되길 바란다"며 "기존 평생학습관 프로그램과 연계해 다양한 세대가 찾는 문화 명소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수원=뉴시스] 수원 지관서가 외부 전경. (사진=수원시 제공) 2025.04.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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