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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는 고대 중국 지방정권"…中서 황금인장 기증 역사관 주장 논란

등록 2025.05.19 15:44:55수정 2025.05.19 21: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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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년 전 ‘진고구려귀의후’ 인장 박물관에 기증

중국 관영 언론 "서진, 고구려 책봉 실물 증거" 해석

[서울=뉴시스]1700여년 전 고구려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금 인장이 중국 기업인의 손을 거쳐 현지 박물관에 기증된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이를 계기로 고구려가 고대 중국의 관할하에 있었다는 주장을 재차 부각시키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안시 박물관에 기증된 '진고구려귀의후(晉高句驪歸義侯)'의 모습. <사진출처: 중국중앙 TV> 2025.05.09

[서울=뉴시스]1700여년 전 고구려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금 인장이 중국 기업인의 손을 거쳐 현지 박물관에 기증된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이를 계기로 고구려가 고대 중국의 관할하에 있었다는 주장을 재차 부각시키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안시 박물관에 기증된 '진고구려귀의후(晉高句驪歸義侯)'의 모습. <사진출처: 중국중앙 TV> 2025.05.09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1700여년 전 고구려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금 인장이 중국 기업인의 손을 거쳐 현지 박물관에 기증된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이를 계기로 고구려가 고대 중국의 관할하에 있었다는 주장을 재차 부각시키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지린성 창춘시에서 개최된 '2025 국제박물관의 날' 기념 행사에서 '진고구려귀의후(晉高句驪歸義侯)'라는 문구가 새겨진 황금 인장이 지린성 지안시박물관에 기증됐다.

중국 서진(265~316년) 왕조 시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유물은 도장면 2.4×2.3㎝, 전체 높이 2.8㎝, 무게 약 88g의 크기로, 손잡이 부분은 말을 형상화한 조각이 덧붙여졌다. 도장 면에는 '진고구려귀의후'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이 인장은 지안 출신의 민간 기업인 진밍난 진더우그룹 회장 부부가 지난달 차이나가디언 홍콩 춘계 경매에서 1079만7000홍콩달러(약 19억2800만원)에 낙찰받아 기증한 것이다. 한 일본 소장가가 이번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언론은 이 인장에 새겨진 '귀의'라는 표현을 '순종'의 의미로 해석하고, '귀의후'는 고대 중국 국가가 소수민족 지도자에게 내리던 봉작(封爵·칭호)이라며 "고구려가 당시 중국 중앙정부에 '신복(臣服)'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고구려는 중국 동북부 고대 민족 '지방정권'으로, 한·위진남북조·당 시대를 거쳐 동북아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진나라 이후 중국 중앙 정부는 관할하에 있는 소수민족 정권 수장에게 인장을 수여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인장의 발견은 관련 문헌 기록의 공백을 메우며 서진과 고구려 사이에 어떤 형태의 종속 관계가 존재했음을 증명한다"고 부연했다.

지린대 고고학과 왕즈강 교수는 "이 인장은 서진이 고구려에 대한 '책봉(冊封)'을 행했다는 실물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헌상으로는 명확한 기록이 없지만, 이번 황금 인장과 과거 출토된 몇점의 '진고구려솔선(晉高句率善)' 동인은 고구려가 당시 중원왕조의 영향권 아래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지안시박물관 궈젠강 관장은 "해당 인장을 엄격히 보존하고,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일반에 공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내용은 해당 인장의 진위 여부, 과학적 검증, 학계의 공론화 과정 없이 발표됐다. 이에 따라 중국 언론과 학계의 일방적 주장이 향후 한중 학계의 역사 해석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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