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진심인 한화오션…"쉽지 않다" 회의론, 왜?
美, 조선산업 밸류체인 붕괴…"막대한 비용과 시간 필요"
인력수급 문제도 존재…美 정치적 불확실성도 상존
![[서울=뉴시스] 미국 필리(Philly)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8/27/NISI20240827_0001637595_web.jpg?rnd=20240827083101)
[서울=뉴시스] 미국 필리(Philly)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한화오션이 미국 진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화오션의 미국 진출에 대한 회의론도 들린다. 미국 조선 사업 구조가 한국과 다른데, 특히 협력사들이 많지 않아 조선소만으로는 사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한국 애널리스트들을 미국 필리조선소로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한화오션은 2035년 필리조선소의 매출액을 40억 달러(약 5조5000억원)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지난해 필리조선소의 매출액은 3억6800만 달러(약 5070억원) 규모였다. 10년내 매출액을 10배 이상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1~1.5척 수준인 필리조선소의 생산성을 10척 수준으로 7배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필리조선소는 현재 4번과 5번 도크(Dock)를 사용 중인데, 4번 도크는 선박 건조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고, 5번 도크는 선박을 계류하기 위한 안벽으로 쓰고 있다.
한화오션은 4번 도크의 연간 생산성을 3~4척 수준으로 높이고 현재 안벽으로 활용 중인 5번 도크를 드라이도크로 되돌리는 작업을 진행해, 합산 6~8척 수준으로 생산규모를 늘린다.
장기적으로는 10척 건조 수준까지 생산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5번 도크 전환으로 부족해진 안벽은 한화오션의 항구지역을 활용하고, 사라지는 항구 역할은 미군 항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의 이 같은 사업 자신감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조선산업 살리기와 '존스액트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존스액트법은 미국 연안에서 사용하는 상선은 미국 조선소가 짓도록 한 규제 법안이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필리조선소는 상선 30척을 건조했는데, 존스액트법에 따라 시장점유율은 50%에 달한다.
다만 미국 조선사업의 밸류체인이 무너진 것은 현실적으로 한화오션의 미국 사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1980년대 이후 보조금 폐지로 글로벌 시장에서 조선업이 경쟁력을 잃은 상태다.
현재 미국에서 실제 운영하는 조선소는 19개 수준으로 추정된다. 과거 400여개에서 대폭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업 밸류체인도 무너졌다는 평가다. 국내 조선산업의 경우, 협력사가 200여개가 넘으며 조선 기자재 납품업체만도 수백개에 달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은 한 차례 위기를 겪고 유연함을 배우는 과정에서 지금의 밸류체인이 완성됐지만, 미국은 밸류체인이 아예 망가졌다"며 "이를 다시 살리려면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3년 뒤부터 수출하는 LNG 선박 가운데 일부는 미국산 LNG 운반선을 사용하도록 의무화 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현실성이 없다"며 "기자재의 경우, 한국 조선 기자재 업체에서 가져올 수 있겠지만 비용이 감당 안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미국 정치 불확실성 우려도 상존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현 정책들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앞서 바이든 정부의 ESG 기조에 조선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ESG 강화를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들어 이 ESG 정책이 속속 철회되고 있다.
미국 공화당이 장기 집권하지 못한다면 트럼프 행정부 정책도 향후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장기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갔는데 미 행정부의 관련 정책이 바뀌면 막대한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인력 수급 문제도 만만치 않다. 한국처럼 미국 역시 조선산업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조선업이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느냐는 결국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력수급에 달렸다"며 "한국은 조선업 생산기지가 경남에 집중돼 경쟁사들 인력들이 이직하기도 하지만 필리조선소는 인력수급이 힘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필라델피아와 뉴저지 등 인구밀집지역 3곳을 인력수급 후보지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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