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강의실 PC서 일베 의혹 콘텐츠 노출…학교 "조사 중"
노무현 전 대통령 조롱성 콘텐츠 자동 재생 정황
건국대 측 "사실관계 파악 중…수사기관 이첩 검토"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최근 2~3개월 간 건국대에서 "강의 중 인터넷을 켜면 특정 영상이 자동 재생되고, 컴퓨터 배경화면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으로 바뀐다"는 경험담이 속출했다. 사진은 건국대 문과대 행정실이 교내에 부착한 안내문. (사진=건국대 에브리타임 캡처)2025.06.13](https://img1.newsis.com/2025/06/13/NISI20250613_0001867130_web.jpg?rnd=20250613193143)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최근 2~3개월 간 건국대에서 "강의 중 인터넷을 켜면 특정 영상이 자동 재생되고, 컴퓨터 배경화면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으로 바뀐다"는 경험담이 속출했다. 사진은 건국대 문과대 행정실이 교내에 부착한 안내문. (사진=건국대 에브리타임 캡처)2025.06.13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김지윤 인턴기자 = 최근 건국대학교 일부 강의실 컴퓨터에서 정치적 편향성이 의심되는 콘텐츠가 자동으로 재생되는 현상이 반복돼 학교 측이 조사에 착수했다.
14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2~3개월 간 건국대 수업 중 강의실 컴퓨터 배경화면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변경되거나 조롱성 영상이 자동 재생되는 정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해당 콘텐츠는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유통되는 영상이나 이미지와 유사한 형식이었다. 실제로 자동 재생된 유튜브 영상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얼굴을 상하로 뒤집은 장면과 조롱성 자막이 삽입돼 있었다.
주로 산학협력관과 인문학관에서 이러한 사례가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공과대학 건물 등에서도 유사한 정황이 포착됐다. 일부 강의실에서는 수업 도중 해당 영상이 자동 재생되며 수업이 중단됐다. 이러한 경험담은 건국대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도 속출했다.
건국대에 재학 중인 21세 남성 A씨는 뉴시스에 "일베에서 쓰이는 노래와 이미지가 강의실 컴퓨터에 올라왔다"며 "컴퓨터 배경화면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으로 바뀐 경우도 있었고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영상이 재생되는 걸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학생 21세 여성 B씨는 "영상을 보고 기분이 나빠서 내용을 끝까지 보지 못했다"면서도 "인터넷 창을 열자 자동으로 영상이 재생됐다. 교수님과 학생들이 당황하면서 수업이 한동안 중단됐다"고 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과대 행정실은 최근 "강의실 컴퓨터 바탕화면 및 파일을 임의로 조작해 정상적인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가 제보돼 폐쇄회로(CC)TV 자료를 확보 중"이라며 "자료를 취합해 수업방해 및 교육활동방해 혐의로 관계기관 이첩을 검토하고 있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안내문 부착 이후에는 유사한 사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과대 학생회는 학교 행정실과 논의해 인문학관 일부 강의실 PC에 배경화면 변경을 제한하는 기술적 조치를 적용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해당 행위를 저지른 인물은 특정되지 않아 경찰 수사로는 이어지지 않은 상태다. 건국대 관계자는 "행정실 단위에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파악이 완료된 이후에야 공식 대응 방침이 정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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